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천정배(61·광주 서구을) 무소속 의원이 19일 지인 자제의 결혼식 주례로 나서면서 새 출발의 숨을 골랐다. 지난 12일 둘째 딸을 시집보내고 다시 결혼식장을 찾은 천 의원은 취재진의 창당 관련 질문에 미소로 응대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의 합류 여부에 대해서도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천 의원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호텔에 죽마고우의 자제 주례를 서기 위해 모습을 나타냈다. <더팩트> 취재진은 신당 창당을 하루 앞둔 이날 주례를 위해 결혼식장을 찾은 천 의원의 모습을 단독으로 포착했다. 천 의원은 20일 오전 11시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정치적 운명을 건 새 출발을 앞두고 자신처럼 인생의 새 출발을 앞둔 결혼식의 주례 단상에 선 천 의원은 "신랑·신부의 혼주가 어릴 적부터 함께 지내온 죽마고우"라고 자신이 주례를 맡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신랑·신부에게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결혼식 혼주는 천 의원의 전남 목포고등학교 동창으로, 평소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은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신랑·신부의 앞날을 축복하면서도 정치적 메시지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주례를 마친 뒤 양가 혼주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고 함께 식사하면서 두터운 친분을 자랑했다.
오후 7시 30분께 식장을 나온 천 의원은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창당에 관련한 것은) 오늘 얘기할 게 없고 내일(20일) (기자회견에) 참석해 주면 고맙겠다"고 말을 아꼈다.
창당 기치(旗幟)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의 합류에 대한 질문에 "여기서 말할 수 없고 모든 내용은 내일(20일) 얘기하겠다"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천 의원은 지난 9일 안 전 대표와 전격 회동을 하고 신당 창당 문제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두 의원은 새정치연합 혁신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천 의원은 "한국 정치 전반을 재구성해야 한다"면서 안 전 대표에게 합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의 신당 창당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만약 안 전 대표가 천 의원의 신당 창당에 합류할 경우 새정치연합은 혼란과 함께 급격하게 분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천 의원의 신당이 호남을 중심세력으로 한 창당이라는 점도 새정치연합에겐 부담일 수밖에 없다. 만약 천 의원의 신당으로 새정치연합 호남 인사들이 대거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천 의원은 20일 오전 11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당 관련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천 의원은 이 자리에서 신당 창당 로드맵을 설명할 예정이다.
[더팩트ㅣ반포동=신진환 기자 yaho1017@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