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예능과 영화…장항준이기에 가능한 '거장항준'


'왕사남' 장항준 감독의 영화 토크쇼
진정성과 유쾌함 고루 갖춘 것이 특징

영화감독 장항준이 본업에서 쌓은 전문성과 여러 방송을 통해 증명한 예능감으로 SBS 예능프로그램 거장항준을 이끌고 있다. /SBS

[더팩트 | 문채영 기자] 전문성과 예능감을 모두 갖춘 이는 많지 않다. 직업을 영화감독으로 한정하면 더 드물다. '거장항준'은 영화와 예능을 아우르는 데다가 올해 눈부신 결실까지 맺은 장항준이 있기에 진정성과 유쾌함을 모두 품는다.

지난 15일 첫 방송한 SBS 예능프로그램 '거장항준'은 때로는 지질했고 때로는 비굴했지만 누구보다 찬란했던 장항준이 자전영화 '거장항준'에 톱배우들을 캐스팅하기 위해 은밀한 오디션을 펼치는 시네마틱 토크 예능이다. 총 6부작으로 현재 2회까지 방영됐다

프로그램은 제목부터 흥미롭다. 거장이라는 명예로운 수식어를 장항준의 이름과 결합했다. '거장항준'이라는 제목이 어색하지 않은 건 그가 올해를 빛낸 감독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장항준은 지난 2월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누적 관객 수 약 1690만 명을 기록했으며 이는 한국 영화 흥행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장항준의 작업실에서 펼쳐지는 오디션이라는 콘셉트도 매력적이다. 오디션은 작품 제작 단계 중 한 부분이다. 적합한 배우를 섭외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영화에 관심이 많은 관객에게는 언제나 궁금한 영역이다. '거장항준'은 이런 지점을 예능적으로 풀어낸다.

SBS 예능프로그램 거장항준은 장항준이 자신의 영화에 톱배우들을 캐스팅하기 위해 은밀한 오디션을 펼친다는 설정으로 진행된다. /SBS

예능을 표방하지만 '거장항준'의 분위기는 사뭇 진지하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본업과 깊은 연관이 있는 만큼 장항준은 배우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그가 진짜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영화감독이기에 던질 수 있는 내용들이 다수 포함됐다.

사실 그간 장항준은 영화보다도 예능에서 주목받던 인물이었다. 특유의 입담과 능청스러움으로 '눈물 자국 없는 말티즈'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으며, SBS 드라마 '싸인'과 tvN 드라마 '시그널' 등을 집필한 스타 작가 김은희의 남편이자 방송인 윤종신의 오랜 절친으로 알려졌다.

그렇기에 지금의 '거장항준'이 탄생할 수 있었다. 영화만 잘 만드는 감독, 예능만 잘하는 방송인은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영화와 예능을 모두 아우르는 인물은 드물다. 더욱이 '거장항준'은 감독이 메인이 돼 이끌어야 하는 프로그램이다. 두 분야 모두에서 인정받는 장항준이 있었기에 프로그램은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이에 '거장항준'에 게스트로 초대된 배우들 역시 긴장감을 가지고 토크에 임한다.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항준이 개최한 오디션이라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만큼 마치 진짜 영화 '거장항준'의 캐스팅을 위한 자리에 참석한 듯 본인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영화감독 장항준이 이끄는 SBS 예능프로그램 거장항준은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시청자와 만난다. /SBS

'거장항준'의 또 다른 재밌는 지점은 배우와 이야기하는 MC들 모두 영화에 남다른 조예가 있다는 점이다. 장항준을 비롯해 실제 그의 영화에 제작 및 투자를 한 경험이 있는 송은이가 영화 '거장항준'의 제작사 대표로 등장해 몰입도를 높인다. 조감독을 맡은 김풍도 영화 기자 출신으로 날카로운 분석과 이해를 보여준다.

그렇기에 이들이 나누는 대화는 한층 깊이가 있다. 공개된 정보만을 가지고 게스트의 이야기에 맞장구치는 것이 아닌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견해와 해석을 내놓는다. 시청자가 쉽게 접하지 못하는 업계 이야기는 물론이고 겹치는 지인들의 소식을 바탕으로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한다.

물론 영화를 주제로 하는 예능으로서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다. 전문적인 작품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면 재미를 놓칠 수 있고, 가벼운 토크에만 집중하다 보면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잃기 쉽다. 그 사이의 균형을 잘 지켜야만 '거장항준'의 차별성이 계속 유지될 수 있다.

그럼에도 천만감독 장항준을 앞세워 영화 토크쇼로서는 확실한 강점을 지닌 '거장항준'이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영화를 사랑하는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거장항준'은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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