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현정 기자]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히트한 곡'의 주인공 위켄드(The Weeknd)가 대한민국에서도 역사에 남을 만한 공연을 펼쳤다.
지난 7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는 캐나다 싱어송라이터 위켄드의 내한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8 위켄드'가 개최됐다.
위켄드가 내한공연을 펼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2018년 12월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내한공연을 펼친 바 있다.
첫 내한공연 당시에도 위켄드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었고 공연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대성황을 이뤘지만, 이번 두 번째 내한공연은 그때보다 몇 배는 더 체급이 커졌다.
그리고 그 이유는 당연히 그의 네 번째 정규앨범 'After Hours(애프터 아워스)'의 존재다. 2020년 3월 20일 발매된 이 앨범은 일주일 동안 약 2억 2천만 건의 스트리밍을 발생시키며, 2016년 세 번째 정규앨범 'Starboy(스타보이)'로 달성한 'R&B 장르 앨범 중 한 주 동안 가장 많은 스트리밍을 기록한 앨범' 기록을 자체 경신했다.
또 이 앨범은 2020년 상반기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앨범에 등극했고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 3곡을 배출했으며, 오리지널 버전에 수록된 14곡 전곡이 해당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 앨범에 수록된 'Blinding Lights(블라인딩 라이츠)'가 1958년 8월 빌보드 핫 100이 개설된 후 2021년까지 핫 100에 진입한 모든 곡을 대상으로 순위를 매긴 '올타임 차트(All-Time Charts)'에서 1위에 오르며, 위켄드는 '미국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히트한 곡'의 주인공이 됐다.
이처럼 2020년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수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닌 위켄드인 만큼 이번 내한공연은 개최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국내 음악팬의 반응도 뜨거웠다.
현대카드 측이 추산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8 위켄드'의 관객수는 회당 약 5만 4000명 씩 이틀간 10만 8000명 규모로, 이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이 전수조사를 시작한 2019년 6월 25일 이래 단일 공연으로는 역대급 규모로 꼽힌다.
자세한 관객수는 집계가 완전히 마무리된 후에 알 수 있겠지만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1회 최다 관객 동원 공연인 콜드플레이의 기록(5만 4378명)까지 넘볼 수 있을 만한 수치다.
이어진 공연 역시 엄청난 스케일을 보여줬다. 특유의 미성을 앞세운 위켄드는 메인 스테이지 앞으로 길게 뻗어나온 십자 형태의 돌출무대와 B스테이지를 쉴 새 없이 오가며 홀로 5만 명이 넘는 관객을 들썩이게 만들었고, 이에 맞춰 관객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거나 떼창을 이어가 사뭇 장엄하기까지 한 광경을 만들어냈다.
특히 눈길을 끈 부분은 그야말로 아낌없이 쏟아부은 무대연출이다. 이날 무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빛과 불의 향연'이라 할 수 있다. 스테이지는 물론이고 고양종합운동장 측면까지 설치된 LED와 레이저는 음악에 맞춰 연신 빛을 쏘아내며 환상적인 광경을 만들어냈고, 무대 곳곳에서 화염과 폭죽까지 터져 나오며 고양종합운동장을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압권은 역시 'Blinding Lights'였다. 그동안 1초도 쉬지 않고 뿜어져 나오던 레이저와 LED를 모조리 소등한 후 신시사이저의 소리에 맞춰 조명을 깜빡이는 연출로 시작해 인트로와 함께 속도감 있게 LED를 순차 점등한 이 무대의 연출은 가히 예술의 경지에 올랐다고 할 수준이었다.
백댄서의 활용법도 흥미로웠다. 일반적으로 백댄서는 공연의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그를 중심으로 퍼포먼스를 펼치기 마련이지만, 이날 위켄드의 공연에 오른 수십 명의 백댄서는 붉은 로브를 뒤집어쓴 채 독자적으로 움직이며 퍼포먼스를 이어가 독특한 미감을 만들어냈다.
이는 단순히 위켄드와 그의 라이브뿐만이 아니라 무대 전체를 정교하게 구성된 일종의 버라이어티 쇼(Variety Show)처럼 느끼게 했다.
그와 함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십자형 돌출무대 중앙에 설치된 '골든 섹시 로봇(Golden Sexy Robot)'의 존재감이다. 일본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하지메 소라야마가 디자인한 이 조형물은 그 높이만 12m에 달하며, 회전을 하거나 눈에서 레이저를 발사하고 손에서 수증기를 내뿜는 등 다양한 기믹이 탑재돼 이 '위대한 쇼'의 명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여기에 '골든 섹시 로봇'의 황금색 표면에 수많은 레이저가 어지럽게 반사된 덕에 마치 무대 중앙에서 춤을 추고 있는 듯한 착각까지 불러올 정도였다.
이날 위켄드의 공연을 보고 있으니 '체급으로 찍어 눌렀다'라는 말이 저절로 떠올랐다. '역대급 라이브'와 '역대급 무대 연출', '역대급 퍼포먼스', '역대급 스케일' 등 온갖 '역대급'이 한 자리에서 펼쳐지며 눈과 귀는 물론 모든 감각을 압도하는 경험을 선사했다. 이는 설령 위켄드를 전혀 모르거나 팬이 아니더라도 보고 듣는 즉시 알 수 있을 만큼 대단한 것이었다.
이날 현장에 있었던 5만 4000여 명의 관객은 '평생 잊지 못할 감각'을 하나 얻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