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전미경, 단종의 한과 그리움 담은 '청룡포'로 돌아온다


달과 별, 비와 눈에 담은 '그리움' '생이별'의 깊은 한(恨)
'장녹수'부터 '서궁' '아씨'까지 사극 주제곡과 깊은 인연

‘장녹수’로 사극의 비극적 정서를 노래했던 전미경이 이번에는 ‘청룡포’를 통해 단종의 마지막 여정을 노래한다. 최근 녹음을 마친 ‘청룡포’는 단종이 광나루 뱃길을 따라 칠백리 먼 청령포로 떠나는 길에서 시작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장녹수’로 사극의 비극적 정서를 노래했던 전미경이 이번에는 ‘청룡포’를 통해 단종의 마지막 여정을 노래한다.

오랜만에 전미경의 음악 색깔과 꼭 맞는 신곡 '청룡포'(전미경 작사, 이종학 작곡)는 조선시대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단종의 유배길을 소재로 한 노래다.

최근 녹음을 마친 ‘청룡포’는 단종이 광나루 뱃길을 따라 칠백리 먼 청령포로 떠나는 길에서 시작된다. 사랑하는 정순왕후와 생이별하고, 자신을 따르던 신하와 백성들마저 뒤로한 채 유배길에 올라야 했던 단종의 슬픔과 그리움을 전미경 특유의 애절한 목소리로 담아냈다.

노래의 1절은 단종과 정순왕후의 이별에 초점을 맞춘다. 한양에 남겨진 정순왕후를 떠올리는 단종에게 밤하늘의 ‘달’은 사랑하는 님을 상징한다. 칠백리 먼 길을 사이에 두고 다시 만날 수 없는 두 사람은 밤낮으로 서로를 그리워하지만, 달은 아무런 대답 없이 하늘에 떠 있을 뿐이다. 두 사람의 생이별에서 흘러나온 눈물은 비가 되어 청령포에 내린다.

2절에서는 단종과 신하, 백성들의 인연이 등장한다. 함께 웃고 울며 기쁨과 슬픔을 나눴던 지난날을 떠올리는 단종의 마음은 무너져 내린다. 가사 속 ‘별’은 단종을 그리워하는 신하와 백성을 의미한다. 수많은 별이 밤하늘을 수놓듯 그들의 마음 역시 곳곳에 남아 있지만, 멀리서 단종을 바라볼 뿐 그의 슬픔을 달래줄 수 없다.

1절의 ‘비’가 정순왕후와 단종이 흘리는 생이별의 눈물이라면, 2절의 ‘눈’은 함께했던 세월이 깊은 한으로 쌓여 녹지 않는 슬픔을 상징한다.

전미경의 첫 히트곡이자 대표곡인 ‘장녹수’는 1995년 KBS 2TV에서 방영된 동명 드라마의 주제가로 사랑받았다. ‘가는 세월 바람 타고 흘러가는 저 구름아’로 시작하는 ‘장녹수’는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전미경을 대표하는 노래로 남아 있다. /KBS 가요무대

전미경은 유독 사극의 정서와 인연이 깊은 가수다. ‘임이여 임일래라’, ‘서궁’, ‘아씨’, ‘여자의 방’ OST를 비롯해 KBS 2라디오 ‘여인열전’ 주제가까지 다양한 사극 관련 작품에 목소리를 보탰다. 역사적 인물의 한과 사랑, 이별을 표현하는 데 특유의 강점을 보여온 이유다.

그 중심에는 단연 ‘장녹수’가 있다. 전미경의 첫 히트곡이자 대표곡인 ‘장녹수’는 1995년 KBS 2TV에서 방영된 동명 드라마의 주제가로 사랑받았다. 천민 출신으로 연산군의 후궁이 된 장녹수의 사랑과 열정, 그리고 연산군의 인간적 고뇌를 다룬 작품에서 전미경의 구성진 목소리는 사극 특유의 애절하고도 짙은 정서를 고스란히 전달했다.

‘가는 세월 바람 타고 흘러가는 저 구름아’로 시작하는 ‘장녹수’는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전미경을 대표하는 노래로 남아 있다. 이후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송가인과 양지은 등이 다시 부르며 재조명되기도 했다.

세월의 깊이가 더해갈수록 전미경의 목소리는 여전히 깊고 구성지다. 특히 사랑과 이별, 한과 그리움처럼 세월이 켜켜이 쌓인 감정을 노래할 때 그의 진가는 더욱 빛난다. 역사 속 한 인물의 슬픔이 전미경의 애절한 음성과 구슬픈 멜로디를 만나 어떤 울림으로 되살아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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