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클로즈 유어 아이즈, 찰나가 영원이 되기까지


30일 미니 4집 '256th Note' 발매
눈 뜬 '문학소년'이 펼쳐낼 더 단단해진 본질
반복 아닌 성장의 결과물

클로즈 유어 아이즈가 30일 미니 4집 256th Note를 발매한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음표 중 하나인 256분음표에서 착안한 앨범은 순간순간 스쳐 지나가는 감정을 기록한다. /언코어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눈을 감고 들어도 설득력 있는 음악을 들려주겠다며 등장한 소년들이 이번엔 눈을 뜨라고 말한다. 데뷔 때부터 '문학소년'을 자처하며 감성에 집중했던 클로즈 유어 아이즈(CLOSE YOUR EYES)가 그 감성을 더 넓은 음악 안에 풀어낼 준비를 마친 모습이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전민욱 마징시앙 장여준 김성민 송승호 켄신 서경배)는 오늘(30일) 네 번째 미니 앨범 '256th Note(256th 노트)'를 발매한다. 앞서 지난 18일 첫 번째 트랙 'Open Your Eyes(오픈 유어 아이즈)'를 선공개한 데 이어 19일 '2026 더팩트 뮤직 어워즈(TMA)'에서 처음 신곡 무대를 펼치며 예열을 마쳐 어느 때보다 기대가 크다.

가장 주목할 건 선공개 곡이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시작을 떠올리면 'Open Your Eyes' 제목부터 흥미롭다. 팀명에는 보이는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눈을 감고 들었을 때도 설득력 있는 음악을 선물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와 반대로 '눈을 뜨라'는 주문은 팀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면서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일종의 선언처럼 들린다.

이제 데뷔 2주년을 향해 가는 이들에게 다음 장이라는 표현 자체가 섣부를 순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쌓은 서사가 꽤나 탄탄하고 다음 챕터로 향하기에 충분하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강점은 '눈을 감고 들어도 설득력 있는 음악'이라는 포부에 걸맞은 감성이다. 데뷔 앨범 'ETERNALT(이터널티)'는 그 포부를 그대로 음악으로 옮겼다. '내 안의 모든 시와 소설은', '너를 담은 이 영화에 나의 가사가 자막이 돼' '빗속에서 춤추는 법' '못 본 척' 등 제목만 늘어놓아도 한 권의 청춘 단편집처럼 읽혔다.

자극적인 사운드와 강렬한 퍼포먼스 경쟁 속에서 이들이 택한 건 멤버들의 음색과 이야기 그리고 여운이었다. 그렇게 '문학소년'이라는 꽤 선명한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미니 2집 'Snowy Summer(스노이 서머)'도 그 결을 놓치지 않았다. 여름에 내리는 눈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부터 'Paint Candy(페인트 캔디)', 평범한 일상을 설렘으로 바꾼 '왼손에는 버블티'까지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 재치 있었다. 뉴 잭 스윙과 하우스 팝 등을 오가면서도 결국 음악의 중심에는 풋풋한 감정과 이야기가 있었다.

미니 3집 'blackout(블랙아웃)'에선 분위기를 확 바꿨다. 'X(엑스)'와 'SOB(에스오비)'를 더블 타이틀곡으로 내세워 두려움과 한계를 깨고 나아가는 강한 에너지를 꺼냈고 다양한 장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올해 4월 디지털 싱글 'POSE(포즈)'에선 브라질리언 바일레 펑크의 에너지와 2000년대 힙합을 섞었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에게 있어 미니 3집과 싱글은 감성에만 머물지 않고 퍼포먼스와 그루브까지 자신들의 영역으로 가져오기 위한 과정이었다. 새 앨범의 시작을 'Open Your Eyes'로 여는 건 지금까지 이어 온 서사와 완벽하게 이어진다. 무엇보다 그 연결과 흐름 안에도 이 팀만의 정서가 녹아 있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여러 음악을 경험한 뒤 자신들이 무엇을 가장 잘하는지 더 또렷하게 확인했고 자신들이 적어 내려갔던 페이지로 돌아왔다. 반복이 아닌 성장의 결과다. 사진은 지난 19일 열린 2026 더팩트 뮤직 어워즈에서 글로벌 핫트렌드를 수상하는 모습. /박헌우 기자

이 같은 움직임은 팬덤의 성장과도 맞물렸다. 'ETERNALT'는 초동(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 31만6047장으로 출발했고 'Snowy Summer'는 30만8179장을 기록했다. 초동은 소폭 줄었지만 첫날 판매량은 13만9385장에서 20만2297장으로 크게 늘었다. 그리고 'blackout'은 초동 57만 장을 돌파했다. 지지와 방향성을 재확인한 순간이다.

그런 성장 끝에 내놓는 '256th Note'는 흥미롭게도 다시 본질을 이야기한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음표 중 하나인 256분음표에서 착안해 순간순간 스쳐 지나가는 감정을 기록한다. 재즈가 가진 자유와 즉흥성에서 영감을 얻어 정형화된 표현보다 순간의 감정에 솔직하게 반응한다는 게 앨범의 핵심이다.

여러 장르를 거친 뒤 데뷔 때 보여준 순수하고 담백한 감수성에 다시 집중하되, 표현 방법은 훨씬 넓어진 셈이다.

그 출발점인 'Open Your Eyes'가 이를 잘 보여준다. 실험적인 피아노 아르페지오가 빠르게 반복되고 드럼은 곡을 쉴 틈 없이 앞으로 밀어낸다. 그 위에 요한 킴의 피아노와 제이콥 스케스니의 색소폰이 얽히고, 보컬은 힘을 과하게 주기보다 리듬 사이를 유연하게 오간다. 재즈의 악기와 질감을 힙합과 알앤비 문법 안으로 가져온 방식이다.

무엇보다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Close Your Eyes'였던 이들이 이제 'Open Your Eyes'라고 외친다. 어둠과 상처를 지나 눈을 뜨고 자기 세계를 마주하자는 내용 속에는 일곱 멤버가 하나의 프로젝트를 통해 모였던 출발점까지 녹아 있다. 과거와 현재를 명확하게 되짚으면서 그 다음까지 선명하게 드러낸다.

타이틀곡 'Drop That!(드랍 댓)'은 또 다른 방향에서 성장을 보여줄 전망이다. 한국 재즈 펑크의 시초 격인 윤시내의 '이 밤을 즐겁게'를 샘플링해 1990년대 스트릿 힙합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선공개곡이 재즈의 즉흥성을 현대적인 알앤비와 힙합으로 풀었다면, 타이틀곡은 한국 대중음악의 오래된 재즈 펑크를 가져와 스트릿 감성으로 변환한다.

겉으로는 'Open Your Eyes'와 180도 다른 콘셉트지만 '재즈의 자유로움과 그루브를 지금의 언어로 바꾼다'는 점에서는 같은 앨범 안에서 충분히 연결된다.

'Vibe Check(바이브 체크)' 'Slowly Bleed(슬로울리 브리드)' 'Fool For You(풀 모 유)'를 거쳐 알앤비 아티스트 주혜린이 피처링한 'Baby Bossa Nova(베이비 보사노바)', 멤버 전원이 작사에 참여한 마지막 곡 'Eternity(이터니티)'까지 총 7곡이 이어진다.

가장 짧은 순간을 뜻하는 '256th Note'가 '영원'을 뜻하는 'Eternity'로 끝나는 구성도 클로즈 유어 아이즈답다. 앨범과 곡의 제목, 그 배치만으로도 찰나의 감정이 쌓여 기억이 되고 결국 한 사람의 이야기가 된다는 앨범의 메시지를 압축한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강점은 강렬함보다 여운이다. 강한 음악도 하고 퍼포먼스도 확장했지만 감성을 버린 적은 없다. 여러 음악을 경험한 뒤 자신들이 무엇을 가장 잘하는지 더 또렷하게 확인했고 자신들이 적어 내려갔던 페이지로 돌아왔다. '256th Note'가 기대되는 건 그 귀환이 반복이 아니라 성장의 결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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