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김혜준, '최애의 사원'으로 얻은 용기


지난 8일 종영…강훈·차우민과 호흡 
첫 로코 도전한 김혜준, 장르물과 다른 새로운 얼굴
총 든 지안에서 사랑스러운 다름으로

배우 김혜준이 최근 <더팩트>와 만나 지난 8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최애의 사원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매니지먼트mmm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늘 서늘하거나 무거운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섰던 배우 김혜준이 통통 튀는 발랄함과 사랑스러움을 입고 새로운 얼굴을 꺼내 들었다. '최애의 사원'을 통해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런 그가 낯선 장르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얻은 것은 새로운 가능성과 다음 도전에 대한 용기였다.

김혜준은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tvN 월화드라마 '최애의 사원'(극본 이영, 연출 박지현)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최애와 함께 일하겠다는 목표 하나만으로 대기업 대신 다른 회사를 선택한 남다름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8일 12회를 끝으로 종영한 '최애의 사원'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스타를 만나기 위해 입사한 신입사원 남다름의 성장과 사랑을 그린 오피스 로맨스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가운데, 패션 플랫폼 아펠로 마케팅팀 대표 강하기(강훈 분)와 아이돌 그룹 D.N.X 멤버이자 패션디렉터 이찬(차우민 분), 남다름의 삼각관계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김혜준에게 '최애의 사원'은 여러모로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다. 지난해까지 주로 장르물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소화해온 그가 데뷔 후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의 주연을 맡았기 때문이다.

이에 김혜준은 "첫 로맨틱 코미디라 걱정도 많았는데 잘 마무리한 것 같아 다행이다. 특히 의미 있는 처음을 '최애의 사원'과 남다름이라는 인물과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고 잊지 못할 시간이 됐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특히 지난달 공개된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에서 정지안 역으로 시청자를 만난 직후 전혀 다른 결의 남다름으로 또 한 번 안방극장을 찾았다. 약 두 달 사이 상반된 얼굴을 보여준 셈이다.

때문에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다. 김혜준은 "아무래도 장르적으로 많이 보여드렸기 때문에 그 모습에 익숙한 분들이 많지 않나. 상반된 로코 이미지를 받아들여주실 수 있을까 고민됐다"며 "그런데 지안이는 지안이대로, 다름이는 다름이대로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나로서도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뿌듯하고 기분 좋았다"고 전했다.

첫 로코인 만큼 연기 방식부터 달라야 했다. 이전 작품에서는 감정을 누르고 절제하는 연기를 주로 했다면, 남다름은 감정을 즉각적으로 드러내야 하는 인물이었다. 김혜준은 자신의 연기 폭을 의도적으로 넓혔다. 평소라면 작게 처리했을 감정도 더 크게 표현했고, 목소리와 표정, 제스처 하나하나에 힘을 줬다.

"전에 장르물을 할 때는 누르는 감정을 많이 했다면, 로코는 명확하고 통통 튀는 연기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것보다 조금 더 과감하게 도전했죠. 소리를 작게 낼 것들도 더 씩씩하게 내고, 표현도 많이 하려고 했어요. 생각보다 과장해야 현실적으로 나오더라고요. 처음에는 '이상하면 어떡하지, 오글거리면 어떡하지' 했는데 제가 생각한 만큼만 표현하면 오히려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용기를 많이 냈어요."

배우 김혜준이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에 이어 곧바로 최애의 사원으로 시청자드을 만난 가운데 상반된 캐릭터를 보여주며 호평을 이끌었다. /tvN

'최애의 사원'의 매력 역시 그 지점에 있었다. 김혜준은 작품이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클리셰를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발랄하게 풀어낸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단순한 삼각관계에 머물지 않고 남다름이라는 인물이 꿈과 사랑을 찾아가는 성장 서사를 함께 그린 점에 끌렸다.

김혜준은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너무 귀여웠다. 사실 로코는 '이게 뭐야'라고 웃으면서 보는 맛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애의 사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웃으면서 대본을 보고 있더라. 내가 첫 번째 시청자이지 않나. 내가 귀엽게 즐긴 부분을 시청자분들도 공감해주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이켰다.

원작인 웹툰과 드라마의 방향이 달랐던 만큼 김혜준은 원작 속 캐릭터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드라마만의 감정선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특히 남다름을 '오뚝이 같은 사람'으로 해석했다. 눈치를 보고 주눅이 들 때도 있지만 끝내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인물이라는 설명이다.

"다름이는 수렁에 빠져도 결국 딛고 나오는 친구예요. 그런 부분에서 저도 대리만족을 했고 배운 점도 많았어요. 저도 다름이처럼 씩씩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외적인 변화도 시도했다. 활동 이후 가장 밝고 긴 헤어스타일을 선택했고, 물결펌으로 통통 튀는 분위기를 살렸다. 패션 플랫폼 회사에 다니는 인물인 만큼 의상에도 색감을 더했다. 겨울 촬영임에도 검은색 코트는 최대한 피했다.

표정과 제스처 역시 남다름의 밝은 성격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였다. 김혜준은 "평소에 손짓이나 표정이나 제스처가 많은 편이다. 이런 것들을 묶어두지 말고 풀어보자 싶었다"며 "자유롭게 과감하게 연기를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평소보다 훨씬 큰 표현을 시도한 만큼 처음에는 '나 너무 귀여운 척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박지현 감독이 오히려 더 해도 된다고 주문하면서 점차 자신감을 얻었다. 김혜준은 "나중에는 너무 지나칠 정도로 익숙해졌다. 한 번은 감독님께서 귀여운 척을 조금 줄여보자고 할 때도 있었을 정도"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김혜준이 첫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한 가운데 배우 강훈과 로맨스 호흡을 맞췄다. 이에 김혜준은 강훈을 상대 배우로 만날 수 있어 행운이었다고 전했다. /tvN

처음이 주는 압박감과 작품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도 있었다. 이야기가 남다름의 시선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만큼 자신의 선택과 연기가 작품 전체의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혜준은 "물론 나 혼자 끌고 가는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중심을 잡고 무너지면 안 되는 장면들이 많았다. 이전 작품들보다 대사와 분량도 훨씬 많았다"며 "때문에 촬영장에 갈 때는 한층 무거운 마음으로 향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또래 배우들과 함께한 현장인 만큼 주변 배우들을 통해 이를 이겨낼 수 있었다. 특히 강훈과 차우민의 도움이 컸다. 김혜준은 "내가 텐션이 떨어질 때면 다들 농담과 장난을 치며 끌어올려주려고 했다. 나중에는 두 사람이 더 친해져서 오히려 내가 질투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강훈 오빠는 가장 연장자라 중립 역할을 잘해줬어요. 또래끼리 있다 보면 선로를 이탈할 수도 있는데 항상 잘 잡아줬죠. 배려심도 정말 많았어요. 현장에서 강훈 오빠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거예요. 우민이도 배울 점이 많았어요. 평소에는 유들유들하면서도 본인이 해야 할 때는 무섭게 집중하더라고요.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있었어요. 짠하고 마음이 가는 캐릭터를 굉장히 잘 표현해 줬다고 생각해요."

로맨틱 코미디인 만큼 '오글거림'을 이겨내는 것도 숙제였다. 김혜준은 오히려 그 간질간질한 감정을 피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실적인 연기만 고집한다면 다큐멘터리와 다를 것이 없다는 것. 장르가 가진 과장과 설렘을 제대로 살리는 것이 배우의 몫이라고 봤다.

김혜준은 "시청자들의 저희 드라마에서 완벽한 현실감을 느끼는 것을 원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손발이 간질간질한 느낌을 잘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당장 오글거려서 못 하겠다고 생각하고 연기하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나 또한 이겨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배우 김혜준이 최애의 사원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용기를 얻었다며 앞으로도 장르는 물론이고 연기 스펙트럼을 계속해서 확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매니지먼트mmm

이번 작품을 통해 얻은 가장 큰 변화는 '로코도 할 수 있다'는 확신보다는 '다시 도전해도 되겠다'는 용기였다. 전작의 이미지 때문에 밝은 캐릭터가 어울릴지 걱정했지만, 남다름을 귀엽게 봐주고 그의 성장을 응원해준 시청자들의 반응은 특히나 큰 힘이 됐다.

다만 가족들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작품이 나오면 부모님에게 연락이 왔던 평소와 달리 이번 작품은 유독 조용했다. 특히 키스신이 있던 날에는 더더욱 그랬다. 김혜준은 "나중에 물어보니 부끄러워서 연락을 못 하셨다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애의 사원'은 김혜준에게 2026년을 돌아보는 중요한 작품으로 남을 전망이다.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와 함께 두 작품 모두 처음에는 걱정이 컸지만 결과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2026년은 사랑을 많이 받은 해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시즌1만큼 나은 작품이 되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부담이 있었는데 그 이상으로 사랑해주셨고, 로코는 처음 도전하는 장르라 불편하면 어떡하나 했는데 사랑해주셨어요. 진짜 너무 힘이 돼요. 특히 이번 작품을 하면서 그 생각이 더 커졌어요."

그래서일까. 김혜준은 이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하나의 '보석함'에 비유했다.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작품과 캐릭터들이 하나씩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킬러들의 쇼핑몰'도, '최애의 사원'도 시간이 지나면 애틋하게 꺼내볼 것 같다. 사실 지금도 이야기만 해도 뭉클하다. 아무래도 그때의 시간과 캐릭터가 생각나서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김혜준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점은 장르의 확장보다 연기 스펙트럼의 확장이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계속해서 도전하고, 부족했던 부분까지 다음 작품에서 채워가겠다는 것이다. '최애의 사원'에서 얻은 용기가 다음 선택으로 이어질 이유다.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것 자체가 제 인생에서 얻은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런 용기를 가졌다는 것 자체가 성장한 부분이고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부족한 부분도 있었겠지만, 그걸 딛고 다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어요. 앞으로도 조금씩이라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장르를 확장한 것처럼 연기 스펙트럼도 넓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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