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K팝 퍼포먼스 최신 트렌드 '더 강하게, 더 자유롭게'


보이그룹은 고난도 안무, 걸그룹은 자유로운 안무 선호
달라진 K팝 소비 방식에 따른 변화

그룹 NCT 127의 쟈니가 24일 서울 송파구 스카이31 컨벤션에서 열린 일곱 번째 정규앨범 BLINGY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타이틀곡 Blingy의 포인트 안무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쟈니는 Blingy 안무를 두고 역대급으로 어려운 퍼포먼스라고 밝혔다./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최근 K팝 안무 트렌드를 살펴보면 두 가지 경향이 두드러진다. 첫째는 '더 고난도로', 둘째는 '더 자유롭게'다.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스카이31 컨벤션에서 열린 NCT 127(쟈니 태용 유타 도영 재현 정우 해찬)의 일곱 번째 정규앨범 'BLINGY(블링이)' 기자 간담회에서 이들이 타이틀곡 'Blingy'의 특징으로 가장 강조한 내용은 '안무가 역대급으로 힘들다'였다.

쟈니는 "퍼포먼스를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안무가) 역대급으로 힘들어서 우리도 당황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다 소화하기 힘들 정도였다. 요즘에 많이 보기 어려운 퍼포먼스다"라고 자신했다.

또 유타 역시 "'Blingy'는 임팩트 있는 곡이다. 항상 역대급 안무라고 하지만 이번은 정말 안무가 역대급이다"라며 "오랜만에 컴백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안무를 처음 보고) '정말 장난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의 말처럼 'Blingy'의 안무는 힘이 느껴지는 동작들과 현란한 동선, 칼같은 군무 등이 매우 빡빡하게 구성돼 많은 체력과 에너지 레벨을 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같은날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데뷔앨범 'TUNE & PLAY(튠 & 플레이)' 미디어 쇼케이스를 진행한 튜이드(서희 서연 엘레나 지아 사키 세아 이하늬) 역시 퍼포먼스와 안무를 팀의 중요한 특징과 개성으로 꼽았다.

이들이 안무에서 강조한 점은 '자유로움'이다. 서연은 데뷔곡 'SUN KISS(선 키스)' 퍼포먼스를 두고 "무대에서 7명의 멤버가 자연스럽게 뛰어노는 무드가 전달됐으면 했다. 안무 전체가 그루브한 동작 위주로 흘러간다"고 설명했다.

또 사키와 서희도 "안무에 프리스타일 동작이 많다. 자유롭게 움직이면서도 강약 조절에 힘썼다. 그래서 멤버 각각의 개성이 더 잘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그룹 튜이드(TUIDE)는 데뷔곡 SUN KISS에서 기본적인 동선과 포인트 안무 등을 제외하면 멤버 개인의 바이브에 맡기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사진은 튜이드가 2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앨범 TUNE & PLAY 미디어 쇼케이스에 참석해 SUN KISS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이다./박헌우 기자

이들의 설명처럼 'SUN KISS' 퍼포먼스는 멤버들의 동선 이동과 몇몇 포인트 안무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멤버 각자의 '필(Feel)'에 맡겨 놓았다고 해도 될 만큼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NCT 127과 튜이드의 사례는 K팝 퍼포먼스 트렌드를 선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실제 현재 K팝 그룹 퍼포먼스는 보이그룹은 '더 강하게', 걸그룹은 '더 자유롭게'를 외치는 경향이 뚜렷하다.

NCT 127뿐만 아니라 에이티즈(ATEEZ)의 'BAD(배드)'나 라이즈(RIIZE)의 'Fame(페임)', 투어스(TWS)의 'Head Shoulders Knees Toes(헤드 숄더스 니스 토스)' 등 여러 보이그룹이 이른바 '빡센 안무'를 전면에 앞세워 활동한 바 있다.

걸그룹에서는 튜이드와 함께 아워벌스데이(OURBIRTHDAY)의 'SQUEEZY(스퀴지)', 키키(KiiiKiii)의 '404 (New Era)(뉴 에라)', 'Pop Off Pop Off(팝 오프 팝 오프)' 등이 '자유로움'을 강조한 안무로 꼽힌다.

이처럼 보이그룹과 걸그룹의 퍼포먼스 트렌드가 각각의 방향을 향하는 이유는 달라진 콘텐츠 환경과 K팝 소비 방식이 꼽힌다.

익명을 요청한 한 댄스팀 관계자 A씨는 <더팩트>에 "K팝을 소비하는 방식이 숏폼과 직캠 중심으로 바뀌면서 한 번 보고 따라 할 수 있는 포인트 동작이나 멤버의 표정, 제스처, 분위기 등이 중요해졌다"며 "그래서 멤버 각각의 캐릭터와 스타성을 부각할 수 있는 방향으로 퍼포먼스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보이그룹의 경우 퍼포먼스 그 자체가 팀의 큰 경쟁력이 된다. 그래서 '얼마나 잘하나'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또 다른 그룹과 차별화를 위해 많은 그룹이 고난도 퍼포먼스를 추구하는 편이다. 여기에 고난도 안무는 숏폼에 맞춰 빠르게 임팩트를 줄 수 있어 '더 어렵고, 더 강한' 퍼포먼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걸그룹은 오히려 힘을 빼고 캐릭터 자체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A씨는 "걸그룹에서는 동작을 완벽하게 맞추기보다 멤버들이 각자의 느낌대로 움직이거나 표정과 제스처를 자유롭게 가져가는 방식이 늘고 있다"며 "이는 의도적으로 힘을 빼고 '캐릭터와 바이브를 보여주는 목적'이 크다"고 밝혔다.

그룹 에이티즈(위)와 키키는 K팝 안무 트렌드인 더 강하게와 더 자유롭게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팀으로 꼽힌다./KQ엔터테인먼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결과적으로 소비와 수요가 달라졌으니 이에 맞춰 공급의 '목적'도 달라졌다는 뜻이다.

A씨는 "단순히 안무가 쉽고 어렵고의 문제가 아니라 '목표와 목적에 따라 설계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라며 "'짧은 시간에 강한 인상을 남긴다'는 목적에 따라 보이그룹은 고난도 퍼포먼스로 실력과 에너지를 브랜딩하고 있고 걸그룹은 캐릭터, 표정, 바이브, 따라하기 쉬운 포인트 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숏폼 위주로 소비 방식이 바뀌면서 지금 K팝은 '어떤 장면을 기억하게 만들고 어떤 멤버를 다시 찾아보게 만드냐'를 주요 목적으로 설정하고 있다"며 "물론 팀이 추구하는 방향이나 음악 콘셉트에 따라 예외는 있을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보이그룹은 '더 어렵고 강력하게', 걸그룹은 '더 편안하고 자유롭게' 안무를 구성하는 트렌드가 지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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