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재벌X형사2', 안보현이라는 확실한 무기


재벌 3세 형사 진이수 役으로 열연
철부지와 진짜 형사 사이 섬세한 완급 조절

배우 안보현이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 시즌2로 대체불가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재벌X형사2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모습. /송호영 기자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안보현이 아닌 '재벌X형사2'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능청미부터 허세, 코믹함과 카리스마까지 한 회차 안에서도 다채로운 얼굴을 오가고 있다. 시즌1에 이어 한층 여유로워진 연기로 '가장 진이수다운' 매력을 완벽하게 살리고 있다. '재벌X형사2'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안보현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안보현은 지난 7일 첫 방송한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 시즌2(극본 김바다, 연출 김재홍, 이하 '재벌X형사2')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작품은 수사가 막히면 재력으로 판을 뒤집는 진이수(안보현 분)와 새 팀장 주혜라(정은채 분)의 공조 수사극이다. 총 14부작으로 현재 4회까지 방영됐다.

작품은 지난 2024년 방송돼 첫 회 시청률 5.7%(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출발해 최고 11.0%를 기록한 시즌1의 배턴을 이어받는다. 당시 재벌 3세가 하루아침에 강력팀 형사가 된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눈길을 끌었고 이후 빠른 전개와 답답함 없는 사건 해결, 배우들의 유쾌한 케미로 입소문을 탔다.

시청률 역시 꾸준히 상승해 두 자릿수를 돌파했고 방영 도중 시즌2 제작까지 확정하며 SBS의 새로운 시즌제 IP로 자리매김했다.

'형보다 나은 아우'를 보여주겠다는 제작진의 바람처럼 '재벌X형사2'는 첫 회 시청률 6.1%로 출발해 현재 5%대를 유지 중이다. 시즌1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다만 '재벌X형사2'에는 시즌1부터 작품의 중심을 단단히 지켜온 안보현이 있다. 시즌2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는 가장 확실한 무기다.

안보현은 얼떨결에 형사가 됐다가 정의감과 동료애를 깨닫고 정식 형사의 길을 택한 재벌 3세 진이수 역으로 극을 이끌고 있다. 시즌1에서 보여준 특유의 넉살과 능청스러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층 여유로워진 연기로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안보현은 자칫 유치하거나 밉게 보일 수 있는 진이수의 허세와 자기애를 능청스럽게 풀어내며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위스키 론칭 파티에서는 영화 '위대한 개츠비' 속 주인공이라도 된 듯 한껏 폼을 잡는다. 또한 자신의 시그니처 포즈를 본떠 제품의 이름까지 짓는 등 진이수 특유의 자아도취를 유쾌하게 그려냈다.

안보현은 재벌X형사2에서 얼떨결에 형사가 됐다가 정의감과 동료애를 깨닫고 정식 형사의 길을 택한 재벌 3세 진이수 역으로 극을 이끌고 있다. /SBS

자신의 활약에 취해 "날 더 추앙하라고!"라며 너스레를 떠는 등 모든 상황에서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확신을 잃지 않는다. 안보현은 이러한 진이수의 과한 면모를 과장된 표정과 말투, 자연스러운 능청미로 소화한다. 자칫 얄밉게 느껴질 수 있는 허세마저 밉지 않은 웃음으로 바꾸는 것이다.

허당미를 살리는 코믹 연기도 여전한다. 자신이 잘못 건드린 사제 폭탄 때문에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이고도 다리가 저리다고 호소하는가 하면 납치된 뒤 정신을 잃은 상황에서는 주혜라가 "또라이"라고 외치자 반사적으로 "충성"을 외치며 깨어난다. 심각한 상황에서도 한 박자 비껴가는 진이수의 엉뜽함을 안보현은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살린다. 이를 통해 캐릭터가 가진 귀여운 매력까지 극대화한다.

주혜라와의 티격태격 케미도 안보현의 코믹 연기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진이수는 새 팀장에게 기가 죽지 않기 위해 "알아서 한다"고 큰소리를 치고 "진짜 짜증 나는 스타일"이라고 투덜거리면서도 결국 주혜라의 말에 따르는 모습으로 웃음을 더했다. 그 와중에도 어린아이 같은 승부욕과 재벌 3세다운 자존심을 적절히 오가며 두 사람의 관계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진이수가 마냥 가볍게만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수사가 시작되면 안보현은 코믹한 얼굴을 거두고 형사 진이수의 진지함을 꺼내 든다. 주혜라가 수사의 방향을 잡으면 직접 미끼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자신만이 활용할 수 있는 재력을 수사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한다. 수사를 위해 건물을 통째로 사고도 "뭘 이런 걸 가지고 놀라냐"는 듯 여유를 부리는 모습은 재벌과 형사라는 상반된 정체성을 더욱 각인시킨다.

특히 폭탄이 설치된 차량을 직접 운전해 강으로 돌진하는 장면에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도 "원래 주인공은 쉽게 죽질 않거든"이라고 허세를 부리던 진이수다. 하지만 운전대를 잡는 순간 장난기를 지우고 상황에 몰입한다. 안보현은 긴박한 카체이싱 액션과 진지한 표정으로 앞선 코믹 연기와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재벌X형사2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9시 50분 시청자들과 만난다. /SBS

이러한 완급 조절은 진이수에게 더욱 필요한 요소다. 시즌1의 진이수가 우연히 경찰이 된 철없는 재벌 3세에서 동료애와 책임감을 알아갔다면 시즌2에서는 형사의 길을 택한 만큼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캐릭터를 사랑받게 한 철부지 같은 매력까지 사라져서는 안 된다. 안보현은 허세와 능청스러움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수사에 한층 진지해진 태도를 보여주며 그 미묘한 변화를 자연스럽게 설득하고 있다.

다양한 위장 수사를 소화하는 '부캐릭터' 열전에서도 안보현의 장점이 빛났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능청스럽게 패러디하는가 하면 살인 청부업자를 잡기 위해 기존의 반듯한 재벌 도련님 이미지를 벗기도 한다. 어떤 설정을 입혀도 결국 '진이수답게' 보이도록 만드는 안보현의 소화력이 캐릭터 플레이의 재미를 끌어올리고 있다.

시즌제 작품에서 이미 한 차례 사랑받은 캐릭터를 다시 연기하는 것은 새로운 인물을 만드는 것과는 또 다른 과제다. 익숙한 매력은 유지하면서도 반복처럼 느껴지지 않을 변화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안보현은 시즌1에서 구축한 진이수의 허세와 관종력, 능청스러움을 놓치지 않는 동시에 형사로서 성장한 면모와 한층 여유로워진 연기를 더했다.

자칫 잘못하면 가볍고 철없는 인물에 그칠 수 있는 진이수지만 안보현은 가벼워야 할 때는 한없이 유쾌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형사다운 무게감을 놓치지 않고 있다. 두 얼굴 사이를 자연스럽게 오가는 완급 조절은 진이수를 단순한 캐릭터로 만들지 않는다. 이는 '재벌X형사2'에 안보현이 확실한 무기로 꼽히는 이유다.

이처럼 이미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안보현은 두 번째 시즌에서도 그 옷을 더욱 능숙하게 소화하고 있다. 이제 '안보현 아닌 진이수'를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말이다.

'재벌X형사2'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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