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같은 날짜에 페스티벌이 7개…10월 초에 대체 무슨 일이?


10월 3일, 4일 전국 대규모 음악 페스티벌 7개 동시 개최
개최 장소 부족과 출연진 일정 조율이 등이 원인으로 꼽혀

2026 부산국제록페스티벌과 2026 렛츠락페스티벌 라인업 포스터./부산광역시, 록스타뮤직앤라이브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아무리 페스티벌이 호황이라고 하지만 많아도 너무 많다. 10월 초 전국 각지에 대규모 페스티벌이 대거 몰리며 관련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올해 10월 초에는 '2026 부산국제록페스티벌'(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10월 2일~4일 개최)을 시작으로 '2026 ACC 엑스뮤직페스티벌'(전남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10월 1일~4일 개최), '2026 렛츠락페스티벌'(서울 마포구 난지 한강공원 10월 3일~4일 개최, 이하 동일), 'XMF2026'(인천 영종구 파라다이스시티 컬쳐파크), '2026 EDC 코리아'(인천 영종구 인스파이어 아레나 리조트), '2026 입크페스티벌'(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1전시장), '2026 페스티벌 광명'(경기 광명시 철산역 8차선도로)까지 무려 7개의 페스티벌이 같은 날에 몰려있다.

더군다나 부산에서 열리는 '2026 부산국제록페스티벌'과 광주에서 열리는 '2026 ACC 엑스뮤직페스티벌'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 몰려 있어 과도하게 밀집해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페스티벌 관련 업계 관계자에게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페스티벌 운영사의 임원 A씨는 "너무 위험한 상황이다. 이렇게 같은 날에 몰려있으면 결국 누군가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솔직히 지금 상황은 서로 '싸워'라고 외치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상도에 어긋난 수준"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A씨가 걱정한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처럼 많은 페스티벌이 한 날짜에 모이면 라인업 구성에 지장이 생길 가능성이 크고, 티켓 판매 분산으로 인해 예상치에 한참 모자란 수익을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다.

여기에 페스티벌이 밀집한 지역은 필연적으로 숙소와 교통 문제가 뒤따르며, 실력 있는 음향과 행사 운영 스태프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운영상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

A씨는 "더군다나 일정을 변경하거나 취소할 페스티벌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 7개 페스티벌 모두 관공서나 대기업이 참여하거나 역사가 있어 무슨 일이 있어도 행사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 각 주최사가 행사 일정을 모르진 않았을 것이다. 사전 조율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26 ACC 엑스뮤직페스티벌과 XMF 2026 라인업 포스터./국립아시아문화전당, XMF 조직위원회

의문이 발생하는 것은 이 지점이다. A씨의 말처럼 각 주최사는 10월 3일과 4일에 페스티벌이 몰리는 것을 모를 리 없었을 텐데 굳이 이 날짜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페스티벌 업계에서는 그 이유로 '장소'와 '아티스트'를 꼽았다.

B씨는 "가장 큰 문제는 개최 장소다. 1만 명 이상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개최 장소는 한정돼 있고, 경쟁이 치열해 대관 잡기가 쉽지 않다"며 "결국 주최사는 '원하는 날짜'가 아니라 '가능한 날짜'에 페스티벌을 개최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또 반드시 출연해야 하는 헤드라이너급 아티스트를 섭외하기 위해서 페스티벌 일정에 아티스트 일정에 맞추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 유명 아티스트라면 그런 경향이 더 심하고, 국내 아티스트도 헤드라이너급은 '공연일 전후 1개월은 타 페스티벌 출연금지'와 같은 조항이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남는 일정이 많지 않아 이에 맞추다 보니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10월 3일과 4일 열리는 7개 페스티벌 중 한 곳인 'XMF 2026'도 이와 동일한 답변을 내놓았다. 'XMF 2026' 관계자는 <더팩트>에 "일부 행사와 일정이 겹치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다만 'XMF 2026'은 파라다이스시티의 대관 가능 일정과 한일 아티스트의 투어, 출연 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날로 행사일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XMF 2026' 역시 상황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예상하고 있었다. 이 관계자는 "동시 개최에 따른 관객 분산과 인력 및 장비 수급에 차질이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주요 제작진과 운영 인력, 장비를 사전에 확보하고 있다. 한일 음악과 팬덤이 교차하는 'XMF'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보여줌과 동시에 안전하고 완성도 높은 행사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10월 초 페스티벌 일정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이 업계뿐만 아니라 개최 당사자도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또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B씨는 "이런 상황이 벌어진 정말 근본적인 원인은 당연히 페스티벌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며 "지금 국내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은 이미 포화 상태다. 올해 열리는 페스티벌이 매년 반복 개최한다고 했을 때 해결 방법은 공연 장소가 늘어나는 것 말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도 2027년 창동 서울 아레나와 2028년 청라 돔구장, 2032년 잠실 돔구장까지 모두 완공되면 실내형 페스티벌은 공연 장소가 부족하다는 말은 거의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며 "하지만 이를 반대로 말하면 그전까지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또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때까지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6 EDC 코리아와 2026 입크 페스티벌 라인업 포스터./원펄스 그룹, IBK기업은행

더불어 B씨는 페스티벌 운영에도 더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몇몇 페스티벌의 경우 브랜드를 만든다는 명목하에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무리하게 행사를 강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하지만 결국 늘어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페스티벌이 과거 제법 있었다. 더군다나 요즘은 페스티벌이 많아지면서 더욱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 모처럼 활기가 도는 페스티벌 시장이 꾸준히 지속되려면 각 주최사 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한 안정적인 운영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laugardagr@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