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꾼 K콘텐츠③] 새로운 해법 될까…기대와 우려 사이


제작비 절감은 분명한 강점
아직은 과도기…남은 과제는 저작권과 창작성

AI가 콘텐츠와 촬영 현장에도 녹아들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모피어스 스튜디오

AI는 이제 콘텐츠 산업에서도 낯설지 않은 존재가 됐다. 기획과 번역, 후반작업을 넘어 영상 제작까지 활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제작비 부담이 커진 K콘텐츠 시장에서 AI는 새로운 제작 도구로 주목받는 한편, 창작의 영역을 어디까지 맡길 수 있을지를 두고 다양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AI는 과연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을까. AI가 바꾸고 있는 제작 현장과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AI는 더 이상 콘텐츠 제작 현장의 실험적인 기술이 아니다. 드라마와 영화, 숏폼 콘텐츠까지 제작 전반으로 활용 범위를 넓혀가며 새로운 제작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AI를 둘러싼 질문도 커지고 있다. 제작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해법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저작권과 창작성, 일자리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제작 현장은 AI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섣부른 낙관은 경계했다. 분명 산업의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기술이지만, 아직 모든 제작 과정을 대신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AI 영상 제작을 진행하고 있는 한 제작사 관계자는 <더팩트>에 "AI는 K콘텐츠 산업의 돌파구가 될 수 있는 도구임은 분명하다"면서도 "본격적으로 상업 콘텐츠 전반에 활용되는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풀 AI 영상을 산업 콘텐츠에 적용하려면 여러 조건이 맞아야 하고 제작진의 큰 결단도 필요하다"며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를 대비한 대안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AI를 '만능 기술'이 아닌 '활용 범위를 넓혀가는 기술'로 받아들이고 있다. 제작비를 줄이고 구현하기 어려웠던 장면을 만드는 데는 분명한 강점이 있지만, 작품의 완성도와 감정까지 기술이 책임질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AI를 둘러싼 가장 큰 논쟁은 역시 창작성이다. AI가 창작자의 영역을 침해하고 배우와 스태프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술 발전과 함께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제작 현장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AI를 창작자를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창작자가 더 많은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바라봤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새로운 기술이 가져오는 사회적 변화를 무조건 피할 수만은 없다"며 "AI 역시 창작자들에게는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를 결과물로 보여주는 창작 도구"라고 밝혔다.

이어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창작 도구가 등장할 때마다 새로운 창작자들도 함께 등장했다"며 "AI 시대에도 지금은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창작자들과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BS 김부장과 함께 AI 제작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관계자들은 AI가 사람을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 분명 존재한다며 오히려 새로운 창작자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낼 배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BS

또 다른 제작사 관계자 역시 AI가 창작자의 개성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AI는 인류가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정답일 확률이 높은 방향, 즉 평균을 향하는 기술"이라며 "평균과 다른 상상, 새로운 판단을 하는 크리에이티브만큼은 끝까지 사람이 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직무가 사라진다기보다 각 직무에서 담당하는 일의 정의와 범위가 변화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AI 역시 창작자의 표현 범위를 넓혀주는 제작 도구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제작 현장이 바라보는 AI는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더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에 가까웠다.

다만 AI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수록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저작권과 초상권이다. 생성형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의 권리 문제부터 AI가 만든 결과물의 저작권, 배우의 얼굴과 목소리 활용 범위까지 아직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영역이 적지 않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제도보다 빠른 만큼 관련 법과 산업 기준도 함께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AI를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현장의 시선은 비교적 분명했다.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했느냐가 아니라 AI를 통해 무엇을 만들고 어떤 감정을 전달하느냐다.

관계자는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기술을 사용했느냐가 아니라 그 기술을 통해 어떤 이야기와 감정을 전달했느냐"며 "AI가 관객에게 이야기와 감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새로운 제작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결국 이를 종합하면 AI는 콘텐츠를 대신 만드는 존재가 아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제작 도구다. 기술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겠지만, 그 기술을 통해 새로운 상상을 하고 이야기를 완성하는 일만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K콘텐츠의 미래 역시 AI 자체가 아니라 이를 활용할 창작자들의 손끝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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