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성경 속 이야기를 다루기에 약간의 진입장벽이 존재하거나 일반 관객들이 기독교인들만큼 즐기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윗'은 주인공의 성장과 용기 그리고 믿음에 더 집중하면서 누구나 쉽게 공감하고 빠져들 수 있는 이야기를 완성하며 또 한 번 종교 애니메이션의 선입견을 기분 좋게 깨뜨렸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다윗'(감독 필 커닝햄·브렌트 도스)은 어머니의 노래에서 시작해 세상이 두려워한 거인 골리앗과의 대결에 이르기까지, 평범한 목동 다윗이 왕의 운명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앞서 '다윗'은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킹 오브 킹스'(2025)의 스코어를 넘고 역대 종교 애니메이션 최고 오프닝 기록을 달성했고 데뷔 첫 더빙에 도전한 박보검을 필두로 장광 차지연 등이 목소리로 힘을 보탠 작품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베일을 벗은 영화는 평범한 목동 소년 다윗이 거대한 시련 앞에서도 용기와 신념을 잃지 않고 위대한 왕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펼쳐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느님을 믿으며 모든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 다윗은 양을 지키기 위해 사자에 맞서고 적들을 공포에 떨게 한 거인 골리앗과의 대결을 피하지 않고 단 하나의 돌로 그를 쓰러뜨리는데 성공한다.
선지자 사무엘로부터 왕이 될 운명이라는 걸 들은 다윗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낸 기적 같은 승리와 함께 여러 일을 겪으면서 점점 자신의 사명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단숨에 만인의 영웅이 된 다윗이 본인의 자리를 차지할 인물이라는 걸 알게 된 사울 왕은 분노에 휩싸여 그를 제거하려고 한다. 또다시 위기를 맞이한 다윗은 무방비 상태에 놓인 사울 왕을 공격하지 않고 그를 품에 안고 용서하며 끝까지 선을 잃지 않는다.
이렇게 작품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다윗과 골리앗' 속 주인공 다윗의 성장 과정을 따라가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그의 담대함과 믿음에 집중한다. 또한 3000년 전 이야기이지만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메시지와 감동을 담아내며 보는 이들에게 망설이지 않고 도전하는 용기와 끝까지 나아가는 끈기를 심어준다.
전 세계 32개국, 400여 명의 아티스트들이 10년에 걸쳐 만든 작품인 만큼 이들이 완성한 압도적인 비주얼과 독창적인 미술 세계도 확실한 볼거리다. 3000년 전 고대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긴 것 같은 디테일이 살아있는 배경과 빼곡하게 서 있는 병사들로 완성한 웅장한 스케일, 푸른 초원과 광활한 광야 등 자연의 경이로움 등이 더해져 시각적 즐거움을 책임진다. 많지는 않지만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음악들은 인물의 감정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요소로 존재한다.
데뷔 첫 더빙에 도전한 박보검을 비롯해 장광과 차지연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우선 어른 다윗의 목소리를 맡아 중반부부터 등장하는 박보검은 영화를 대표하는 노래인 '빛을 따라(Follow the Light)'로 맑은 음색을 뽐내며 단숨에 귓가를 사로잡는다. 이어 그는 특유의 단단함으로 결단의 순간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미세하게 떨리는 호흡으로 위기에 놓인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는가 하면 감미로운 목소리로 고뇌와 신념이 담긴 넘버들을 완벽하게 소화한다.
장광은 다윗을 왕의 길로 이끄는 선지자 사무엘 역을 맡아 목소리만으로 무게감과 묵직함을 더하고, 다윗에게 용기와 믿음을 심어주는 어머니 니체베트로 분한 차지연은 섬세한 표현력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인물의 깊은 감정을 전달하며 존재감을 발산한다.
'킹 오브 킹스'가 131만 명을 동원하면서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2위에 오르며 종교 애니메이션에 대한 확실한 수요층을 확인한 가운데, '다윗'이 이를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전체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09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