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현정 기자] 그룹 여자친구에서 예린은 데뷔 초부터 상당히 눈에 띄는 멤버였다.
특유의 눈웃음과 귀여운 비주얼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이었고 또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예능감도 그룹 활동 초기 예린을 돋보이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문제는 예린의 캐릭터와 이미지가 고착화되면서 '가수'로서 역량을 제대로 보여줄 타이밍을 놓친 감이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여자친구 내에는 유주라는 메인보컬이 버티고 있었던 탓에 더욱 보컬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많지 않기도 했다.
물론 '보컬로 주목받지 못했다'가 예린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자친구로 활동할 당시부터 안정적이고 탄탄한 발성과 단단한 음색은 예린의 강점으로 꼽혔고 2022년 5월 첫 번째 EP 'ARIA(아리아)'를 발표하고 솔로가수로 정식 데뷔했을 때도 예린의 이런 보컬 능력이 새삼 주목받기도 했다.
다만 'ARIA'의 동명 타이틀곡 'ARIA'는 장르적으로 여자친구의 연장선에 있다는 느낌을 완전히 지우기 어려웠고 이는 다시 '솔로가수 예린'의 독창성이나 고유의 개성을 보여주는 데에는 부족하다는 평으로 돌아왔다.
재미있는 점은 예린의 '진짜 강점'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는 것이다. 예린은 세간의 평가에 주눅 들지 않고 두 번째 EP 'Ready, Set, LOVE(레디, 셋, 러브)'의 타이틀곡 '밤밤밤 (Bambambam)'에서는 시티팝을 세 번째 EP 'Rewrite(리라이트)'의 타이틀곡 'Wavy(웨이비)'에서는 하우스 장르에 도전하며 음악 스펙트럼을 차츰 늘려갔다.
그리고 9일 발표한 네 번째 EP 'REACH YOU(리치 유)'는 이제 '여자친구 예린'이 아니라 '솔로가수 예린'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앨범의 타이틀곡 '조각별'은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여자친구는 물론 기존 예린이 발표한 솔로앨범과도 확연히 다른 노선을 보여준다.
예린의 탄탄한 발성을 돋보이게 하는 곡의 구성과 음색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데에 초점을 둔 멜로디 라인, 또렷한 감정선을 담은 전개 등은 예린이라는 이름을 가리고 보면 전도유망한 신인 가수라고 해도 믿을 만큼 신선하게 다가온다.
정리하자면 음악을 향한 예린의 집념과 근성이 본인조차 미처 알지 못했던 재능을 하나씩 개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예린은 <더팩트>에 "여자친구로 활동할 당시에는 팀에서 주어진 역할과 그에 어울리는 색을 보여드리려 했다면 솔로가수로 데뷔한 이후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는 중이다"라며 "그 과정에서 느낀 음악과 감정, 생각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음악을 대하는 접근법이 달라졌음을 알렸다.
예린의 이런 노력은 단순히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치열한 것이다. '조각별'의 뮤직비디오 연출을 맡은 한상범 감독은 "4월 바닷가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해 날씨가 상당히 추웠다. 하지만 예린은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내내 추위에 떨면서도 음악의 감정선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습을 이어갔다. 솔로가수로서 단단한 워크에식이 느껴져 인상적이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타인의 시선으로 봐도 이제는 솔로가수로 입지를 단단히 다진 예린이지만 그의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예린은 "아직 내가 찾고 싶은 모습의 절반도 못 찾은 것 같다. 새로운 음악을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무대에 설 때마다 내가 몰랐던 내 모습을 계속 발견하게 된다"며 "예전에는 정답을 찾으려고 했다면 지금은 그 과정을 즐기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계속 새로운 나를 찾고 있고 아마 앞으로 음악하는 동안 계속 찾아가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또 예린은 라이브 무대에 더욱 집중해 '솔로가수 예린'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보여주듯 '조각별'은 별도의 퍼포먼스 없이 오로지 보컬에만 집중하고 있다.
예린은 "함께 할 수 있는 무대에 욕심이 많이 생겼다.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라이브 공연과 페스티벌 등 관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무대를 고민하고 있다. 이번 앨범의 곡을 라이브로 들려 줄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예고했다.
더불어 그는 "내가 앞으로 보여줄 모습은 더 다양해질 수도 있고 나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일 수도 있다. 단 좋은 음악과 좋은 무대를 보여주겠다는 것은 약속한다. 이 과정을 함께 즐겨주면 좋겠다"며 "그리고 늘 응원해 주는 팬이 있기에 그렇게 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항상 고맙고 사랑한다"고 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예린은 'REACH YOU'와 '조각별'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