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리뷰] '원더풀스', 뻔한데 웃긴 이유…최대훈·임성재의 힘


킬링파트 못 살린 차은우의 아쉬움도 지워낸 최대훈·임성재
박은빈X유인식 감독, 가치에 대한 묵직한 화두 
15일 8부 전편 공개

배우 박은빈 차은우 최대훈 임성재 주연의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원더풀스가 15일 오후 5시에 전편 공개됐다. /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원더풀스'를 보기 전 먼저 본 기자에게 당부 아닌 당부를 들었다. "중반까지만 참아 봐." 이 말을 시청자들에게도 똑같이 돌려주고 싶다. 초반의 낯섦과 지루함을 견디고 중반까지만 참는다면 1회 후반부 15분부터는 다소 뻔함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웃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터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원더풀스'(극본 허다중, 연출 유인식)가 15일 오후 5시 전 세계에 8부작 전편 공개됐다. 이에 앞서 넷플릭스는 언론시사회를 통해 기자들에게 8부 전편을 선공개했다.

'원더풀스'는 1999년 종말론이 떠돌던 세기말을 배경으로 한다. 우연히 초능력을 얻게 된 해성시의 모지리들이 세상을 위협하는 빌런에 맞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초능력 코믹 어드벤처다. 박은빈 차은우 최대훈 임성재가 중심축을 맡았고, 김해숙 손현주 정이서 최윤지 배나라 등이 힘을 보탰다.

작품은 지난 2022년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박은빈과 유인식 감독의 재회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박은빈은 극 중 순간이동 초능력자 은채니로 분해 전개의 중심을 담당한다.

유인식 감독은 그동안 '낭만닥터 김사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을 통해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와 따뜻한 휴먼 드라마를 보여줬다. 이번 '원더풀스' 역시 결국 핵심은 사람 이야기다.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물의 형식을 빌렸지만, 그 안에는 '자격'과 '쓸모' 그리고 '가치'에 대한 질문이 반복해서 담긴다.

"원래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건 다 불공평하고 부조리한 진실들뿐이지. 넌 아무것도 아니니까." 작품 속 냉소적인 말에 채니(박은빈 분)는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라 아직 아무것도 안 한 것뿐"이라고 되받아친다. 이 대사는 '원더풀스'가 단순한 코믹 어드벤처를 넘어 휴먼 드라마로서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보여준다.

다만 문제는 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진지한 서사나 감정 신으로 넘어갈 때마다 작품은 힘이 급격히 빠진다. 전개 자체가 워낙 익숙하고 예상 가능하다 보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기보다는 "아, 또 이렇게 가겠구나" 싶은 순간들이 반복된다. 그러다 보니 때때로 일부 장면에서는 오히려 지루함이 자리를 채운다.

배우 박은빈(위) 차은우가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원더풀스에서 호흡을 맞췄다. 특히 박은빈은 연출을 맡은 유인식 감독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한 번 더 작업을 하게 됐다. /넷플릭스

그럼에도 '원더풀스'를 쉽게 미워할 수 없는 이유는 결국 코미디다. 작품은 자칫 평면적이고 올드하게 느껴질 수 있는 말장난과 대사들을 배우들의 힘으로 살려낸다. 특히 최대훈과 임성재는 그야말로 이 작품의 웃음을 하드캐리한다.

사실 대본만 놓고 보면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최대훈과 임성재는 대사 사이의 호흡과 특유의 생활 연기, 디테일한 표정 변화로 이를 자연스럽게 살리고 극대화한다. 작품의 웃음만큼은 두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대훈은 거짓말을 하면 몸이 사물에 붙어버리는 손경훈 캐릭터를 능청스럽게 풀어낸다. '끈끈이 능력'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살려낼지 의아함이 드는 것도 잠시, 그는 이를 단순 몸 개그에 그치지 않게 만든다. 몸이 붙어버린 채 처절하게 버둥대는 모습부터 결국 자신이 숨겨왔던 진실을 털어놔야만 풀리는 과정까지. 코미디와 감정을 동시에 살려내는 최대훈의 강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임성재 역시 주목할 만하다. 괴력을 가진 강로빈을 맡은 임성재는 캐릭터의 어수룩함을 생활감 있는 연기를 활용해 입체적으로 만든다. 특히 "꺄악" 같은 독특한 의성어를 종종 사용하는 등 디테일한 연구를 통해 계속해서 웃음을 자아낸다.

베테랑 배우들의 존재감은 작품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김해숙은 특유의 묵직한 카리스마로 극에 안정감을 더하고, 손현주 또한 많은 등장은 아닐지라도 분위기를 압도한다. 연기 장인들이 깔아주는 중심 덕분에 작품은 웃음 속에서도 어느 정도의 균형을 유지한다.

배우 최대훈(위)과 임성재가 원더풀스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웃음을 책임지며 작품이 코미디 장르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도왔다. /넷플릭스

반면 차은우는 아쉽다. 이운정은 분명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캐릭터다. 무심한 듯 툭 던지는 "썩 내키진 않지만 내 편" 같은 대사도 그렇고, 염력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설정 역시 충분히 멋있을 만하다.

하지만 차은우는 이를 끝내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 매력적으로 터져야 할 장면들이 대부분 밋밋하게 흘러간다. "킬링파트를 줘도 못 받아먹는다"는 아쉬움의 소리가 나올 정도로 그는 여전히 가만히 있을 때 가장 빛나는 배우에 머물러 있다.

작품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존재한다. 연결 장면마다 배우들의 제스처나 동작이 어긋나 연결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꽤 많다. 정교한 연출로 호평받아 온 유인식 감독의 이름값을 떠올리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원더풀스'는 끝내 가볍게 보기 좋은 오락물로서의 역할은 해낸다. 세기말 감성을 재현한 미술과 음악, 어설프지만 정감 가는 캐릭터들, 그리고 배우들의 생활형 코미디가 묘하게 어우러진다. 특히 7회 마지막 전투 장면처럼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코믹함을 잃지 않는 언밸런스한 연출은 이 작품이 가진 본연의 색깔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점이다.

결국 '원더풀스'는 뻔한 전개 속에서도 배우들의 코미디 감각과 따뜻한 감성으로 버텨낸 작품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최대훈과 임성재가 있다. 웃음만큼은 확실하게 책임진 두 배우 덕분에 이 어설픈 히어로들의 이야기는 끝까지 지켜볼 이유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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