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백서라'] 시작부터 기대를 남긴 이유


'닥터신'으로 배우 데뷔…1인 3역 소화
"앞으로 더 열심히 연기하기 위한 원동력 된 작품"

배우 백서라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TV조선 토일드라마 닥터신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헌우 기자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아직은 모든 게 낯설고 조심스러운 신인이지만 카메라 앞에 섰을 때만큼은 누구보다 단단하다. 배우 백서라의 얘기다. 데뷔작부터 쉽지 않은 1인 3역을 소화해 낸 백서라에게서는 벌써부터 '다음이 궁금한 배우'의 얼굴이 엿보였다.

백서라는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TV조선 토일드라마 '닥터신'(극본 피비(임성한), 연출 이승훈)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인기 정상 톱배우 모모 역을 맡은 그는 이날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임성한의 신데렐라'. 임성한 작가가 발굴한 여배우를 지칭하는 말이다. 앞서 임수향 박하나 전소민 등이 임성한 작가의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주연 배우로 우뚝 솟은 바 있다. 이 계보를 잇는 다음 배우가 바로 백서라다.

신인 배우에게는 기회이자 동시에 부담으로 다가오는 타이틀이다. 특히 백서라는 2021년 걸그룹 핫이슈로 데뷔했지만 팀 해체를 겪으며 예상치 못한 공백기를 보냈고 '닥터신'을 통해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첫 작품부터 주인공이라는 쉽지 않은 자리를 맡게 됐지만 백서라는 스스로 그 이유를 증명해 냈다.

그가 열연한 '닥터신'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천재 의사와 하루아침에 뇌가 망가져 영혼을 잃어가는 한 여자의 메디컬 스릴러 드라마다. 총 16부작으로 지난 3일 종영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쉽게 다뤄지지 않았던 '뇌 체인지'라는 설정을 전면에 내세워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고 시청률 2.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세우며 막을 내렸다.

백서라는 닥터신에서 인기 정상 톱배우 모모 역으로 열연했다. /방송 화면 캡처

백서라는 "'임성한의 신데렐라'라고 불러주시는 타이틀이 작가님의 작품으로 등용이 돼서 탄탄대로를 걷는 분들에게만 주어지는 칭호라고 생각한다"며 "그 타이틀을 열심히 지켜내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작가님의 작품을 들어가는 것 뿐만 아니라 큰 역할을 맡게 돼서 처음에는 기쁘면서도 되게 어안이 벙벙했어요. 감격스럽고 믿어지지 않았죠. 감사한 마음에 더 잘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요."

백서라가 분한 모모는 인기 정상의 톱배우다. 모모는 신주신(정이찬 분)과 행복한 결혼을 앞두고 사고를 당해 몸은 멀쩡하지만 뇌가 망가지는 비극적인 상황에 놓인 인물이다.

'닥터신' 속 백서라는 왜 임성한 작가가 자신을 선택했는지를 매 장면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단순히 '뇌 체인지'를 겪는 인물을 연기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본래의 모모부터 현란희(송지인 분)의 뇌가 이식된 이후의 모모, 다시 김진주(천영민 분)의 뇌가 들어간 모모까지 같은 얼굴 안에서 완전히 다른 인물을 표현해내며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끌고 갔다.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과감한 연기였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뇌가 바뀌는 설정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첫 작품인 만큼 한 역할만 맡는 것도 걱정이 컸는데 여러 인물을 동시에 표현해야 한다고 하니까 부담도 있었죠. 하지만 그 부분에서 처음인데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더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컸던 것 같아요."

감정선과 말투, 눈빛과 분위기까지 모두 달라야 하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하지만 백서라는 "선배님들께서 감사하게도 각 인물의 특징을 명확하게 잡아주셨다"며 "그 덕분에 인물 사이를 오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촬영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다 보니까 하루에도 몇 번씩 캐릭터를 바꿔야 할 때가 있었죠. 그 순간순간 몰입해야 하는 게 어렵긴 했어요. 하지만 그걸 해냈을 때 오는 쾌감도 분명히 있었어요. 현란희와 김진주는 저 혼자만 연기하는 게 아니라 선배님들이 이미 구축해 놓은 캐릭터를 같이 따라가는 거다 보니 선배님들의 연기를 관찰하면서 캐릭터를 잡아갔던 것 같아요."

백서라는 다채로운 색깔을 투영해 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헌우 기자

복합적인 설정을 가진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백서라는 완벽히 다른 면모를 보여주며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완성했다. 백서라는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갔다"며 "나와 다른 특성이 있을 때는 '왜 모모가 이런 식으로 행동했을까'에 더 집중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닥터신'을 통해 배우로서 성공적으로 데뷔한 백서라지만 그룹 해체의 아픔을 겪고 배우로 전향하기까지의 시간은 결코 쉽지 않았다. 백서라는 "원래 제 성향이 표현하는 것 자체에 익숙하지 않다"며 "내가 이 일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항상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룹이 해체한 뒤 연기 수업도 듣고 여러 도전을 하다 보니 당연히 지칠 때도 있었죠. 하지만 아직 배우로서 현장에 제대로 나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결과물을 만들어본 뒤에도 같은 감정이 든다면 그때 다른 생각을 해봐도 늦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첫 작품을 마친 지금 백서라에게 남은 건 오히려 더 커진 욕심이었다. 그는 "막상 작품을 끝내고 나니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 커졌다"며 "아쉬운 점도 많이 보이고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생긴다"고 고백했다.

그런 의미에서 '닥터신'은 백서라에게 단순한 데뷔작 이상의 의미로 남았다. 그는 "'닥터신'은 제 안에 숨어 있던 성격과 감정을 하나씩 깨워준 작품"이라며 "앞으로 연기를 계속 열심히 해야겠다는 원동력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 관객분들과 만나게 된 작품이 '닥터신'이라는 게 정말 감사해요. 배우로서 부족한 부분은 더 열심히 보완해서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더 나아가 다채로운 색깔을 투영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자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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