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화면 밖으로②] "TV 속 연극반이 현실로"…'방과후 태리쌤' 팝업 현장


tvN '방과후 태리쌤', 종영 앞두고 팝업 오픈 
공간 체험부터 굿즈 판매까지…몰입과 여운

tvN 예능프로그램 방과후 태리샘의 배경과 설정을 콘셉트로 한 팝업스토어가 지난 16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열린다. /tvN

TV 예능이 더 이상 '보는 콘텐츠'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인기 프로그램들은 방송을 넘어 팝업스토어와 굿즈, 체험형 공간으로 확장되며 하나의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시청자는 화면 밖으로 나와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하고 인증하며 참여한다. 이는 프로그램의 몰입도를 높이는 새로운 전략이자 팬덤 문화를 기반으로 한 수익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다만 예능 IP의 상업화가 콘텐츠 본연의 재미와 진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공존한다. 이에 <더팩트>는 TV 예능의 오프라인 확장 사례를 통해 '보는 예능'에서 '노는 예능'으로 변화하는 흐름과 그 명암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TV 예능프로그램의 영향력이 안방을 넘어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단순히 화면 속 장면을 시청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청자가 직접 그 세계관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방식이다. 그 중심에는 최근 팝업스토어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난 tvN '방과후 태리쌤'이 있다.

지난 16일부터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에서 '방과후 태리쌤'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이번 팝업은 프로그램의 핵심 소재인 '방과후 연극반'을 현실 공간에 구현해 콘텐츠의 정서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방과후 태리쌤'은 폐교 위기의 초등학교에서 초보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연극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담은 예능이다. 자극적인 설정보다는 사제지간의 정과 성장에 집중하며 시청자들에게 힐링과 울림을 선사했다.

<더팩트> 취재진은 오픈 당일인 16일 평일 오후 직접 팝업 스토어를 방문했다. 현장은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모습이었다. 실제 연극반 연습실을 연상케 하는 공간 구성과 소품 배치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곳곳에는 포토존도 마련돼 있었다. 이에 방문객들은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으며 공간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와 함께 다양한 굿즈도 곳곳에 진열돼 있었다. 질문노트와 미니 색연필, 바쿠백, 와펜 스티커 세트, 메모지, 봉제 인형 키링, 반팔 티셔츠, 마우스 패드, 동전지갑, 텀블러 등 20여 종의 한정판 굿즈였다. 전반적으로 프로그램이 지닌 포근한 무드와 추억의 정서를 반영한 구성이었다. 단순 로고 상품보다는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담아낸 아이템들이 주를 이뤘다는 점은 인상적인 대목이다.

특히 아이들이 소중한 마음을 담아 태리쌤(김태리)과 소통하던 '질문노트'가 눈길을 끌었다. 질문노트 홍보 문구에 적힌 '언제까지 해요?'는 본방송 당시에도 많은 시청자들에게 울컥함을 안겼던 만큼, 현장에서도 보는 것만으로 여운을 남기며 팬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방과후 태리샘 팝업에는 프로그램의 여운을 느낄 수 있는 배경과 굿즈 등이 진열돼 있는 가운데 다양한 방문객들이 현장을 즐겼다. /김샛별 기자

팝업스토어를 찾은 이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백화점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발길을 멈춘 이들은 "아, 이거 예능에서 본 건데"라며 관심을 보였고, 티타임을 마친 직장 동료들끼리 무리 지어 방문해 럭키박스를 즐기기도 했다.

이미 팝업 스토어의 일정을 확인한 뒤 사전 예약을 통해 방문한 시청자도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20대 여성 A 씨는 "예능을 워낙 재밌게 보던 차에 SNS를 통해 팝업 소식을 접하고 예약하게 됐다"며 "방송도 재밌게 봤고 아기자기한 굿즈가 많아서 오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A 씨는 다양한 굿즈를 구매했다. 다만 현장 이슈로 인해 물품을 바로 수령하지는 못했고 배송을 통해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팝업스토어의 열기는 비단 국내 팬들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 현장에는 일본인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인 방문객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친구와 콘서트 겸 한국에 방문해 여행 중이던 관광객 B 씨는 "'방과후 태리쌤'은 잘 모르지만 (팝업스토어 현장) 영상에 배우 김태리가 나오고 있어 들어왔다가 구경 중"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예능 IP가 오프라인으로 무대를 옮겨 또 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섬세한 세계관 구현과 철저한 팬덤 분석이 있었다. 이번 '방과후 태리쌤' 팝업을 기획한 한터글로벌 관계자는 <더팩트>에 "프로그램은 방송 초부터 시청자들에게 단순한 예능 그 이상의 '정서적 경험'을 안겨준 작품이었다"며 "그 정서를 화면 안에만 머물게 두기에는 아쉬웠고 팬들이 직접 '방과후 연극반'의 공기 안으로 들어와 작품의 온기를 체험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특히 수많은 예능 중 '방과후 태리쌤'을 선택한 이유로는 IP가 가진 '공간성'과 '진정성'을 꼽았다. 한터글로벌은 "시골 초등학교와 연극반이라는 소재는 오프라인 공간으로 옮겼을 때 가장 자연스럽게 살아날 수 있는 요소"라며 "데뷔 10년 만에 첫 고정 예능에 도전한 김태리의 진심과 코드 쿤스트의 음악적 결 등, 작품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는 '진정성'을 향하고 있었기에 상업적 공간에서도 그 톤을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tvN 예능프로그램 방과후 태리샘의 팝업스토어를 기획한 한터글로벌은 앞으로도 여러 IP를 활용해 팬들에게 좋아하는 콘텐츠를 공간 안에서 경험하는 방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김샛별 기자

그동안 오프라인 팝업 시장은 주로 아이돌 팬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번 '방과후 태리쌤'을 비롯해 앞선 예능 팝업은 예능 IP만이 가진 차별화된 경쟁력을 증명했다. 한터글로벌 역시 "아이돌 팝업이 아티스트와의 거리를 좁히는 경험이라면, 예능 팝업은 프로그램의 세계관에 직접 들어가는 경험을 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꼽았다. 이어 "시청자들이 매주 화면으로만 보던 공간과 소품을 실제로 마주하고 굿즈를 수집하는 과정 자체가 또 하나의 서사가 된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예능 IP는 진입장벽이 낮아 코어 팬덤에 그치지 않고, 가족 단위나 라이트 시청자까지 폭넓게 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이 큰 포맷"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방과후 태리쌤'의 경우 아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기에 이러한 강점이 더욱 잘 드러난다는 것.

그렇다면 이들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성과는 무엇일까. 한터글로벌은 매출 같은 수치적 지표보다 '팬덤의 자발적 확산'과 '정서적 공감'에 무게를 뒀다. 관계자는 "방문객들이 SNS에 후기를 자발적으로 올리고 그 콘텐츠가 또 다른 방문을 만들어내는 선순환이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다만 이보다 더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팬들이 이 공간 안에서 작품에 얼마나 몰입했는지, 팝업을 다녀간 뒤 작품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졌는지가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터글로벌은 '방과후 태리쌤' 팝업의 경우 비교적 작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방문객들이 입장하는 동선부터 무대를 마주하는 순간 등 작품의 스토리를 따라 공간을 거니는 흐름까지 세심하게 설계했다. 이는 오랜 시간 가요와 K-팝 팬덤 관련 업무를 진행하며 해당 영역에서 쌓아온 한터글로벌의 '팬덤에 대한 이해도'가 있었기에 가능한 '공간 체험'이었다.

한터글로벌은 이번 '방과후 태리쌤'을 시작으로 예능과 드라마 등 K-콘텐츠 전반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관계자는 "팬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공간 안에서 경험하는 방식은 여전히 시장의 빈자리가 많은 영역"이라며 "앞으로도 작품의 결을 온전히 구현할 수 있는 IP를 발굴해 사업 영역을 적극 확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방과후 태리쌤'의 팝업스토어는 지난 22일까지 이어졌다. TV 밖으로 나온 예능 IP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새로운 기억을 남길지, 그리고 이러한 시도가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지표가 될 수 있을지 그 확장성에 관심이 모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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