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짱구'로 돌아간 정우의 도전과 위로


2009년 개봉한 '바람'의 후속작·정우의 첫 연출작
시나리오 집필에 이어 주연까지…신승호·정수정 등과 호흡

오는 22일 개봉하는 짱구는 매번 꺾이고 좌절해도 배우가 되겠다는 바람 하나로 버티고 일어서는 오디션 천재 짱구(정우 분)의 유쾌하고 뜨거운 도전 드라마로, 2009년 개봉한 바람의 후속편이다. /㈜바이포엠스튜디오

[더팩트|박지윤 기자] 폼나게 살고 싶었던 고등학생이 배우가 되기 위해 오디션을 열심히 보는 20대 청년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의 과거로 돌아간 배우 겸 감독 정우는 비슷한 시기를 지나고 있을 혹은 지났을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바람'의 후속작 '짱구'다.

오늘(22일)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 '짱구'(감독 정우·오성호)는 매번 꺾이고 좌절해도 배우가 되겠다는 바람 하나로 버티고 일어서는 오디션 천재 짱구(정우 분)의 유쾌하고 뜨거운 도전 드라마를 그린다. '비공식 천만 영화'로 불리는 '바람'(2009)의 주인공 짱구를 17년 만에 다시 스크린으로 소환한 작품이자 오성호 감독의 첫 연출작이다.

'바람'은 짱구라는 별명을 가진 고등학생 김정국(정우 분)의 거친 고등학생 시절을 다룬 영화로, 개봉 당시 누적 관객 수 10만 명을 기록했다. 이후 작품은 IPTV 및 OTT 플랫폼을 통해 공개됐고, '그라믄 안돼' '내 서른마흔다섯 살이다' 등과 같은 차진 부산 사투리가 담긴 대사가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처럼 널리 퍼지면서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게 됐다.

그리고 17년 만에 관객들을 찾아온 '짱구'는 정우가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내면서 시나리오를 집필했고 공동 연출과 주연까지 소화한 작품으로, 제작 단계부터 많은 기대와 관심을 모았다.

정우는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공동 연출과 주연까지 맡은 짱구로 관객들과 만난다. 그는 꿈을 향해 끝까지 밀어붙이는 서울 자취생의 거침없는 용기를 전하고 세상 한복판에서 생존해 나가는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짱구는 서울로 상경한 지 10년 차인 29세 무명 배우다. 배우가 되게 위해 오디션을 계속 보는 그는 할머니의 병원비로 생계가 막막해 구인구직 지면을 뒤적이는 깡냉이(조범규 분)와 함께 힘든 서울살이를 하고 있다. 그러던 중 짱구는 이렇다 할 꿈도 직업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부산 친구 장재(신승호 분)와 술을 한잔하다가 만난 민희(정수정 분)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사귀는 것도 편한 친구도 아닌 애매모호한 사이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짱구와 민희는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이와 함께 짱구는 꾸준히 오디션과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지만 좀처럼 좋은 연락을 받지 못하고, 엎친 데 덮친 격 비밀이 많았던 여자친구에게 뒤통수를 맞고 헤어지고 만다.

이후 군복무를 마치고 다시 오디션 무대에 오른 짱구가 시간이 흘러 배우로서 '바람'의 대본을 받게 되는 모습으로 끝나며 이를 연기한 정우가 지금의 위치에서 대중과 만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와닿게 한다.

이렇게 '짱구'는 실패와 흔들림 속에서도 다시 나아가는 짱구의 모습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려낸다. 어디로 흘러갈지 몰라서 불안하지만 그럼에도 어린 나이가 무기인 풋풋한 청년인 짱구의 오디션 도전기부터 사랑과 우정 그리고 부산을 비롯한 그때 그 시절의 풍경을 담아내면서 말이다.

정수정 신승호 현봉식 등도 출연하는 짱구는 15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95분이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정우는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작품의 주인공을 연기한 만큼 자연스럽고도 묵직한 활약으로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는다. 그는 꿈을 향해 끝까지 밀어붙이는 인물의 이유 없는 용감함부터 오디션만 계속 보다가 마침내 배우가 되고 싶은 자신의 속내를 마주하고 나서 변화된 연기까지 펼치며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왜 짱구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박혀있는 캐릭터인지를 보여준다.

실제로 정우와 꽤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그의 친구를 연기한 신승호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이러한 현실을 연기력으로 극복한 신승호는 자연스럽게 사투리를 구사하고 찐친 케미도 형성하면서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올 때마다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지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 가운데 민희를 연기한 정수정은 아쉽다. 그의 활약이 아닌 캐릭터의 설정 자체가 문제다. 정수정은 아름다운 비주얼과 도도한 분위기로 등장과 함께 관객들의 시선을 붙들지만, 사연이 있는 듯 궁금증을 자아내다가도 방황하는 주인공에게 깨달음을 안겨주는 인물로만 소비되며 그 이상으로 확장되지 못한다.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짱구를 호텔로 부르는, 단골손님을 오빠로 부르는, 술집에서 남자들과 놀기 위해 남자친구에게 거짓말을 하고 돈을 빌리는 소위 꽃뱀이라는 이미지로만 남을 뿐이다. 남자들의 워너비이자 현실과는 거리감이 있는 상징적인 인물로서 그리고 싶었다는 정우의 의도를 들으면 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결국 관객들이 정서적으로 공감하고 호감도를 쌓아갈 수 있는 인물로는 끝내 구축되지 못하면서 이를 소화한 정수정의 비주얼과 연기력이 더 안타깝게 다가온다. 여기에 술집에서 만난 여성들 앞에서 나누는 남성들의 적나라한 대사는 지금 관객들에게 꽤 불편함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차라리 이러한 시대착오적 설정을 줄이고 꿈을 위해 노력하는 짱구의 시간에 더 집중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바람'을 보지 않았어도 '짱구'를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비공식 천만 관객 중 한 명이었다면 더 반가움을 느낄 듯하다. 특히 미화되지 않은 10대 남학생들의 세계를 거칠지만 솔직하게 담아낸 전작을 통해 그때 그 시절을 추억했던 관객들이라면 이번 작품을 보고 또 다른 청춘의 온도에서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95분이다.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