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음악의 귀환②] '헬로루키'에 거는 기대감


'스페이스 공감'의 부활과 함께 경연 재개
더 많은 혜택 예고하며 신인 뮤지션 등용문 자처

EBS 스페이스 공감 공연이 재개되면서 신인 발굴 프로그램 헬로루키도 다시 시작됐다. 2026년 5월 헬로루키 콘테스트에는 952팀이 지원했다./EBS

'라이브 지향 무대'와 '헬로루키' 콘테스트로 수많은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하고 알린 '스페이스 공감'이 3년 만에 부활했다. 새로운 '스페이스 공감'에서 EBS가 그리는 청사진이 무엇이고, 현장 뮤지션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들어봤다. 더불어 또 하나의 '고품격 라이브 방송'으로 꼽히던 '문화콘서트 난장'의 근황도 함께 알아봤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EBS '스페이스 공감'의 부활을 사람들이 반기는 이유에는 '헬로루키' 콘테스트도 큰 몫을 차지한다.

'스페이스 공감'의 신인 발굴 및 지원 프로그램인 '헬로루키'는 2007년 시작 이래 15년간 173팀의 역량 있는 뮤지션을 배출해 왔으며 이 중에는 오지은, 안녕바다,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로맨틱펀치, 몽니, 노리플라이, 데이브레이크, 바이바이배드맨, 최고은, 잠비나이, 실리카겔, 설, 지소쿠리클럽, 한로로 등 밴드 신을 대표하는 스타들도 포함됐다.

다만 '스페이스 공감'과 마찬가지로 '헬로루키'도 2022년을 끝으로 줄곧 중단 상태였으나, '스페이스 공감' 부활하자 자연스럽게 '헬로루키' 콘테스트도 재개됐다.

3년이 넘는 공백기 이후 재개된 '헬로루키'인 만큼 지원 열기도 뜨거웠다. 2월 23일부터 3월 15일까지 접수가 진행된 '2026 5월의 헬로루키'에는 10팀의 예선 진출자를 뽑는데 무려 952팀의 지원이 몰렸다. 여기에 참가를 준비했으나 지원 자격에 맞지 않아 발길을 돌린 팀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이 커진 만큼 '헬로루키'에 선정될 시 혜택도 커졌다. '이달의 헬로루키'는 200만 원의 상금과 '스페이스 공감 - 이달의 헬로루키' 출연, '올해의 헬로루키' 본선 진출 자격이 부여되며, '올해의 헬로루키' 대상팀은 2000만 원의 상금과 '스페이스 공감' 단독 출연,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공연 지원 등의 혜택을 얻는다.

EBS 황정원PD는 "신인 뮤지션의 음악을 사람들에게 더 친근하게 소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다. 일단 상금 액수를 증액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스타 뮤지션으로 등용문으로 통하던 '헬로루키'의 부활에 기성 뮤지션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밴드 안녕바다는 헬로루키가 시작된 첫해인 2007년 11월에 이달의 헬로루키에 선정된 바 있다. 안녕바다의 베이시스트 우명제(사진)는 헬로루키 부활에 큰 기쁨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EBS

'헬로루키'가 처음 시작된 해인 2007년 '11월의 헬로루키'에 선정된 밴드 안녕바다의 멤버 우명제는 "'헬로루키'가 안녕바다의 첫 방송 출연이었다. '헬로루키'에 선정되고 방송에 나간 게 첫 앨범을 발매했을 때만큼 행복한 기분이었다"며 "그래서 프로그램이 중단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큰 상실감을 느꼈고, 부활 소식에 큰 기쁨을 느꼈다. 한국에서 밴드가 설 수 있는 가장 큰 무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늘 같은 곳에 존재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명제는 "'헬로루키'는 밴드가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무대다. 그렇기 때문에 '헬로루키'가 밴드 신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며 "'헬로루키'가 너무 밴드 위주로 진행된다는 말도 있지만, K팝이나 힙합, 트로트 등은 관련 프로그램이 많은 반면 밴드 중심의 프로그램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 밴드 중심의 프로그램이 하나쯤은 있었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우명제는 '헬로루키'가 더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아마 '헬로루키'에 나오는 대부분의 팀은 방송경험이 적을 거로 생각한다. 방송에서 긴장하거나 부담을 느끼지 않게 충분한 사전 미팅이 있었으면 한다. 또 무대나 백스테이지 영상을 쇼츠로 제작해 배포하는 등 요즘 미디어 환경에 맞는 마케팅 전략도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헬로루키'가 중단되기 전 마지막으로 열린 2022년 '올해의 헬로루키' 대상을 수상한 지소쿠리클럽(jisokuryClub)도 비슷한 입장이다.

지소쿠리클럽은 "'헬로루키'가 재개돼 너무 기뻤다. 우리가 마지막 '헬로루키'로 남아있다는 게 내심 슬펐다"며 "많은 신인들이 발굴되고 또 신인들이 계속해서 경연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고 반겼다.

이어 이들은 "'헬로루키'에 나가기 전의 우리는 인지도가 '0'이었다. '헬로루키'에 출연하고 인지도가 많이 올랐고, 적어도 '지소쿠리클럽'이라는 이름을 사람들이 기억하게 됐다"며 "덕분에 자신감도 많이 얻어서 계속 음악활동을 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밴드 지소쿠리클럽은 헬로루키가 중단되기 전 마지막으로 열린 2022년 올해의 헬로루키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현재 지소쿠리클럽은 각종 페스티벌에 빠지지 않는 인기 밴드로 자리잡았다./지소쿠리클럽 제공

지소쿠리클럽은 현재 신에서 소위 '잘 나가는 밴드'로 꼽힌다. 각종 페스티벌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단독 콘서트도 대부분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지소쿠리클럽을 향한 러브콜은 대기업에서도 이어졌다. 식품업체 농심은 지소쿠리클럽과 손잡고 'VISIT SEOUL, TASTE NONGSHIM(비지트 서울, 테이스트 농심)'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2월 10일 공개했으며, 해당 영상은 15일까지 유튜브 조회수 4807만 회를 기록 중이다.

지소쿠리클럽은 "특정 메시지를 강조하기보다 제품이 일상에 녹아드는 방식으로 표현하려 했다. 여기에 서울이라는 도시의 분위기, 인디 음악과 아날로그적 연출이 더해지면서 광고가 아닌 하나의 뮤직비디오처럼 느껴지도록 작업했다"며 "독특하고 설레는 분위기가 있어 많은 분들이 좋아해 준 것같다. 우리도 너무 좋고 기쁘다. 덕분에 우리의 다른 음악에도 해외 팬들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며 흐뭇해했다.

농심 관계자는 "지소쿠리클럽이 가지고 있는 감성과 음색이 느긋하고 행복한 인생의 이미지를 전달하기에 최적이라 생각했다"며 "서울의 평범한 일상과 농심의 제품, 지소쿠리클럽의 음색이 최고의 시너지를 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공감을 끌어 낼 수 있었다"고 컬래버레이션 이유를 밝혔다.

컬래버레이션이 성사된 첫 번째 이유는 지소쿠리클럽의 음악이겠지만, 그 음악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된 '헬로루키'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

지소쿠리클럽은 대기업 농심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컬래버레이션 뮤직비디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는 핼로루키가 신인 뮤지션이 성장하고 활동하는 데에 도움을 준 좋은 사례로 꼽힌다./농심 유튜브 캡처

이처럼 '헬로루키'의 필요성에는 모두 이견이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 차례 중단 사태를 겪은 후 재개되는 '헬로루키'인 만큼 개선해야 할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가요 관계자 A씨는 "현실적으로 모든 뮤지션의 라이브 무대를 보기는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헬로루키'는 '한국대중음악상'이 아니다. 음원뿐만 아니라 무대에서의 실연이나 현장 반응 등도 최대한 반영해야 본연의 취지에 더 맞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의 '헬로루키'는 참가자들마저도 '라이브 무대'를 겨루는 것이 아니라 '한국대중음악상' 후보에 오르기 위한 전초전정도로 생각하는 것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로 옹호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음반 제작자 B씨는 "사실 '헬로루키'의 선정 기준이나 라이브 경연의 부족 등은 오래 전부터 말이 나오던 부분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금보다 더 나은 대안도 없이 무조건 바꿔야 한다고 요구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라면서 "또 '올해의 헬로루키'에는 외부 심사위원을 추가하는 등 '스페이스 공감'도 다양한 시각으로 공정한 심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어떤 일이든 명(明)이 있으면 암(暗)도 있는 법이다. 모든 게 완벽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래도 이제 예산과 자금에 여유가 생긴 만큼 라이브 심사 무대를 더 늘린다든지 등의 더 나은 방안을 찾아 적용하면 아쉬운 목소리도 잦아들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BS 황정원 PD도 "'헬로루키'는 장르를 특정해 선발하지 않는다. 오디션에 지원한 신인 음악가 중 가장 멋진 라이브 연주와 가장 좋은 음악을 선보인 신인을 발굴할 뿐"이라며 "'헬로루키'는 신인 뮤지션을 위한 가장 신뢰성 있는 등용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026년 5월의 헬로루키는 예선 진출 10팀이 확정됐다. 이번 경연에는 무려 952팀이 지원해 헬로루키가 지닌 위상을 입증했다./EBS

비판 여론과 별개로 '헬로루키'가 신인 뮤지션 발굴에 큰 기여를 해 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게다가 '스페이스 공감'과 '헬로루키'의 예산이 늘어난 만큼 향후 한층 시스템을 보강할 여력까지 생겼다.

그렇기 때문에 '스페이스 공감'이나 '헬로루키'는 점점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지만 취재 도중 만난 몇몇 뮤지션이나 제작자들은 "아직 부족하다"는 말을 꺼내기도 했다.

과거 지방 방송국에서 진행하던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들은 여전히 부활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2020년 초까지는 '스페이스 공감'외에도 광주MBC의 '문화콘서트 난장', KBS춘천의 '올댓뮤직', 울산방송의 '열린예술무대 뒤란' 등 다양한 지역 음악 프로그램이 있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축소됐거나 중단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문화콘서트 난장'을 17년간 제작한 김민호 PD는 전라남도 담양군 LP음악충전소에서 신규 브랜드 'dLPs(디엘피스)'를 론칭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나섰다.

<더팩트>는 LP음악충전소에서 김민호 PD와 만나 지방 공연의 현실과 전망을 들어봤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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