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탄탄한 스토리를 한층 더 확장된 스케일로 펼쳐내며 10주년을 뜻깊게 기념하고 있다.
지난 1월 막을 올린 '은밀하게 위대하게: THE LAST'(이하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북한 남파 특수공작 5446 부대의 엘리트 요원들이 조국 통일이라는 원대한 사명을 안고 동네 바보와 가수 지망생, 고등학생으로 위장해 남한의 달동네에 잠입한 이야기를 그린다.
이는 1000만 독자가 선택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영화로도 제작돼 700만 관객을 사로잡은 바 있다. 이후 무대로 옮겨진 작품의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첫 넘버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함께 잘 짜인 군무로 공연의 시작을 힘 있게 알리는 작품은 5446 부대 전설의 요원 원류환이 남한으로 내려와 초록색 트레이닝복 한 벌로 지내며 슈퍼에서 일하는 동네 바보 동구로서의 일상을 보여준다.
이어 그는 공화국 최고위층 간부의 아들이지만 로커 지망생이 된 리해랑과 5446 부대의 최연소 조장이자 원류환을 동경해 남한으로 따라 내려온 고등학생 위장 요원 리해진을 만나 북한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평범한 나날을 보낸다. 함께 이불을 빨고 멸치를 손질하고 슈퍼를 지키기 위해 동네 깡패들과 맞서면서 말이다.
예상보다 길게 잠복하면서 남한 사람들과 함께 웃고 지내던 원류환 리해진 리해랑은 연락이 닿지 않았던 본국에서 돌이킬 수 없는 명령을 받고 흔들리기 시작한다. 전사가 아닌 평범한 삶을 꿈꾸게 된 세 사람은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2016년 소극장에서 초연을 올린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2020년 삼연에서 중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서사와 음악을 보강한 'THE LAST' 버전을 처음 선보였다. 이후 10주년 기념 공연이자 여섯 번째 시즌을 맞이하면서 1000석 규모의 대극장으로 무대를 옮기고 8인극이던 구성을 17인극으로 확장하며 한 번 더 스케일을 확장했다.
이는 커진 공연장 위에서 아크로바틱 무술 비보잉 군무 등 다채롭고 정교해진 액션이 등장하는 장면을 통해 단번에 느낄 수 있다. 또 2층 철제 구조물로 무대를 빈틈없이 가득 채우고, 배우들은 이를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객석에서도 등장하며 보다 더 역동적인 공연을 완성한다. 파워풀한 액션과 어우러지는 여러 소품과 화려한 조명 연출도 힘을 보태며 눈을 즐겁게 한다.
다만 아쉬운 점도 분명했다. 상대의 액션을 받는 리액션이 느리다거나 몸보다 효과음이 앞서는 등 합을 맞추는 배우들의 호흡이 아직 완벽하지 않은 것. 심지어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소품마저 제때 등장하지 않아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뮤지컬 배우들을 비롯해 김동준 니엘 영빈 민규 등 아이돌로 활동했거나 활동 중인 이들이 대거 이름을 올려 개막 전부터 기대감과 불안함이 공존했던 게 사실이다. 아직 '아이돌 출신 뮤지컬 배우'를 바라보는 시선이 편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이들은 일부 넘버에서는 흔들리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연기력과 가창력으로 극을 이끌었고, 자연스럽게 몸을 쓰고 군데군데 재치 있는 애드리브도 배치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다.
이렇게 강렬하고 묵직한 액션과 군무 그리고 평범한 삶을 꿈꾸는 인물들의 서사가 어우러진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오는 4월 26일까지 서울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