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살목지' 김혜윤, 새 일기장으로 펼친 꿈


촬영팀을 이끄는 PD 수인 役 맡아 첫 호러 도전
"물귀신이라는 참신한 소재에 끌려…계속되는 혼란이 관전포인트"

배우 김혜윤이 영화 살목지 개봉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쇼박스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김혜윤에게 작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그때 그 시간을 온전히 잘 기록한 영상 일기장과도 같단다. 그런 지점에서 이번에 선보이는 '살목지'라는 일기장에는 좋아하는 것들에 도전하며 꿈을 마음껏 펼친 그의 새로운 얼굴들이 빼곡하게 담겨 있어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김혜윤은 영화 '살목지'(감독 이상민) 개봉을 앞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동감'(2022) 이후 약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그는 "오랜만이라 떨리면서도 기대되는데 잘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며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꺼냈다.

오는 8일 스크린에 걸리는 '살목지'는 찍은 적 없는 형체가 로드뷰 화면에 포착되고 검고 깊은 물 속에 있는 존재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가운데 살목지에 들어서게 된 7명의 촬영팀이 맞닥뜨린 공포를 생생하게 그린 작품으로, 단편 영화 '함진아비' '돌림총' 등을 통해 공포 장르에서 자신만의 색을 다져온 이상민 감독의 첫 단독 장편 연출작이다.

이 가운데 김혜윤은 기이한 소문이 끊이질 않는 살목지의 로드뷰 화면에 촬영한 적 없는 정체불명의 형체가 포착되고, 이를 본 주민들과 지자체의 항의가 빗발치자 해당 장소를 재촬영하러 가는 온로드미디어 PD 수인 역을 맡아 첫 공포 장르에 도전했다.

김혜윤은 촬영팀을 이끄는 PD 수인 역을 맡아 첫 호러에 도전했다. /㈜쇼박스

평소 공포물을 보며 쾌감을 느끼는 걸 즐긴다는 김혜윤은 해당 장르의 재미와 함께 '살목지'만의 매력을 설명했다. 그는 "'범인이나 정체가 무엇일까?'라고 생각하면서 긴장감과 궁금증을 느끼다가 실체를 알았을 때 해소감과 쾌감을 느끼는 걸 좋아한다"며 "이번에는 시나리오가 재밌었고 물귀신이라는 소재가 참신해서 끌렸다"고 말했다.

수인은 직접 본 것만 믿고 이성의 끈도 꽉 쥐고 있지만, 자신을 대신해서 살목지로 향했다가 연락이 두절된 선배 교식(김준한 분)을 찾기 위해 해당 장소에 발을 들였다가 그곳에서 설명할 수 없는 공포와 마주하면서 심리 변화를 겪는 인물이다.

이에 김혜윤은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주로 보여줬던 통통 튀고 발랄한 매력을 잠시 내려놓고, 교식을 향한 수인의 죄책감과 공포감에 집중하면서 버석한 얼굴로 극을 힘 있게 이끈다. 특히 그는 과한 액션보다 표정이나 눈빛으로만 인물이 느끼는 복잡다단한 내면을 섬세하게 드러내는데 집중하며 동료들과 함께 살목지를 벗어나려는 사투를 몰입감 있게 그려낸다.

"감독님께서 수인이는 물공포가 있고, 교식의 일로 인해 생긴 죄책감이 스트레스로 다가오면서 초반부터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 많이 찌들어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절제하면서도 미안함과 죄책감이라는 감정에 중점을 두고 눈치를 살피는 등에 포커스를 두고 연기하려고 했죠. 많이 덜어내는 방법을 배웠어요."

김혜윤은 미안함과 죄책감이라는 감정에 중점을 두고 눈치를 살피는 등에 포커스를 두고 연기하려고 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쇼박스

극 중 수인은 액션보다 리액션에 더 집중된 인물이다. 관객들에게 직접 공포감을 심어주기보다 함께 긴장감을 느끼며 이야기를 따라가게 만드는 위치다. 그렇기에 작품의 전반적인 미스터리함을 담당하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교식으로 분한 김준한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며 관계성을 만들어가려고 했는지 궁금했다.

"평소에 선배님과 대화할 때는 엄청 다정하고 잘 챙겨주고 섬세하신데 연기할 때는 첫 장면부터 쎄하다는 느낌이 강해서 자연스럽게 바로 몰입할 수 있었어요. 선배님이 실제로 피부도 너무 하얗다 보니까 그 인물과 동일시하게 보였던 거 같아요(웃음)."

전 연인이자 함께 목숨 걸고 살목지에서 빠져나오려고 고군분투하는 수인과 기태(이종원 분)의 상황도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이와 관련해 김혜윤은 "감독님께서 리딩 때부터 불친절하게 대화하는 톤을 잡아주셔서 이를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종원 오빠와는 투닥거리고 장난도 많이 치는데 이게 연기할 때도 잘 묻어나와서 편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수중 촬영 장면도 언급했다. 물을 좋아하고 경험도 있기에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나 해당 장르만의 공포심을 새롭게 느끼며 예상치 못한 긴장감에 휩싸였었다고. 김혜윤은 "공포 영화다 보니까 수중 세트도 어둡고 무서워서 물 밑으로 내려가니까 긴장이 많이 되더라. 그런데 종원 오빠가 너무 능숙하게 잘 이끌어줘서 심리적으로 안정이 됐다. 오빠 덕분에 힘내서 촬영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김혜윤은 뭔가에 홀리고 현실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닌, 이런 게 반복되면서 혼란을 주는 게 살목지의 재미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쇼박스

2013년 KBS2 'TV소설 삼생이'로 데뷔한 그는 수많은 작품의 조단역으로 출연하며 우직하게 경험을 쌓았고, 2018년 JTBC 'SKY 캐슬'에서 강예서 역을 맡아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이후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 '어사와 조이' '선재 업고 튀어'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 등을 통해 흥행은 물론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이렇게 꾸준히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한 김혜윤은 '살목지'로 공포 장르를 소화하며 자신의 활동 영역을 또 한 번 넓히는 데 성공했다. 이어 그는 영화 '랜드' '고딩형사', 드라마 '굿파트너2' 등을 연달아 선보이며 열일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고, 오는 16일 첫 방송되는 tvN 예능프로그램 '언니네 산지직송 in 칼라페'를 통해 야무진 막내가 추구미인 인간 김혜윤의 매력도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데뷔하고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온 김혜윤의 발자취를 보고 있자니 대개 배우들은 스스로를 늘 선택받는 직업이라고 말하지만, 그는 역할의 크기와 상관없이 다양한 장르에서 뛰어놀며 자신의 위치를 스스로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에게 다양한 장르의 작품과 캐릭터를 주시는 건 너무 감사한 부분이에요. 저는 늘 말투나 보여지는 이미지들이 달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소소한 습관 같은 것도 새롭게 만들기도 해요. 제가 안 해봤던 느낌의 인물들을 더 해보려고도 하는 편이고요. 비슷한 결만 하면 저도 모르게 하나의 캐릭터에 국한되는 느낌이라서 최대한 다양하고 색다른 것에 도전하려고 해요."

약 50분 동안 '살목지'와 관련된 여러 비하인드부터 배우로서의 솔직한 마인드까지 들려준 김혜윤은 마지막까지 작품 홍보를 잊지 않았다. 그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게 관전포인트다. 물귀신이라는 소재가 주는 매력인 것 같은데 뭔가에 홀리고 현실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닌, 이런 게 반복되면서 혼란을 주는 게 작품의 재미"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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