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의 신보 제목이 '아리랑'인 시대다. 그야말로 신(新) 한류 열풍이 도래했다. 특히 K-콘텐츠의 인기가 눈에 띈다. 이제 한국 콘텐츠는 글로벌 OTT 순위권에 밥 먹듯이 이름을 올린다.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이러한 흐름에 정점을 찍으며 K-컬처가 글로벌 트렌드라는 것을 증명했다.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 역시 단순한 관광을 넘어 콘텐츠 속 '한국'을 직접 경험하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더 이상 익숙한 관광지에 머무르지 않는다. 콘텐츠가 비춘 한국의 일상은 곧 새로운 여행 목적지가 된다. 이에 <더팩트>는 '타자(他者)의 시선'으로 바라본 K-콘텐츠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강신우 기자] "한국 드라마를 너무 좋아해서 교환학생도 한국으로 오기로 결정했어요."
서울 종로구 서울컬쳐라운지에서 만난 벨기에 국적의 알렉시아(21) 씨는 K-콘텐츠가 자신의 진로와 유학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서울컬쳐라운지는 서울관광재단이 운영하는 외국인 관광객 대상 한류문화체험 공간이다. 2024년 6월 문을 연 이곳은 다양한 한국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최근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필수 방문 코스'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해 6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글로벌 인기 이후 '갓 키링 만들기' '케데헌 안무 배우기' 등의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며 현재까지도 유학생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판소리 체험을 하러 온 알렉시아 씨는 K-콘텐츠 경험을 통해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5주 전 가톨릭대학교로 교환학생을 왔다는 그는 "2017년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을 접하면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K-콘텐츠를 접하며 한국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커졌고, 결국 교환학생 결정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대학 현장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감지된다. 단국대학교 국제교류팀 최재혁 씨는 "그간 유학생들의 국적이 중국 위주였다면 K-콘텐츠의 흥행 이후에는 카자흐스탄, 인도, 기타 유럽 국가 등으로 국적이 다양해졌다"며 유학생 구성에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났다고 짚었다.
관광 목적지 역시 달라지고 있다. 더 이상 이들은 외국인들을 위한 대표 관광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지난 3월 방탄소년단 광화문 컴백 콘서트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는 싱가포르 국적의 말라시아(36) 씨는 "이번에 방문한 동네 중 성수동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다양한 팝업스토어와 한국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잘 조성돼 있어서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관광재단 관광인프라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도은 씨는 "과거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선호 관광지가 명동, 이태원, 홍대 등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종로, 해방촌, 성수 등 로컬들이 자주 찾는 공간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K-팝의 영향으로 SM, 하이브 사옥이 위치한 뚝섬과 용산 일대 역시 인기 방문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외국인 관광객들은 단순히 유명한 장소를 방문하기보다 한국인의 실제 생활에 녹아들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하다"며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얻고, 한국인들의 일상 동선을 따라가는 여행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컬쳐라운지에서 만난 외국인 관광객들은 "콘텐츠에서 본 화려한 한국의 모습도 멋있지만 한국인들이 누리는 일상적인 삶의 모습도 너무 마음에 든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또한 이도은 씨는 "과거에는 마니아층 중심의 문화였던 K-콘텐츠가 이제는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주류 문화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고 현장에서 체감한 변화를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전통문화'라고 하면 다소 고루한 이미지가 강했는데 최근에는 K-콘텐츠를 기반으로 전통문화가 '힙'한 이미지로 재해석 되고 있다"며 "(한국인들 사이에서) 전통문화가 유행을 타면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을 접한 외국인 관광객들 역시 자연스럽게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콘텐츠를 통해 형성된 관심이 실제 공간과 경험으로 이어지고 있는 사례는 다양한 곳에서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다. 단순한 시청을 넘어 방문과 체험으로 확장된 K-콘텐츠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인식하는 방식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타자의 시선'으로 콘텐츠를 통해 형성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점차 '체험하는 한국'으로 확장되며 관광 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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