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他者)의 시선①] '월클'된 K-컬처…해외 콘텐츠 속 한국의 모습


글로벌 OTT 내 K-콘텐츠 인기
한류 열풍 속 한국 배경 해외 콘텐츠 급증

최근 한국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해외 OTT 작품들이 나오고 있다. /각 제작사

방탄소년단(BTS)의 신보 제목이 '아리랑'인 시대다. 그야말로 신(新) 한류 열풍이 도래했다. 특히 K-콘텐츠의 인기가 눈에 띈다. 이제 한국 콘텐츠는 글로벌 OTT 순위권에 밥 먹듯이 이름을 올린다.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이러한 흐름에 정점을 찍으며 K-컬처가 글로벌 트렌드라는 것을 증명했다.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 역시 단순한 관광을 넘어 콘텐츠 속 '한국'을 직접 경험하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더 이상 익숙한 관광지에 머무르지 않는다. 콘텐츠가 비춘 한국의 일상은 곧 새로운 여행 목적지가 된다. 이에 <더팩트>는 '타자(他者)의 시선'으로 바라본 K-콘텐츠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강신우 기자] 불과 10여 년 전,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2'가 한국에서 주요 장면을 촬영한다고 발표했을 때 국내 분위기는 사뭇 들떴다. 언론은 이를 대서 특필했고, 국민들 역시 놀라움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다만 이제는 이야기가 다르다. 신 한류 열풍에 힘입어 최근 한국을 배경으로 한 해외 OTT 콘텐츠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단순한 배경 차원을 넘어 이야기의 중심 무대로 서울을 비롯해 한국의 여러 도시가 자리 잡으면서 K-컬처의 확장은 또 다른 국면을 맞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 다양한 콘텐츠는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한국을 담아내며 새로운 '한류 지도'를 그리고 있다.

넷플릭스 인도 영화 다시, 서울에서는 외국인의 시점에서 바라본 한국의 일상적 공간을 담았다. /넷플릭스

지난달 12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인도 영화 '다시, 서울에서'(감독 라 카르틱·원제 'Made in Korea(메이드 인 코리아)')는 인도에서 안락한 삶을 살던 여성 셴바(프리양카 아룰 모한 분)가 서울 한복판에 홀로 남겨진 뒤 낯선 도시에서 결국 진짜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에는 박혜진 백시훈 등 한국 배우도 참여했으며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서울의 풍경과 정서가 담겨 있다. 특히 남산서울타워, 청계천,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등 한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일상적인 도시 공간을 통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살아가는 공간'으로서의 서울을 조명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엑스오, 키티는 한국의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다양한 한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의 스핀오프 작품인 'XO, Kitty(엑스오, 키티)'(제작사 나인테일드폭스) 시리즈 역시 한국을 배경으로 한 대표적인 글로벌 콘텐츠다. '사랑 맺어주기'가 특기인 키티(애나 캐스카트 분)가 지구 반대편인 서울로 날아가 남자친구와 재회하고 새로운 경험과 설렘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2023년 첫 시즌을 시작한 이후 4월 2일 시즌3를 공개한 작품에는 서울 명문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다양한 한국의 관광지와 일상적인 공간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특히 K-드라마 문법과 하이틴 장르를 결합하며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일상으로서의 한국'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우 김태희 김지훈 박해수 등이 출연한 미국 아마존 오리지널 시리즈 버터플라이가 지난해 8월 공개됐다. /tvN

여기에 한국을 무대로 한 스릴러 작품 역시 눈에 띈다. 지난해 8월 공개된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 시리즈 'Butterfly(버터플라이)'(연출 다니얼 대 킴)는 한국을 주요 무대로 한 액션 스릴러다. 베일에 싸인 전직 미 정보요원 데이비드 정(대니얼 대 킴 분)과 그를 죽이기 위해 파견된 현직 요원 레베카(레이나 하디스티 분)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매 회차 제목을 'Daegu(대구)' 'Busan(부산)' 'Pohang(포항)' 'Seoul(서울)' 등 한국의 주요 도시 이름으로 설정, 각 도시의 특징을 살린 배경을 구성했다. 여기에 배우 김태희 김지훈 박해수 등 한국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글로벌 프로젝트 속 K-콘텐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브라질 시리즈 내 한국인 남자 친구는 한국의 다소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넷플릭스

이처럼 그간 해외 콘텐츠 속 한국은 선망과 기대의 대상이 되는 배경으로 그려져 왔다. 그러나 관련 정보와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낭만적인 이미지에만 머무르지 않고 부끄러운 민낯까지 담긴 현실적인 모습까지 함께 콘텐츠에 담기고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콘텐츠 속에 노출된 국가의 모습은 해당 나라에 대한 이미지로 즉각 반영된다"며 "왜곡되거나 부정적인 표현이 반복될 경우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내부에서의 냉철한 분석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1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내 한국인 남자 친구'(각본 타이스 파우캉·원제 'Meu Namorado Coreano')는 인생과 사랑에서 각기 다른 단계에 놓인 다섯 명의 브라질 여성이 한국에 대한 환상을 품고 사랑을 찾아 한국으로 향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리얼리티다.

제작진은 작품에 대해 "'K-드라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작품 속 브라질 여성과 한국 남성은 한국의 다양한 장소에서 데이트를 진행한다. 그러나 작품에선 단순 로맨스보다 이들 간의 문화적 충돌과 현실적인 문제가 함께 비춰진다. 그간 보여졌던 상상 속의 한국과 실제 사이의 간극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환상과 현실이 충돌하는 지점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렇듯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모습은 더 이상 단순한 관광지나 배경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야기의 중심에서 인물의 감정과 서사를 움직이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타자의 시선'으로 재구성된 한국과 K-콘텐츠는 지금, 또 하나의 한류 확장의 길을 열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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