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2000년대로 회귀하는 음악들…끝나지 않는 'Y2K'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2000년대, 2010년대 재조명
현재 2,30대 세대들의 향수 등이 요인으로 꼽혀

그룹 뉴진스의 등장과 인기는 Y2K의 유행에 기폭제가 됐다. 사진은 뉴진스의 하니 민지 혜인 다니엘 해린(왼쪽부터)이 2024 더팩트 뮤직 어워즈에 참석한 모습이다./더팩트DB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한국 대중 음악의 시계는 뒤로 가고 있다.

2022년 7월 그룹 뉴진스(NewJeans) 등장 이후 유행하기 시작한 'Y2K 감성'은 뉴진스가 사실상 활동을 멈춘 2024년 11월 이후에도 꾸준히 인기를 누리며 현재 대중 음악계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Y2K' 단어 자체는 2000년을 가리키지만 현재 대중 음악계나 문화계에서는 2000년부터 2010년 전후의 문화를 통틀어 가리키는 단어로 확장해 사용하는 경향이 짙다.

2000년대와 2010년대의 음악과 스타일에 초점을 맞춘 'Y2K 감성'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인기다. 11일 새 앨범 'LOVE CATCHER(러브 캐처)'를 발표한 최예나는 타이틀곡 '캐치 캐치'에서 2010년대에 활약한 그룹 티아라(T-ARA)를 연상시키는 음악으로 눈길을 끌었고, 키키(KiiiKiii)나 하츠투하츠(Hearts2Hearts) 등도 2010년 초반 유행한 하우스 음악과 그 당시 감성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또 발라드 쪽에서도 2003년 발매된 임현정의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이 차트 역주행을 이어가고 있는가 하면 2006년 데뷔한 그룹 씨야(SEE YA)도 원년 멤버가 모여 무려 15년 만에 신곡 발매를 예고하고 있다.

밴드 신에서도 1999년 데뷔한 Y2K가 고재근, 마츠오 유이치, 마츠오 코지 완전체로 재결합이 성사되는가 하면 우즈(WOODZ)는 4일 발매한 첫 정규앨범 'Archive. 1'에서 마치 2000년대 초반 서태지를 연상케 하는 다채로운 장르와 실험적인 사운드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음악 제작자 A씨는 "같은 장르의 음악을 제작해도 신곡보다 이 시기에 나온 음악을 리메이크하는 쪽이 훨씬 반응이 좋다"며 "요즘 젊은 층들 사이에서 2000년대 발라드나 2010년대 음악이 유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Y2K 감성'이 인기를 얻는 분위기가 확실히 있다"고 말했다.

가수 최예나가 11일 발표한 미니앨범 LOVE CATCHER의 타이틀곡 캐치캐치는 2010년대 초반 유행한 그룹 티아라나 오렌지 캐라멜 등의 음악과 매우 유사하다./박상민 기자

재미있는 점은 이런 'Y2K의 유행'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2000년대와 2010년대를 그리워하는 분위기는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한 가요 관계자 B씨는 "올해 초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밈이 '2026 is the new 2016(2026년은 새로운 2016년)'이었다"며 "레트로나 복고의 유행은 과거에도 항상 있었다. 다만 예전에는 '20년 주기'가 정석으로 받아들여졌다면 이제는 그 주기가 10년 단위로 짧아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해외 음악계에서는 2016년을 전후로 절정의 인기를 누린 체인스모커스(The Chainsmokers)나 트웬티 원 파일럿(twenty one pilots), The 1975 등의 아티스트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자라 라슨(Zara Larsson)이 2015년 발표한 'Lush Life(러시 라이프)'가 UK차트 8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 2016년 출시돼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 '포켓몬 고'가 주목받는 등 했다.

그렇다면 궁금한 건 '왜'다. 반드시라고는 하기 어렵지만 지금 대중 음악계가 열광하는 Y2K 감성은 '2010년 전후'에 집중되고 있는 경향을 보인다.

이를 두고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 C씨는 "코로나 팬데믹은 지금의 2, 30대에게 일종의 문화적 암흑기로 남아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마땅히 누려야 할 문화적 즐거움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는 상실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이 벌어지기 전인 그 시절인 2016년을 '즐겁고 아름다운 시절', '좋은 추억' 등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영국 BBC 급변하는 사회가 과거로의 회귀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BBC는 지난 1월 10일 '2026 is the new 2016' 현상을 분석한 기사에서 '새해의 시작'과 '미래에의 불안감'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초부터 해외에서는 2016년의 음악과 문화, 패션 등을 그리워하는 2026 is the new 2016 밈이 유행하고 있다. 사진은 2016년 5월 데뷔한 그룹 아이오아이 임나영 유연정 강미나 주결경 정채연 전소미 김세정 청하 최유정 김소혜 김도연(왼쪽부터)의 모습이다. 아이오아이는 2026년 5월 9인조로 재결성해 새로운 앨범을 선보일 예정이다./더팩트DB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빠르게 변하는 시대와 고용 등에 미칠 영향에의 불안감이 새로운 한 해의 시작과 겹치면서 보다 삶이 단순하고 걱정 없었던 2016년을 찾게 됐다는 식이다.

BBC는 "지금의 30대 초반 20대 후반 세대에게 10년 전은 사회에 처음 진출하는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는 시기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격변이나 어려움을 겪을 때 위안과 영감을 얻기 위해 젊은 시절을 되돌아보는 경향이 있다"며 "아무래도 10년 전이 지금보다 조금 더 밝았다는 느낌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음악의 주요 소비층인 2, 30대가 딱 Y2K 시절에 학창 시절을 경험한 것도 이러한 유행을 부추기는 이유로 꼽힌다.

음악 제작자 D씨는 "단순하게 나이로 따져도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사람들이 올해 20대 중반이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2010년대에 나온 음악을 들으며 성장했다. 마찬가지로 30대 중반은 2000년대 음악을 듣고 자랐다"며 "주요 소비층인 2, 30대는 이 시기 음악이 익숙하고 향수를 느낄 수밖에 없다. 또 지금의 10대에게는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가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 음악 신에서 세부적인 장르의 구분은 늘어날 수 있지만 완전히 새로운 사운드의 음악이나 장르, 콘셉트가 나오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결국 특정 장르나 시기의 유행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지금은 2000년대와 2010년대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D씨는 "유행의 반복이라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니다. 신인 아티스트가 빠르고 친숙하게 다가가는 방법이 될 수도 있고 또 과거 명곡이나 좋은 아티스트가 재조명받는 사례가 늘어날 수도 있다"며 "뻔한 이야기지만 유행은 결국 돌고 도는 것이고 지금 유행이 'Y2K'를 향하고 있을 뿐이다. 재미있게 즐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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