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인터뷰] 김정렬·황기순 "웃음으로 살고, 웃음으로 죽는다"(영상)


'숭구리당당' '척 보면 압니다', 웃음 뒤에 숨은 두 희극인
'강남 빌딩' 김정렬과 '오뚝이 인생' 황기순 '40년 인생사'

숭구리당당 김정렬과 척 보면 압니다 황기순. 데뷔 40년을 훌쩍 넘긴 지금도 이들은 여전히 현역이며, 여전히 사람 냄새 나는 희극인이다. 인생의 바닥과 정상, 웃음과 눈물을 모두 지나온 두 사람의 이야기는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상빈 기자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숭구리당당' 김정렬과 '척 보면 압니다' 황기순.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먼저 떠오르는 7080 예능계를 대표하는 두 사람이 한 스튜디오에 마주 앉았다.

데뷔 40년을 훌쩍 넘긴 지금도 이들은 여전히 현역이며, 여전히 사람 냄새 나는 희극인이다. 부드럽고 착한 이미지, 동료 선후배들이 먼저 인정하는 인성, 그리고 웃음 뒤에 감춰진 각자의 인생 굴곡까지.

이번 영상 인터뷰는 단순한 추억담을 넘어 '희극인이 살아온 시간'을 담담하게 들여다보는 자리였다.

81년 MBC 공채 1기로 데뷔해 '숭구리당당'이라는 국민적 유행어와 슬랩스틱 춤으로 전성기를 누린 김정렬은 최근 1년 4개월 째 단주 중이다. 술로 모든 스트레스를 풀던 시절을 지나 "이러다 죽겠다"는 깨달음 끝에 스스로와의 약속을 선택했다.

'척 보면 압니다'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황기순은 한때 도박으로 바닥까지 추락했지만, 도움의 손길과 자신의 결단으로 다시 일어섰다. 지금은 방송과 사업을 병행하며 '무너지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특히 김정렬의 '숭구리당당 춤'은 웃음의 상징을 넘어, 동료 희극인을 떠나보내는 추모의 몸짓으로 재조명됐다.

故 서세원, 故 전유성의 장례식장에서 즉흥적으로 펼쳐진 이 춤은 '진정한 희극인의 장례식', '코미디언이 동료를 배웅하는 방법'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큰 울림을 남겼다.

웃음으로 살다 간 이들을 웃음으로 보내는 것, 그것이 이들이 말하는 희극인의 마지막 예의였던 셈이다. 인생의 바닥과 정상, 웃음과 눈물을 모두 지나온 두 사람의 이야기는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황기순 김정렬,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먼저 떠오르는 7080 예능계를 대표하는 두 사람이 더팩트 스튜디오에 마주 앉아, 웃음 뒤에 감춰진 각자의 인생 굴곡을 털어놨다. 왼쪽부터 황기순, 필자, 김정렬. /이상빈 기자

<다음은 황기순 김정렬 두 희극인과 주고받은 대화 요약 발췌, +전체 인터뷰 내용은 풀영상 참고>

-오늘 보기만해도 절로 웃기고, 늘 부드럽고 호감도 높은 7080 예능인 두 분, 각별히 친하신 걸로 알고 있다.

"우린 MBC 개그콘테스트 1기와 2기이고, 방송 데뷔 선후배이자 같은 충청도 출신으로 오래된 인연, 형·동생처럼 지낸다."

-우선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가만있자 내일, 아니 다음 주인가요? 코미디 신년회가 있죠?

"저는 지금 참석이 굉장히 어려울 것 같아요, 연극 스케줄이 있어요. 마지막 공연이 31일 토요일이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그날 총연습, 그러니까 모든 스태프들이 다 와가지고 연습을 하는 날이라, 너무 아쉽습니다."(황기순)

"저는 갑니다 왜냐하면 왜 꼭 가야 되냐면, 그날은 많은 상품(협찬 선물)이 있습니다. 하하, 농담이고요, 사실 코미디협회 신년회는 꼭 참석합니다. 선후배들과의 돈독한 우정과 화합, 친목도모, 전통이 중요한 것같아요. 작년에도 갔고 재작년에도 갔고요."(김정렬)

-김정렬 씨는 원래 술 좋아했잖아요, 술을 끊었다는 얘기가 있던데 진짠가요?

"예 술은 완전히 끊었습니다. (끊은 지) 1년 4개월 됐습니다. 술 때문에 잃는게 자꾸 많아지더라고요. 가정, 인간관계, 건강까지 흔들렸어요. 다들 그 좋아하는 술을 어떻게 끊었느냐고 말하는데, 어느날 신의 계시를 받듣 하루 아침에 딱 끊었어요."(김정렬)

"그건 제가 좀 부연 설명을 할게요. 사실 술 끊은 거를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형수님 말고는 저 황기순입니다. 바늘과 실처럼 행사 같은데를 자주 다녀야하는데, 술 때문에 일에 지장이 많아요. 저는 술을 아예 못마십니다만, 형님은 중독 수준이었어요. 즐기는게 아니라, 스트레스를 아예 술로 풀어요. 아침에도 일어나서 벽 보면서 소주를 들이켜요. 안주도 없이 혼자 술 마시는건 중증이거든요. 그래서 형님이 단주한 지금은 제가 가장 반갑고 감사하죠."

-김정렬씨 하면 '숭그리 당당' 춤을 보면 누구나 웃음부터 나는데요. 이 춤이 슬퍼야할 상가집에서도 통한다는 게 매우 역설적입니. 선배 고 서세원(2023년), 전유성(2025년)이 떠날 때, 돌발적인 춤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는데, 이 춤이 갖는 의미가 궁금합니다.

"사람이 태어나면 다들 기뻐하고 죽으면 슬퍼하게 마련입니다. (우리) 희극인들은 갈 때도 즐겁게 갔으면, 마지막에도 웃음을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생전에 고인(전유성)이 좋아하던) 그걸 좀 털어줬습니다."(김정렬)

3년전 서세원 영결식(아산병원)에서 선배 김종석이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김정렬 씨의 '숭구리 당당' 춤을 보여드리는 게 어떻겠냐"고 했고, 김정렬은 잠시 고민 끝에 장난을 치는 것으로 오해를 할까봐 영정에 인사를 하고 춤을 췄다. 김정렬이 '세원이 형, 먼저 가세요. 제가 길을 열어드리겠습니다'라고 인사한 이 내용은 숏폼 영상으로 확산되며 네티즌들로부터 '진정한 희극인의 장례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정렬 씨는 이 춤 하나로 그동안 가족을 다 먹여살리고 아이들 대학 보내고, 제가 알기로는 '강남에 빌딩도 두 채 샀다' 이런 얘기가 들리는데 사실입니까?

"네, 두 채는 맞는데요. 한 개는 제대로 된 한 채고, 다른 하나는 그냥 그냥 산 겁니다. 참 굉장히 부동산만 좋아했었어요. 저는 습관이 벌어서 그냥 땅을 사고 싶어서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춤 하나로가 아니라, 투자와 절약의 결과죠. (이 부분은 조심스러우면서도 다소 익살스럽게 언급했다)

-황기순씨도 왕년에 정말 잘나갔는데 김정렬씨가 강남에 빌딩 두개 살 동안 뭐했습니까? 지금은 경제적으로 좀 어떻습니까?

"도박사건 이후 한때 힘들었지만 주변 분들이 많이 도와줬고, 어떤 토대를 마련해주고, 다시 이제 움직이면서 괜찮았어요. 괜찮고 다 좋은데, 제가 혹시 이 방송 보시는 분들한테 말씀드리고 싶은 게, 속담을 우리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게, 티끌모아 태산이 사실은 굉장히 무너지지 않는 탑이거든요. 제가 변명이고 핑계인데 마음이 조금 급해요. 내가 정렬형 누구 건물 있고, 빌딩 있는 사람들을 내가 그들을 동경하는 게 아니고, 아들이 어리다보니까 나름 괜찮은데도 불구하고, 조금 빨리 기반을 잡겠다는 생각에 주변 사람들의 솔깃한 제안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까, 일종의 사기를 좀 세게...번 돈을 사기꾼들한테 갖다 줬죠."

(중략) 상세한 인터뷰 내용은 풀영상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공교롭데 두분, 절친한 선후배 사이인데, 한분은 단주, 또 한분은 단도박의 주인공이 됐다. 지금의 삶과 후배·대중에게 해줄 말씀이 있다면요?

"아직 에너지가 넘쳐납니다. 방송도 꾸준히 열심히 하고 있고, 파크골프 사업을 비롯해 경제적 기반도 차근차근 일으켜 세우고 있습니다. 도박은 처음부터 완전히 끊었고요. 지금은 도박 중독 상담(1336)을 알리는 역할도 합니다." (황기순)

"술을 끊는 건 의지가 아니라 '기회'입니다. 그 순간이 오면 바로 실천해야 합니다.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나락에서 헤매는 삶을 살아야하죠. 더 건강하고 멋진 모습으로 오랫동안 웃음을 안겨주고 싶습니다."(김정렬)

앞에서도 잠깐 말씀드렸습니다만, 오랫동안 방송가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정말 지금도 보기만 해도 저절로 웃기는 이 7080 대표 개그맨 황기순 김정렬, 두 분 오늘 스튜디오에 모셔서 여러 가지 재미난 얘기 많이 들어봤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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