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그룹 SF9(에스에프나인) 인성이 데뷔 10주년에 온전히 본인의 목소리로만 꽉 채운 첫 솔로 앨범을 들고나왔다. 오랜 활동으로 쌓은 경험과 여유 위에 신인의 초심과 열정을 더한 그는 자신과 닮아있는 결과물로 차분하지만 묵직하게 새 챕터를 성공적으로 열었다.
인성은 지난 14일 미니 1집 'Crossfade:(크로스페이드:)'를 발매했다. 이는 혼자만의 공간에서의 '진짜 나'와 타인의 시선 속에서 만들어진 '가면을 쓴 나'라는 두 이미지가 충돌하며 서서히 겹쳐지는 경계의 순간을 포착한 앨범으로, 그동안 팀을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보컬이었던 그가 이번에는 이야기의 중심에 선 화자로서 자신의 현재를 다양한 목소리로 솔직하고 선명하게 들려주고 있다.
신보의 출발이 된 키워드는 바로 Mute(뮤트)다. 대중에게 보여지는 아이돌 인성과 온전히 홀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 인성의 모습이 다르다고 인정하면서 꾸밈없이 본인의 솔직한 내면을 꺼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심은 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타이틀곡부터 무엇하나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는 결과물에서 느낄 수 있다.
타이틀곡 'Mute is Off(뮤트 이즈 오프)'는 인성의 첫 자작곡이자 호소력 짙은 보컬과 드라마틱한 밴드 사운드가 어우러진 록 발라드곡이다.
'익숙한 조명 아래 다시 나를 깨워야 해' '숨죽인 시간 속에 켜지는 나의 진짜 목소리'/'Mute is Off' 뒤에 이어지는 '숨겨둔 나' '나의 진심' '이젠 분명해' 등의 가사로 숨겨 온 진짜 내면을 너무 딥하지 않게 서서히 꺼낸 인성이다. 또한 이를 숨을 아끼듯 부르다가 점점 감정을 터뜨리면서 장난기 넘치는 얼굴 뒤에 가려왔던 모습을 고백하는 듯한 가사를 정확하게 읊어내면서 감정선을 선명하게 끌어올린다.
이어 밝고 행복했던 내가 지치고 고단해진 나를 만찬에 초대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만찬가'는 밤이라는 시간대가 지닌 고요함과 밀도를 밴드 사운드로 켜켜이 쌓아 올리고, 화려한 기교 없이 호흡과 여백을 강조한 부드럽고 단단한 보컬로 묘한 여운을 남긴다.
중간에 배치된 '사랑하려는 중'은 봄에 꽃이 피듯 사랑에 빠진 첫 순간의 설렘이 인성의 밝고 맑은 음색과 어우러지면서 앨범의 분위기를 한층 경쾌하게 환기시킨다. 감성적이면서도 몽환적인 '네가 물든 기억'은 다채로운 밴드 사운드를 아우르는 그의 폭넓은 음역대와 폭발적인 고음으로 감정을 터뜨리며 기분 좋은 반전을 선사한다.
마지막 트랙 '넌 그때 거기, 난 지금 여기'는 이별 후 추억을 회상하면서 그리운 마음을 억누르다가 결국 터져버리는 슬픔이 일렉 기타 솔로와 인성의 시원하게 쭉쭉 뻗어가는 고음으로 표현된다. 그는 자유자재로 진성과 가성을 오가며 슬픔과 아련함을 정교하게 빚어낸다.
밴드 사운드로 구성된 5곡은 서로의 온도를 보완하는 감정의 흐름에 따라 배치된 만큼, 1번부터 5번까지 무한 반복해 앨범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계속 즐기고 싶게 한다.
이 안에서 인성은 한 사람 안에 공존하는 두 자아가 교차하는 순간을 조명하며 자신의 보컬이 지닌 다양한 감정의 결을 더욱 생생하게 펼쳐낸다. 중저음으로 감정의 밀도를 천천히 쌓아 올리다가 탄탄한 고음으로 이를 시원하게 터뜨리면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가 하면, 또렷하면서도 힘이 들어가지 않은 정확한 딕션으로 감정과 의미를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며 짙은 여운을 남긴다.
순수함부터 그리움까지 뚜렷한 감정이 담긴 각 트랙은 인성의 단단한 목소리를 중심축으로 연결되면서 이미 실력이 검증된 보컬이 어떻게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지를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 특정 장르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지금 낼 수 있는 여러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에 집중하면서 앞으로 할 수 있는 게 더 많다는 기대감도 심어주면서 말이다.
이렇게 SF9 멤버이자 뮤지컬 배우로서 10년 동안 단단하게 다져온 기반 위에 스스로를 신인가수로 규정짓는 태도와 열정을 장착하며 경험치와 초심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Crossfade:'를 완성했다.
그동안 기자가 본 인성은 매 순간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열정을 쏟는 자세를 강력한 무기로 갖고 있지만 이를 당연한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었다. 이러한 태도는 단순히 개인 활동을 확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음악적인 성장과 스펙트럼 확장으로 이어졌고,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도 확실히 각인시키는 결과로 돌아왔다.
인성은 'Crossfade:'를 두고 "음악을 사랑하는 제 마음을 다시 한번 소중하게 일깨워준 앨범이다. 처음 가수를 하고 싶었을 때의 그 마음, 그보다 더한 열정을 가지고 임한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와 SF9의 음악을 사랑해 주시는 많은 분들 앞에서 평생 노래하고 싶다는 열망을 다시 확인시켜 줬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이 같은 답변에서도 볼 수 있듯 '신인가수 김인성'으로 시작해 'SF9 인성'으로 마무리하고 있는 그다. 개인의 도전과 팀을 분리하지 않는 마음가짐에서는 자신의 행보가 그룹에 긍정적인 시너지가 되길 바라는 기분 좋은 책임감을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다. 뿌리를 잊지 않고 언제나 기회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며 팀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진심을 보여온 만큼, 앞으로 인성이 걸어갈 모든 행보를 더 기대하고 응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