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유태양, 열정·노력으로 빚어낸 '렌트'


직접 기타 연주하는 유일한 로저…손타투·네일로 디테일도 살려
"한번 더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로저가 됐으면 좋겠어요"

SF9 멤버 겸 뮤지컬 배우 유태양이 <더팩트>와 만나 렌트 공연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시컴퍼니

[더팩트|박지윤 기자] 그룹 SF9(에스에프나인) 멤버 겸 뮤지컬 배우 유태양이 돌고 돌아 드디어 '렌트'와 만났다.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어려울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이는 오히려 작품에 더 끌리는 지점이 됐다. 그리고 간절하게 바랐던 시간이 찾아온 만큼, 여러 피드백을 빠르게 수용하고 끊임없이 연습하는 열정과 노력으로 유일무이한 로저를 빚어냈다.

지난해 11월 서울 코엑스아티움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렌트'에서 로저로 분해 열연을 펼치고 있는 유태양은 <더팩트>와 만나 "공연을 하고 있는데 끊임없이 새로운 걸 느끼게 된다. 매일 배우고 있다"고 말문을 열며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꺼냈다.

'렌트'는 작곡가 지아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ême)'을 현대화한 것으로, 1990년대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예술가들의 치열한 삶을 그린 작품이다. 창작자 조나단 라슨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시대의 불안과 열정을 바탕으로, 1990년대 사회의 기득권이 외면했던 동성애 에이즈 마약 중독 등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그 시대 청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공동체 의식과 사랑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

유태양은 절망 속에서도 자신이 남길 단 하나의 노래를 갈망하며 고뇌하는 로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신시컴퍼니

유태양과 '렌트'의 인연은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엔젤 역을 맡았던 뮤지컬 배우 김호영은 마지막 로저를 찾고 있는 제작사에 유태양을 추천했다고. 이에 그는 SF9으로서 새벽에 진행된 음악방송 사전녹화를 끝내고 바로 오디션장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예정된 스케줄 등으로 인해 출연이 성사되지 못했고,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번 '렌트'에 도전하며 로저로서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저번에 오디션을 봤을 때 팀 활동 중이었는데 이번에도 오디션과 활동이 겹쳤어요. 앤디 세뇨르 주니어 연출이 한 번 더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스케줄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무조건 맞출 테니까 스케줄을 조정해달라고 회사에 말했죠."

이 같은 답을 통해 작품을 향한 유태양의 남다른 의지와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그가 이토록 '렌트'를 하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제가 하기 힘든 작품이라서요. 잘할 수 있는 걸 하는 것도 매력 있지만 저에게 없는 걸 해야만 하는 작품이라서 더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렌트'가 너무 좋고 로저를 해보고 싶은 생각만큼이나 너무 어려울 것 같아서 이걸 꼭 제 것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유태양은 렌트에 관해 더욱이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작품인 것 같다. 공연을 하면 할수록 서로를 믿고 공연하지 않으면 완성될 수 없다는 걸 크게 느낀다고 설명했다. /신시컴퍼니

기타를 들고 무대에 등장한 순간부터 절망 속에서도 자신이 남길 단 하나의 노래를 갈망하며 고뇌하는 로저 그 자체로 존재하는 유태양이다. 그는 탄탄한 가창력과 명확한 가사 전달력 위에 자신이 해석한 인물의 매력과 복잡다단한 내면을 켜켜이 쌓아 올리고,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도 자연스럽게 그려내며 단 한 순간도 긴장감과 집중력을 잃지 않는 열연을 보여준다.

"노래와 연기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객들이 로저가 여기 있는 이유를 잘 이해하게 만드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어요. 로저가 틀어박혀서 음악을 찾으려는 이유부터 왜 옆에 마크가 있는지, 부모님과의 관계는 어떤지 등을 생각하면서 지금의 로저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정서적인 부분, 관계성 등을 명확하게 자리 잡으려고 했죠. 라슨이 해놓은 것도 있고 저만의 해석이 들어간 부분도 있는데 이를 읽고 공연에 들어가니까 집중하는 정도가 다르더라고요."

연기하는 배우가 누구냐에 따라 같은 작품이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와 재미를 자아내는 게 바로 뮤지컬의 맛이다. 그런 지점에서 유태양은 스스로 캐릭터와 가까워지기 위해 인물의 서사를 구축하고 손타투와 네일 등의 외적 디테일을 추가한데 이어 기타까지 직접 연주하면서 그동안 그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에 도전하는 특별함을 더했다.

"손타투는 브로드웨이에서도 볼 수 있는 디테일인데 이와 함께 네일도 하니까 큰 힘을 주더라고요. 로저에 가까운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이런 디테일을 챙기게 됐어요. 그리고 그동안 기타를 직접 연주한 사람들이 없었으니까 누군가는 해야되지 않을까 싶어서 직접 치겠다고 했죠. 해보니까 더 몰입되더라고요. 물론 무대 위에서 밴드가 해주는 부분도 있는데 그때도 기타를 뮤트 시키고 진짜 연주하거든요. 제가 느끼는 걸 위해서 이런 것들을 더 챙기려고 해요."

모든 작품이 소중하겠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게 된 '렌트'인 만큼, 조금은 더 남다르게 다가올 것으로 짐작됐다. 이에 유태양은 "더욱이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작품인 것 같다. 공연을 하면 할수록 서로를 믿고 공연하지 않으면 완성될 수 없다는 걸 크게 느낀다. 제가 믿는 만큼 동료들도 저를 믿어주고 그 눈빛을 무대 위에서 확인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태양은 올해는 저를 객관적으로 보면서 더 어른스러워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되돌아봤다. /신시컴퍼니

2016년 SF9으로 데뷔한 유태양은 2021년 '알타보이즈'에서 후안 역을 맡아 뮤지컬 배우로서 첫발을 내딛게 됐다. 처음에는 새로운 분야를 완전히 이해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그는 작품 속 캐릭터로 온전히 존재하면서 주어진 걸 완벽하게 소화하는 것에 큰 매력과 성취감을 느꼈다고.

그렇게 유태양은 그룹 활동과 함께 '인간의 법정' '은밀하게 위대하게' '드림하이' '삼총사' '살리에르' '블러디 러브' 등에 출연하며 꾸준히 작품활동도 이어갔다. 이를 병행하면서 체력적으로나 심적으로 부담되는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뜻깊은 결과물들을 차곡차곡 쌓으며 자신의 입지를 탄탄하게 다졌다.

"지금 보면 과거의 제가 아쉽겠지만 그게 당연해요. 과거가 아쉽지 않으면 지금의 제가 발전하지 않았다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과거가 부끄럽고 예전 영상이 흑역사가 돼야 만족스러워요. 과거의 제가 있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거라는, 출처 없는 자부심과 자신감이 있거든요. 나중에 보면 지금의 제가 부족해 보이겠지만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예전의 저를 더 부끄럽게 만들려고 하죠."

뮤지컬 배우로서의 목표도 물어봤다. 유태양은 "'렌트'의 로저로서는 제 공연을 보고 '다시 한번 보고 싶은데?'라는 마음이 드는, 다시 생각나는 로저였으면 좋겠다"며 "'오페라의 유령' '벤허' 등 안 해본 게 너무 많아서 다 해보고 싶다. 그리고 했던 작품을 10년 뒤에도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고, 관객들에게 마음이 가는 호감형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오는 2월 22일까지 공연이 진행되는 만큼, 한 해의 마지막과 새해의 시작을 '렌트'와 함께하고 있는 유태양이다. 이를 집중해서 잘 끝내고 싶다는 그는 "한동안 제가 뜻하는 대로 되지 않아서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다시 마음을 잡고 가고 있다"며 "저만의 무언가를 찾기 위한 과정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올해는 저를 객관적으로 보게 됐고 더 어른스러워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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