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한소희와 전종서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던 '프로젝트 Y'가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두 사람은 신선한 케미와 대체 불가한 매력이 담긴 여성 투톱 영화로 새해 극장가를 책임지겠다는 각오다.
영화 '프로젝트 Y'(감독 이환)의 제작보고회가 16일 오후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현장에 참석한 이환 감독과 배우 한소희 전종서 김신록 정영주 이재균 유아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프로젝트 Y'는 화려한 도시 그 한가운데에서 다른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던 미선(한소희 분)과 도경(전종서 분)이 인생의 벼랑 끝에서 검은 돈과 금괴를 훔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영화 '박화영' '어른들은 몰라요' 등을 선보였던 이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먼저 이환 감독은 "제목에 들어간 Y는 Young(영) Youth(유스) 등 여러 단어를 뜻한다. 연세가 있는 분들이라면 자신이 젊은 시절에 품었던 욕망을 돌이켜보면 좋을 것 같다"며 "어떤 의미에서는 제목이 추상적일 수도 있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이 자기만의 Y를 완성해서 극장을 나서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한 그는 "캐릭터들이 어떤 공간에서 치열하게 정서를 뿜어낼지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아니고 홍콩도 아닌, 제삼지대와 같은 가상의 세계를 만들려고 했다. 콘셉추얼하게 가고 싶었다"고 연출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한소희는 평범한 일상을 꿈꾸며 위험에 뛰어드는 미선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그는 "겨울에 뜨겁게 찍은 작품인데 1월에 개봉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며 "이환 감독님의 전작 '박화영'을 재밌게 봐서 그 기대감이 있었다. 이번 작품에 저에게 상업영화 데뷔작이기도 해서 신중하고 진중한 마음으로 임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극 중 미선은 지난한 현실에서 탈출할 순간을 바로 눈앞에 둔 상황에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인물로, 이를 되찾기 위해 토사장(김성철 분)의 검은 돈을 훔칠 계획을 세우고 친구 도경과 함께 목숨을 건 위험으로 뛰어든다.
이를 연기한 한소희는 "미선은 누구보다 자유롭고 일상적인 삶을 꿈꾸는 친구다.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도경과 함께 곤란한 상황에 처하면서 인생의 방향을 개척하는 인물"이라며 "미선을 연기하는 입장으로서 이러한 옷을 입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냈다. 많은 옷을 입는 게 아니다 보니까 시그니처가 될 만한 컬러와 패턴을 고민했다"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설명했다.
전종서는 미친 운전 실력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도경으로 분한다.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2023) 이후 약 3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그는 "시나리오를 받고 한소희와 함께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또래 배우와 함께 로드무비와 같은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는 걸 알아서 단번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작품에 끌린 지점을 언급했다.
한소희와 마찬가지로 전종서도 의상과 관련된 여러 아이디어를 냈다고. 그는 "도경과 미선이 강렬하게 아이콘처럼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는 가장 잘 어울리고 도경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색을 레드로 가져갔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프로젝트 Y'는 최근 극장가에서 보기 드문 여성 투톱 영화이자, 한소희와 전종서의 출연으로 제작 단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이 같은 캐스팅 라인업을 구축한 이환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 한소희와 전종서를 떠올렸었다. 둘이 미선과 도경을 연기하면 영화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더 설득력 있고 호소력 있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캐릭터와 이미지가 너무 잘 어울렸다"고 자신했다.
이어 한소희는 "촬영 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물 흐르듯이 잘 찍었다. 미선과 도경은 성격이 확고한 캐릭터들인데 이에 융합되면서 재밌는 신들이 많이 나왔다"며 "도경이를 보면서 전종서의 실제 모습이 안 보이는 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연기할 때 현장 몰입도가 뛰어난 친구여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종서를 향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를 들은 전종서는 "현장에 한소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와 힘이 됐다. 역동적인 영화다 보니까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힘든 장면이 많았는데 몸을 사리지 않고 뛰어드는 스타일이더라. 그런 점이 의외였고 사람으로서도 배울 점이 많은 친구"라고 화답했다.
여기에 김신록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살아가는 가영을, 정영주는 토사장의 오른팔인 황소를, 이재균은 욕망을 따라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석구를, 유아는 토사장의 아내이자 모든 것을 뒤흔들 정보를 가진 인물 하경을 연기하며 극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한 차례 출연을 고사했다고 솔직하게 말한 김신록은 "배신과 욕망이 들끓는 격정적인 세계를 보면서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었다"며 "이후 다시 출연 제안을 받았는데 기세 좋고 아이코닉한 한소희와 전종서를 비롯해 다양한 배우 구성을 보면서 재밌는 캐릭터 플레이를 믿어보고 싶었다. 도전적인 작품이니까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작품을 위해 삭발을 감행한 정영주는 "삭발로 연기하는 게 쉬운 선택은 아니지만 자주 오는 기회도 아닌 만큼, 굉장히 럭키하다고 생각했다"며 "어떠한 설명 없이 민머리만으로 캐릭터가 설득되길 바랐는데 이마의 근육과 핏줄이 잘 보이니까 도움이 됐다. 촬영이 끝나는 날 '밀기 잘했네'라고 했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걸그룹 오마이걸의 멤버이자 솔로 아티스트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유아는 '프로젝트 Y'로 연기에 도전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활동 영역을 넓히게 된 그는 "제가 너무 좋아하는 한소희와 전종서의 출연 소식을 듣고 너무 기대하는 작품이었는데 미팅 기회가 왔다"며 "감독님께서 신선한 배신감이 필요하다고 하시더라. 저의 도전 욕구를 자극했다"고 작품에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끝으로 이환 감독은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들을 하면서 완성한 작품"이라고, 정영주는 "섹시하고 관능적인 영화"라고, 김한소희는 "저희 작품이 여러분의 새해에 작은 기쁨이 되길 바란다"고, 유아는 "정말 재밌게 나왔으니까 꼭 극장에서 봐달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을 통해 첫 공개됐던 '프로젝트 Y'는 내년 1월 2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