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윤계상과 8년 만에 재회한 데 이어, 오랜 시간 연극 무대에서 함께했던 김지현과도 처음으로 매체 호흡을 맞췄다. 진선규가 촬영 내내 행복했고, 끝난 뒤 유독 짙은 아쉬움을 토로한 이유다. 모두의 케미로 탄생한 'UDT'의 호흡과 성과인 만큼 시즌제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이유이기도 했다.
진선규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쿠팡플레이 X 지니TV 오리지널 시리즈 'UDT: 우리 동네 특공대'(극본 김상윤, 연출 조웅, 이하 'UDT') 종영을 앞두고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대테러리스트 부대 출신 동네 청년회장 겸 문방구 사장님 곽병남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UDT'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도 아니고 지구 평화에는 더더욱 관심 없는, 오직 내 가족과 우리 동네를 위해 뭉친 예비역 특공대의 유쾌하고 짜릿한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다. 지난달 17일 첫 방송돼 오는 16일 10부작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작품은 첫 회 시청률 2%로 시작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더니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 중이다. 특히 가장 최근 방송된 8회 시청률은 4.6%로 첫 회보다 무려 두 배 상승한 수치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이는 특히 2025년 방송된 ENA 월화드라마 중 역대 2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더욱 괄목할 만하다.
진선규는 "좋은 반응에 감사할 따름"이라며 "시청률이 조금 더 올라가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않아도 기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주변에서 '잘 보고 있다'고 말해주는 분들이 많았다. 숫자보다 그 말이 더 크게 다가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시청층의 폭이 예상보다 넓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단다. 진선규는 "이야기 자체가 동네 어른들의 정서나 일상을 담고 있는데, 연령대를 막론하고 찾아봐 주시더라. 어르신들도 그렇고 어린 친구들도 많이 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우리 딸이 본방송을 챙겨보며 '아빠 귀엽다'고 얘기했다. 그런 칭찬은 처음이었다. 그 말이 참 신기하고 고마웠다"고 전했다.
진선규가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그는 "대본을 보고 결정한 건 아니었다. '계상이가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하고 싶어졌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이후 캐스팅이 확정된 뒤엔 함께 연습하고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캐릭터에도 변주를 주며 작품을 만들어갔다. '범죄도시' 때처럼 서로 밀고 당기며 완성도를 쌓아 올렸다"고 설명했다.
8년 만에 다시 만난 윤계상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애정이 깊었다. 진선규는 "예전부터 계속 같이 하고 싶었다. 이번에는 서로 연기의 깊이가 더 쌓인 상태라 그 케미가 몇 배는 더 커진 느낌이었다"며 "계상이가 현장에 와 있기만 해도 에너지가 살아나는 게 있었다. 말 그대로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사이"라고 밝혔다.
극 중 곽병남을 '동네 멋쟁이 청년회장'으로 풀어낸 과정도 소개했다. 진선규는 "시나리오의 기본 톤은 서민적이고 단정했는데, 무채색처럼 보일 수 있을 것 같아 색감을 주고 싶었다. 처음부터 감독님, 의상팀과 많이 상의했다"고 말했다.
콧수염도 이러한 부분의 연장선이었다. 캐릭터를 위해 수염을 붙였다는 진선규는 "전 수염이 안 난다. 분장팀에서 콧수염을 붙여줬는데 색다르게 느껴지더라. 그래서 수염을 심어볼까 싶기도 하다. 약간 제가 '에겐남' 느낌이 있는데 '테토남'처럼 보이고 싶다"고 전했다.
1년 동안 다섯 작품을 쉼 없이 달려온 그는 스스로의 노하우도 정리했다. 진선규는 "예전엔 작품이 겹쳐 공개되면 연말마다 몸살이 나고 스트레스도 심했다. 올해는 '어차피 바쁠 거, 나를 갉아먹지 말자'고 마음을 고쳤다"며 "욕심을 내려놓고 기본에 충실하니 연기하는 호흡도 훨씬 편안해졌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최근 작품들 좋다'고 말해주는 게 뿌듯했다"고 털어놨다.
동료들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윤계상을 비롯해 김지현 고규필 이정하 등과의 호흡을 언급하며 "정말 모난 사람이 없었다. 모두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처럼 편했고 그래서 더 끈끈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진선규는 10부작인 이번 작품이 유독 짧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작업을 하고 많은 쫑파티를 했지만, 이번엔 정말 헤어지기 싫었다. 남달랐다"라며 "아직 논의된 건 없지만, 빨리 시즌2를 해서 이 멤버들과 만나 다시 연기하고 싶다. 함께하는 게 너무 행복했다"라며 애정을 전했다.
이 팀워크를 위해서라도 시즌2를 바란다는 진선규다. 그는 "시청률 때문이 아니라, 이 멤버들과 다시 연기하고 싶어서 시즌2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유독 제 많은 동료들을 한 곳에서 만난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더 행복했죠. 사실 배우 활동을 하면서 이렇게 겹칠 수 있다는 게 쉬운 기회가 아니잖아요. 때문에 차라리 'UDT'가 시즌제가 된다면 다시 또 볼 수 있을 가능성이 커지는 거죠. 아끼는 작품의 마지막 공연을 한 느낌처럼 '헤어지기 싫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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