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극대화에 집중"…韓 제작진들이 밝힌 '주토피아 2'(종합)


오늘(2일) 홈타운 히어로 화상 기자간담회 진행
이현민·최영재 애니메이터, 이숙희 슈퍼바이저 참석

주토피아 2의 홈타운 히어로 화상 기자간담회가 2일 오전에 진행됐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더팩트|박지윤 기자] '주토피아 2'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 극장가를 사로잡고 있는 가운데, 이에 힘을 보탠 한국 제작진들이 작업 비하인드부터 시즌 3에 관한 생각까지 솔직하게 전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화 '주토피아 2'(감독 재러드 부시·바이론 하워드)의 홈타운 히어로 화상 기자간담회가 2일 오전에 진행됐다. 이현민과 최영재 애니메이터, 이숙희 슈퍼바이저는 온라인으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달 26일 개봉한 '주토피아 2'는 개봉 첫날 30만 9213명의 관객을 사로잡으며 전편의 오프닝 스코어(3만 5604명)보다 약 9배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개봉 첫 주말에 162만 3895명을 동원하며 올해 개봉한 영화 흥행 1위와 2위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162만 3117명)과 '좀비딸'(116만 5728명)을 뛰어넘고 2025년 개봉 첫 주말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달성했다.

또한 지난 1일(현지 시각)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주토피아 2'는 전 세계 누적 흥행 수익 5억 5640만 달러(한화 약 8179억 6364만 원)를 돌파하며 올해 글로벌 오프닝 흥행 1위에 등극했다. 이는 '모아나 2' '슈퍼 마이로 브라더스' '겨울왕국 2' 등 역대 흥행작들을 모두 제친 기록이자 '어벤져스: 엔드게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이어 역대 글로벌 오프닝 흥행 4위라는 놀라운 성과다.

이현민 애니메이터(아래쪽)는 만남이 거듭될수록 서로의 새로운 면도 알게 되는 것처럼 관객들이 주디와 닉을 접할수록 더 재밌고 깊숙이 접할 수 있도록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 가운데 홈타운 히어로로 활약한 이현민 애니메이터는 2007년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인재 개발 프로그램에 선발되면서 커리어의 첫발을 내디뎠고, 이번에 주디 홉스의 애니메이션을 담당하고 주디가 부모님과 핸드폰으로 대화하는 장면 등을 작업했다.

그는 "우리의 세월은 10년이나 지났지만 '주토피아 2'의 배경은 1편으로부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을 다루고 있는 만큼 두 캐릭터를 일관성 있게 표현하는 게 중요했다"며 "사람과도 처음 만날 때와 여러 번 만났을 때의 느낌이 다르지 않나. 만남이 거듭될수록 서로의 새로운 면도 알게 되는 것처럼 관객들이 주디와 닉을 접할수록 더 재밌고 깊숙이 접할 수 있도록 작업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동안 '라푼젤' '주먹왕 랄프' '주토피아' '모아나' '겨울왕국' 시리즈 등 여러 작품에 참여한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주토피아 2'에서 주디 홉스와 닉 와일드를 주요하게 작업했고, 월트 디즈니 월드의 새로운 어트랙션 'Zootopia: Better Zoogether!(주토피아: 베터 주게더!)'를 위한 캐릭터 애니메이션도 담당했다.

스토리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여러 번의 수정을 거듭했다는 그는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장면을 다듬는 장인 정신을 발휘했다. 전체적으로는 작품 속 캐릭터들이 사람처럼 두 발로 걷고 말하지만 동물적인 특성도 살리려고 노력했다"며 "뱀의 경우에는 직접 작업하지는 않았지만 애니메이션 팀이 얼굴과 꼬리, 모든 움직임을 감정으로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도전을 했다더라"고 설명했다.

두 애니메이터는 주디와 닉이 지닌 매력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고. 이현민 애니메이터는 "개인적으로 주디의 경우 눈과 코, 입을 오밀조밀하게 만드는 게 중요했다. 디테일이 주디의 귀여움에 큰 차이를 준다고 생각해서 그림을 그리듯이 모양을 하나하나 신경 쓰면서 잡았다. 또 주디는 세련되고 똑똑하고 용감한 면도 있다 보니까 그런 갭을 잘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닉에 관해 "능글맞으면서도 여유로운 캐릭터인 만큼 표정을 잘 살리려고 했다. 털로 덮여있는 얼굴의 움직임이나 긴 코가 씰룩거리는 모습, 찡그리면서 생기는 주름 등의 표정이 골격에 맞춰서 움직이도록 신경 썼다"며 "보고 또 봐도 계속 보고 싶어지는 매력이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달 26일 개봉한 주토피아 2는 주디와 닉이 주토피아 시티를 발칵 뒤집어 놓은 미스터리한 파충류를 쫓기 위해 새로운 구역들에 잠입 수사를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진은 이숙희 슈퍼바이저.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숙희 슈퍼바이저는 2017년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에 세트 익스텐션 아티스트로 참여하면서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합류했다. 그는 이번에 극 초반 추격신을 위한 '주토피아' 도시를 비롯해 '툰드라 타운'과 사막 지역을 확장했고, '습지 마켓' '허니문 산장' 등 새로운 공간을 조성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약 10년 만에 선보이는 후속편인 만큼 전편에 등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캐릭터와 배경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했다. 또한 주디와 닉이 잠입수사를 펼칠 수 있는 여러 공간을 확장하려고 했다"며 "더 스케일이 크고 화려하게 보이길 원했고 그에 맞춰서 동물들도 확장하려고 했다. 처음에 등장한 동물들이 많은 만큼 이들이 어디서 서식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공부하고 연구했다"고 작업 과정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로 주디를 꼽은 이숙희 슈퍼바이저는 "마이너리티인 한국인으로서 디즈니라는 큰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보니까 주디가 느끼는 감정을 느낀다"며 "한인 여성으로서 자랑스럽게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자부심이 있어서 공감된다"고 덧붙였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작품 곳곳에 숨겨진 이스터에그(소프트웨어·영화·게임 등에 재미를 위해 제작자가 의도적으로 숨겨둔 메시지나 기능)를 발견하면서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이현민 애니메이터는 "지금은 '헥스드'라는 다음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어서 속편 계획은 없는 상태다. 언젠가 기회가 주어진다면 너무 재밌을 것 같고 3편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스터에그를 넣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또한 '주토피아' 시리즈의 팬들은 주디와 닉의 업그레이드된 케미가 로맨스로 이어졌으면 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이에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저와 회사의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둘이 점점 가까워진만큼 3편이 제작된다면 좀 더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주토피아 2'는 주디와 닉이 '주토피아 시티'를 발칵 뒤집어 놓은 미스터리한 파충류를 쫓기 위해 새로운 구역들에 잠입 수사를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주토피아'(471만 명)를 만든 바이론 하워드 감독과 '주토피아' '모아나' 각본에 참여했던 재러드 부시가 의기투합했다. 전국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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