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정병근 기자] 아이돌 그룹, 특히 걸그룹으로 활동하면서 솔로 가수로도 성공을 거둔 경우는 흔치 않다. 한두 번의 흥행이 아니라 무려 10년 동안 최정상으로 군림한 이를 꼽으라면 거의 없다. 그래서 국민 걸그룹 소녀시대로 시대를 풍미하고 또 시대를 대표하는 보컬리스트로 자리매김한 태연의 지난 10년은 경이롭다.
태연이 12월 1일 솔로 데뷔 10주년 기념 앨범 'Panorama : The Best of TAEYEON(파노라마 : 더 베스트 오브 태연)'을 발매한다. 신곡이자 타이틀곡 '인사(Panorama)'를 포함, 태연이 그동안 선보인 수많은 곡 가운데 대표적인 시기와 장르로 선별한 총 24트랙이 수록돼 지난 10년간의 활동을 한 폭의 파노라마로 만나볼 수 있다.
선별한 곡이 24곡에 이른다는 것만으로도 태연이 그간 솔로 아티스트로서 얼마나 꾸준히 디스코그래피를 쌓아왔는지 알 수 있다. 이는 곧 그 기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음을 의미한다. '믿듣탱'(믿고 듣는 태연'이라는 별명은 보컬 역량은 물론이고 10년 동안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내놓은 여정에 대한 찬사다.
태연의 능력치는 역대급으로 꼽힌다. 소녀시대의 리더이자 메인보컬이고 유닛 소녀시대-태티서, 소녀시대-Oh!GG의 중심을 잡았으며 SM 걸그룹 유닛 갓 더 비트(GOT the beat)로도 활약한 건 그의 존재 가치를 잘 보여준다. 여기에 솔로 가수로서도 유일무이한 활약을 펼치며 본인만의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몇몇 곡으로 한두 해 인기를 얻은 이들은 종종 있었지만, 무려 10년간 보컬 역량에서 한결같이 찬사를 받고 발표하는 곡마다 히트를 하며 여전히 꿈의 공연장인 KOSPO DOME를 꽉 채우는 여자 솔로 아티스트는 태연 외에 몇 없다. 대중성과 팬덤이 모두 굳건한 몇 안 되는 솔로 아티스트가 태연이다.
시작은 2008년이다. 2007년 소녀시대로 데뷔한 태연은 이듬해 드라마 '쾌걸춘향' OST '만약에'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이미 솔로 보컬리스트로서 기대를 받는 존재였지만, 정식 솔로 데뷔는 2015년 발매한 미니 1집 'I(아이)'다. 이를 시작으로 정규 앨범 3장, 미니 앨범 6장, 그리고 다수의 싱글을 냈다. 디스코그래피만으로도 압도적이다.
태연의 데뷔 앨범 타이틀곡 'I'(feat. 버벌진트)는 그해 써클 차트 연간 순위에서 39위에 올랐는데 이는 그해 소녀시대가 발표한 히트곡 'Lion Heart(라이언 하트)'(43위)보다 높다. 그걸 시작으로 'Fine(파인)' '사계(Four Seasons)' 'Weekend(위켄드)' 'INVU' 'To. X(투 엑스)' 등 발표하는 곡마다 그해 '연간차트' 상위권에 올려놨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을 시도했고 그 결과물은 늘 호평을 받았다. 그러면서 '믿듣탱'이라는 애칭은 점점 단단해지고 굳건해졌다. 그 기반엔 무엇보다 비교불가 가창력과 감정 표현이 있다.
태연은 미성이면서도 힘이 있다. 단단한 저음부터 흔들림없는 고음과 가성까지 선명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멜로디 라인의 자음 발성 명확도가 높아 가사 전달력 우수하고 음절을 묶어 부르는 프레이징 비율이 낮아 '단어가 선명히 들리는' 보컬이다. 여기에 서정·극적 구간의 절묘한 대비와 볼륨 조절로 감정 전달까지 독보적이다.
그렇다 보니 발라드, 팝, R&B, EDM, 록 기반 곡 등 어떤 장르도 다 훌륭하게 아우른다. 태연이 국내 최고의 여성 보컬리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의 솔로 데뷔 10주년이 더 특별한 이유다.
그래서 태연의 솔로 데뷔 10주년 앨범 'Panorama : The Best of TAEYEON'에도 많은 기대가 모인다. 앨범은 타이틀곡인 '인사(Panorama)'부터 기존 곡을 새롭게 구성한 믹스 버전, 오직 CD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라이브 버전 등 태연의 독보적인 음악 색깔을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24곡이 담긴다. 태연의 음악 세계를 재정의하는 작품인 것.
타이틀곡 '인사(Panorama)'는 생동감 있는 피아노와 신디사이저, 강렬한 드럼 라인 위에 거칠게 몰아치는 기타 멜로디가 어우러진 팝 록 장르다. 고조되는 감정선을 따라 섬세함과 파워풀함을 오가며 펼쳐지는 태연의 보컬이 깊은 울림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앨범 외에 전시회도 있다. 태연이 솔로 아티스트로서 지나온 지난 10년의 시간을 기록하고, 또 다른 이야기로 확장되는 시간들을 주제로 마련한 'Time Lapse, Timeless(타임 랩스, 타임리스)'다. 지난 11월 2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플라츠 2에서 문을 열었고 오는 12월 3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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