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ITZY, 확장과 몰입 그 다음


10일 새 미니 앨범 'TUNNEL VISION' 발매
'몰입'을 키워드로 한층 깊어진 서사 담아

ITZY가 지난 10일 새 미니 앨범 TUNNEL VISION을 발매했다. 몰입을 키워드로 한층 깊어진 서사와 풍성한 음악 장르 그리고 유기적인 흐름을 담았다. /JYP엔터

[더팩트 | 정병근 기자] 걸그룹 ITZY(있지)가 데뷔 때부터 이어온 당당함의 연장선상에서 파격적인 변신과 색다른 시도를 했다. 이를 통해 ITZY만의 정체성을 좀 더 강화하는 동시에 스펙트럼을 넓혔다. 남은 건 활동을 하면서 얼마나 대중과 접점을 넓히느냐이다.

ITZY(예지 리아 류진 채령 유나)가 10일 새 미니 앨범 'TUNNEL VISION(터널 비전)'을 발매했다. 올해 6월 앨범 'Girls Will Be Girls(걸스 윌 비 걸스)' 이후 약 5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보로, '몰입'을 키워드로 한층 깊어진 서사와 풍성한 음악 장르 그리고 유기적인 흐름을 담았다. 동명 타이틀곡 'TUNNEL VISION'을 포함해 6곡이 수록됐다.

앨범은 "ITZY는 이런 것도 할 수 있는 그룹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멤버들의 말처럼 지난 6년여 동안 뿌리내린 주체성을 색다른 방식으로 드러낸다. 데뷔 이래 '나'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하는 음악을 들려줬다면 신보는 내면으로 들어가 나를 발견하는 이야기고, 그 서사에 맞게 음악은 좀 더 묵직하고 관조하는 느낌이다.

그 최전선에 있는 타이틀곡 'TUNNEL VISION'은 터널 비전 속 과열된 감각과 차단 사이, 두 극단을 위험하게 넘나들며 스스로 선택한 몰입에서 나만의 속도로 빛을 쫓아가겠다는 메시지를 풀어냈다. 댐핑감 있는 힙합 기반 비트와 브라스 사운드가 무게감을 드러내는 댄스곡으로 레이어드 보컬 사운드가 음향감을 극대화한다.

곡 구성이 다이내믹했던 그간의 ITZY와는 달리 절제 속에 묵직하게 긴장감을 유지해나가는 방식을 택했다. "폭발하기 직전의 긴장감", "아슬아슬한 분위기", "감각차단" 등 멤버들이 꼽은 이 곡의 키워드 그 자체다. 그러면서도 그 안에 "어둠 속 나를 넘어 my motivation"처럼 ITZY스러운 자신감과 주체적인 메시지가 빼곡하다.

멤버들의 말처럼 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이 있게 흘러간다. 다만 그렇게 쌓은 긴장감이 해소되지 않아 다이내믹한 맛은 좀 덜하다. '몰입'이라는 곡의 키워드에 충실한 구성이고, 이 지점이 그간의 ITZY와는 다른 새로운 시도이자 변신이다.

타이틀곡 TUNNEL VISION은 곡 구성이 다이내믹했던 그간의 ITZY와 달리 절제 속에 묵직하게 긴장감을 유지한다. 폭발하기 직전의 긴장감, 아슬아슬한 분위기, 감각차단 등 멤버들이 꼽은 이 곡의 키워드 그 자체다. /JYP엔터

평이한 곡 구성의 허전한 부분을 채우는 건 퍼포먼스다. 데뷔 때부터 이미 '대체불가 퍼포먼스 퀸'으로 불린 ITZY 멤버들은 이번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퍼포먼스를 펼쳐낸다. 눈과 귀로 함께 즐겼을 때 'TUNNEL VISION'은 더 생동감 있고 드라마틱하다.

멤버들은 "다섯 명의 개성이 잘 보이면서 한 팀으로서 에너지도 드러나는 점이 포인트", "아프로와 힙합 댄스에서 영감을 받은 그루브와 절도 있는 동작 그리고 터널을 살린 여러 가지 안무를 담았다. 아이솔레이션부터 한 줄로 서서 총을 쏘는 안무까지 다양한 킬링 파트가 있어서 보는 재미가 가득할 것"이라고 감상 포인트를 짚었다.

이밖에도 앨범은 함께 새로운 목표를 향해 과감히 뛰어드는 순간을 노래한 'Focus(포커스)', 자신감 넘치는 사랑 방식을 전하는 'DYT(디와이티)', 불확실한 상황 속 가능성을 말하는 'Flicker(플리커)', 어둠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각을 역설하는 'Nocturne(녹턴)',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8-BIT HEART(에잇 비트 하트)'로 서사를 탄탄하게 한다.

각 곡들 그 자체도 ITZY의 매력을 다양한 형태로 펼쳐내지만, 그 곡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서사가 더 드라마틱하고 그 지점에서 앨범으로서의 가치가 더 빛난다.

타이틀곡 'TUNNEL VISION'은 아직 음원차트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지만, 발매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았고 퍼포먼스와 함께 했을 때 더 진가가 발휘되는 곡인 만큼 활동을 펼치면서 얼마나 팬들과 대중에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확장과 몰입이라는 면에서 완성도 있는 결과물인 이 앨범의 남은 과제다.

ITZY는 새 앨범 활동 후 내년 새 월드 투어 'TUNNEL VISION'에 돌입한다. 지난해 8월 전 세계 28개 지역 32회 공연을 마친 두 번째 월드 투어 'BORN TO BE(본 투 비)' 후 약 1년 6개월 만에 전 세계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2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포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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