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이찬원, '찬란'하게 재정립한 정체성


정규 2집 '찬란'으로 '트로트 가수' 경계 지워
다양한 장르와 다채로운 보컬 역량에 집중
3개 앨범 연속 하프 밀리언셀러 등극

이찬원이 지난 20일 정규 2집 찬란(燦爛)을 발매했다. 이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정통 트로트의 중심에서 존재감을 증명해 온 이찬원이 보컬리스트로서 새로운 정체성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티엔엔터

[더팩트 | 정병근 기자] 가수 이찬원은 야망이 크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진 않는다. 그래서 매번 보폭이 넓으면서도 안정감 있다. 정규 2집 '찬란(燦爛)'은 그걸 또 한번 증명한다.

이찬원은 지난 20일 정규 2집 '찬란(燦爛)'을 발매했다. 정규 1집 'ONE(원)' 이후 2년 8개월 만에 발매하는 정규 앨범이자, 전작 'bright;燦(브라이트;찬)' 이후 1년 7개월 만의 신보다. 오랜만에 내놓은 이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정통 트로트의 중심에서 존재감을 증명해 온 이찬원이 보컬리스트로서 새로운 정체성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총 10트랙의 각 장르부터 이찬원의 전작들과는 결 자체가 다르다. 컨트리, 발라드, 댄스, 록,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음악 스펙트럼과 각 장르를 능수능란하게 표현하는 그의 보컬은 우리가 알던 '트로트 가수 이찬원'이라는 경계를 가볍게 허물어버린다. 그렇게 그는 '보컬리스트 이찬원'으로 찬란하게 거듭난다.

그 최전선에 있는 타이틀곡 '오늘은 왠지'는 이찬원이 처음 시도하는 팝 스타일 컨트리 장르다. 남녀노소 전 세대가 함께 흥얼거릴 수 있는 이지 리스닝 멜로디의 이 곡은 사랑스러운 가사와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지닌 이찬원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리스너들에게 친근하고 기분 좋게 다가간다.

이찬원은 마이너 컨트리 음악 '낙엽처럼 떨어진 너와 나'로 분위기를 이어가다가 처음 시도하는 정통 발라드 '말했잖아'로 분위기를 바꾼다. 하듯이 시작하다 극적으로 고조시키는 발라더 이찬원의 보컬 역량을 만끽할 수 있다. 이어지는 트랙 '첫사랑'에서는 80년대 유로 댄스와 펑키한 장르로 또 한번 큰 변화를 준다.

셔플 리듬에 하모니카와 휘파람이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팝발라드 곡 '엄마의 봄날'에서 봄날의 햇살처럼 따뜻한 보컬과 감성을 전하고, 오케스트라와 어쿠스틱 악기들로 채워진 '시월의 시'에서 가창력을 폭발시킨다.

그러더니 브리티시 소프트 록 장르의 밝고 경쾌한 곡 '나의 오랜 여행'에 이르러 청량한 밴드 사운드에 어울리는 보컬로 에너지를 불어넣고, 모던락 스타일의 슬픈 팝 발라드 곡 '나를 떠나지마요'를 통해 짙은 솔의 향기를 풍긴다. 이찬원의 도전은 락앤롤의 에너지를 담은 '락앤롤 인생'과 재즈와 블루스가 조화를 이룬 '빛나는 별'까지 계속된다.

이찬원은 12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서울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어 대구 인천 부산 진주에서도 관객들을 만난다. /티엔엔터

이 앨범에서 이찬원이 가장 무게를 둔 건 보컬리스트로서의 역량이다. 첫 정규 앨범 'ONE'에서 2곡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고 전작 'bright;燦'에서 아예 프로듀서로 나섰던 이찬원은 이번엔 곡 작업에 대한 마음을 내려놨다. 마지막 트랙 '빛나는 별'의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게 전부다. 가장 집중해야 할 것에만 오롯이 전부를 쏟아넣은 것.

트로트를 제외한 다른 장르의 음악에서 이찬원은 사실 검증된 게 거의 없다. 무리를 하고 욕심을 낼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택했다.

타이틀곡 '오늘은 왠지'는 조영수가 곡을 만들고 감성 발라드의 대표 주자 로이킴이 가사를 썼다. 조영수는 '낙엽처럼 떨어진 나', '말했잖아', '첫사랑', '나를 떠나지마요', '빛나는 별'까지 책임지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또 다른 히트 메이커 안영민, 로코베리, 이유진, 김이나까지 힘을 보태면서 완성도 높은 각 장르를 탄생시켰다.

이들의 조력을 통해 이찬원은 각 장르에 아주 알맞은 보컬을 꺼냈고 곡마다 전혀 다른 해석과 새로운 색채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그렇게 '트로트 가수 이찬원'에서 '다채로운 보컬리스트 이찬원'으로 연착륙했다. 이찬원이 스펙트럼 확장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했다는 점에서 이 앨범은 충분히 유의미하다.

여기에 성적까지도 뒤따랐다. 정규 2집은 초동(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 약 61만 장을 기록했다. 이로써 이찬원은 정규 앨범 'ONE'(초동 약 57만 장), 미니 2집 'bright;燦'(초동 약 60만 장)에 이어 3개 앨범 연속 하프 밀리언셀러가 됐다. 이는 이찬원이 더 굳건하게 두꺼운 팬덤을 다져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찬원은 전국 투어 콘서트로 이 '찬란한 순간'을 이어간다. 그는 오는 12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서울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어 오는 12월 25, 27, 28일 대구, 1월 10, 11일 인천, 1월 31일, 2월 1일 부산, 2026년 2월 21일, 22일 진주에서도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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