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려원·이정은의 열연·팀워크 빛난 '하얀 차를 탄 여자'(종합)


고혜진 감독의 첫 연출 데뷔작 …29일 개봉

배우 정려원(위쪽)과 이정은이 연기 호흡을 맞춘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가 오는 29일 개봉한다. /㈜바이포엠스튜디오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정려원과 이정은의 열연은 눈을 뗄 수 없고,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예측 불가한 스토리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장르의 매력과 함께 묵직한 질문과 여운도 남기는 '하얀 차를 탄 여자'다.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감독 고혜진)의 언론배급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27일 오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현장에 참석한 고혜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려원과 이정은은 극장 개봉의 기쁨을 만끽하면서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꺼냈다.

'하얀 차를 탄 여자'는 피투성이 언니를 싣고 병원에 온 도경(정려원 분)이 경찰 현주(이정은 분)에게 혼란스러운 진술을 하면서 모두가 다르게 기억하는 범인과 그날의 진실에 다가가는 서스펜스 스릴러를 그린 작품이다. 드라마 '검사내전'과 '로스쿨' 등의 조연출을 맡았던 고혜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먼저 고혜진 감독은 "2022년 2월 코로나19가 극심했을 때 14일 만에 찍은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추운 겨울에 정말 고생해서 찍었는데 3년 반 만에 극장 개봉을 하게 돼서 너무 기쁘고 가슴이 벅차다"고 소회를 전했다.

데뷔 첫 장편 영화를 스크린에 걸게 된 고 감독은 "패기 있게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찍으면서 스릴러가 어렵다는 걸 느꼈다"며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 편집의 리듬과 호흡이 정말 중요한 만큼 편집실에서 밤을 새우면서 다양하게 해봤다. 편집점에 집중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하얀 차를 탄 여자는 피투성이 언니를 싣고 병원에 온 도경이 경찰 현주에게 혼란스러운 진술을 하면서 모두가 다르게 기억하는 범인과 그날의 진실에 다가가는 서스펜스 스릴러를 그린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잊지 않고 언급했다. 고 감독은 "처음 접하는 정보에 따라 뒤에 마주하는 이야기도 프레임을 씌워서 보게 된다. 피해자로 나온 도경을 본 후 다음 이야기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에 관해 자기성찰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또 트라우마는 우리를 고립시키는 상처이자 누군가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치부가 될 수 있지만 모두가 갖고 있는 것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를 공유하면 서로를, 그리고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정려원은 주인공 도경 역을 맡아 '게이트'(2018) 이후 7년 만에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그는 "상상하지 못해서 엄청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물론 스코어도 중요하지만 오늘 이렇게 영화를 선보이게 된 자리가 생긴 것만으로 소원이 이루어진 것 같아서 기쁘다"며 "영화가 귀한 시기에 오픈했다는 것 자체로 감격스럽고 감사하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피투성이가 된 언니를 싣고 병원에 나타나며 사건의 시작을 알리는 도경은 불완전한 기억을 안고 사건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이를 연기한 정려원은 목격자인 동시에 피의자로 몰릴 수밖에 없는 캐릭터의 혼란스럽고 불안한 내면을 섬세하고 세밀하게 그려내며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을 꺼낸다.

버석한 얼굴로 극을 긴장감있게 이끈 정려원은 "방에서 언니에게 '문 좀 열어달라'고 울부짖는 장면이 첫 촬영이었다. 고 감독님이 배우의 기강을 잡으려고 이렇게 힘든 신을 처음으로 넣으셨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숙연해졌다"며 "큰 숙제를 해낸 듯한 느낌이 생겼고 캐릭터 해석력도 빨라졌다. 힘들었지만 맨 처음에 넣어야만 했다고 납득이 돼서 더 집중해서 찍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고혜진 감독은 스릴러의 매력과 두 배우의 엄청난 연기력을 큰 화면으로 봐달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이정은은 사건의 어두운 진실을 파헤치는 경찰 현주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그는 "코로나19였는데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 여성 서사를 다루는 작품들이 나올 무렵에 찍었는데 시나리오가 재밌었다"며 "고 감독과 작업하게 된 것도 너무 즐거웠고 큰 스크린으로 보게될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된 정려원과 이정은은 서로를 향한 무한한 신뢰를 내비치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정려원은 "내공이 꽉 채워진 배우들을 만나면 그 자체로 든든하고 기쁘다. 선배님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뻤고 하나도 걱정되지 않았다"고 존경심을 표했고, 이정은은 "즉흥적이고 순간적인 연기를 보면서 크고 멋진 배우를 만났다는 걸 느꼈다. 즐겁게 찍었다. 다른 모습으로 또 만나고 싶다"고 화답했다.

앞서 '하얀 차를 탄 여자'는 제22회 샌디에고 국제 영화제에서 BEST INTERNATIONAL FEATURE(베스트 인터내셔널 피쳐)를 수상했고 제66회 BFI 런던영화제 스릴 부문에도 공식 초청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또한 작품은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과 코리안 판타스틱 배우상(정려원)을 받으며 작품성과 배우의 연기력을 함께 인정받은 바 있다.

해외 영화제에서 먼저 주목받은 후 국내 관객들과 만나게 된 '하얀 차를 탄 여자'다. 이에 고 감독은 "런던에서 상영될 때 너무 떨렸는데 되게 많이 웃으셨고 많이 놀라셨다"며 "스릴러를 좋아하는 국가에서 인정받았다면 한국 관객들도 재밌게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끝으로 고혜진 감독은 "스릴러의 매력과 두 배우의 엄청난 연기력을 큰 화면으로 봐달라"고, 정려원은 "현장이 잘 맞는 작품들은 그 팀워크가 스크린에서도 잘 보인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해지는 걸 안타까워했고 최대한 다양한 버전으로 찍으려고 했다. 그 팀워크와 에너지가 잘 담겼을 것"이라고, 이정은은 "추운 계절에 맞게 함께 얼음판을 밟고 짜릿한 해방감도 느끼길 바란다"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하얀 차를 탄 여자'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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