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박진영의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위원장 내정에 거는 기대감


대중음악계 인사 최초로 장관급 정부 직책 내정
현실에 맞는 가요계 정책 추진 기대

대통령실은 9일 가수 박진영을 대통령 직속 기구인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에 내정했다고 밝혔다./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박진영PD가 장관급 인사에 내정되면서 그의 향후 활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은 지난 9일 "이재명 대통령이 '5대 문화강국' 공약의 실현을 위해 대통령 직속 기구 대중문화교류위원회를 이달 중 출범하고 공동위원장으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진영 JYP 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또 박진영PD 역시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중문화교류위원회'라는 대통령 직속 기구의 일을 맡아서 하게 됐다"며 "정부 일을 맡는다는 게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사자로서는 여러 면에서 너무나 부담스럽고 걱정스러운 일이라 많이 고민했지만 지금 K팝이 너무나도 특별한 기회를 맞이했고 이 기회를 꼭 잘 살려야만 한다는 생각에 결심하게 됐다"고 말해 이를 수용했음을 알렸다.

대중문화교류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기구로 그 수장은 장관급 지위를 얻게 된다. 박진영PD의 위원장 내정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 이유다.

사실 박진영PD 이전에 엔터테인먼트 업계나 방송계 종사자가 정부 요직에 오른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당장 올해 7월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재임한 유인촌 전 장관이 연기자 출신이고 배우 손숙과 김명곤 등도 각각 환경부 장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다. 또 영화감독 이창독 역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재직한 적이 있다.

다만 박진영PD의 경우 두 가지 면에서 이전 사례와 분명하게 다른 점이 존재한다. 첫째 K팝 업계 종사자 중에서는 처음으로 장관급 정부 직책을 맡은 것이고 둘째는 대표적인 K팝 기획사의 수장으로서 위원장 업무를 겸직한다는 것이 그렇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차이점으로 인해 박진영PD의 역할은 과거 장관을 역임했던 인물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규정안에 따르면 위원장은 문화교류 관련 정책과 사업의 우선순위와 부처간 협업 설정, 투자 및 재원 배분, 민관 협력, 제도 정비 및 개선 등의 권한을 갖는다.

박진영PD가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시행하고 추진할지는 아직 알기 어렵지만 일평생을 대중음악 업계에 몸담은 박진영PD인 만큼 그중에서도 특히 K팝과 대중음악 관련 정책에 집중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박진영은 "지금 이 순간도 내 꿈은 똑같다. K팝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것. 그동안 현장에서 일하면서 제도적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됐던 부분들을 잘 정리해서 실효적인 지원이 갈 수 있도록 하고, 또 후배 아티스트들이 더 좋은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적어 자신이 펼칠 정책 방향이 어디를 향하는지를 예고했다.

그동안 연예계 출신으로 장관직에 오른 사례는 수차례 있었지만 대중음악계 인사가 장관급 직책을 맡은 건 박진영이 처음이다./서예원 기자

그리고 현장의 가요 관계자들이 기대하는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故 신해철 이후로 가요계에서는 직접적으로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었다. 또 대중음악계에서 정부 요직에 오른 사례가 없어 실제 대중음악과 관련된 정부 정책은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도 있었다. 박진영PD가 위원장에 내정되면서 이제 정부와 가요계가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해졌다"며 "물론 박진영PD가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위원장에 내정됐다고 해서 당장에 드라마틱하게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적어도 K팝과 가요계에 정말로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정도는 확실히 알고 정책의 방향성을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장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과 직면하는 공연 업계에서는 K팝뿐만 아니라 공연계 전반적으로 상승 분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한 공연 기획사 대표는 "'대중문화' 교류위원회이기때문에 해당 위원회에서 다루는 분야가 K팝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문체부 장관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것도 박진영PD는 K팝과 관련한 정책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로 보인다"며 "아무래도 박진영PD는 오랫동안 가요계에 몸담고 있으면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인물이니 공연계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공연장 부족 문제나 티켓의 암표와 노쇼 등 실제 업계 현장에서 마주하는 문제점들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또 JYP엔터테인먼트는 데이식스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등을 배출하고 윤마치나 비비 등을 작사·작곡가로 기용하는 등 K팝 기획사 중에서도 밴드와 싱어송라이터에 관심도가 높은 곳이다"라며 "물론 메이저 시장인 K팝의 제작과 유통, 홍보 마케팅 등과 관련된 정책이 우선시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도 박진영PD는 현장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니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다양한 장르의 대중음악 공연에 적절한 지원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박진영PD의 대중문과교류위원회 위원장 내정으로 가요계는 드디어 자신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직접 전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얻었다.

또 박진영PD는 "K팝이 한 단계 더 도약해 우리 문화를 알리는 걸 넘어 세계인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교류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직접 목표를 밝혔다.

과연 '대중문화교류위원회 박진영 위원장'이 본인은 물론 현장과 정부의 바람대로 세계적 문화강국이라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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