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우리들의 발라드' 제작진, 세대를 잇는 무대를 꿈꾸며


평균 연령 18.2세 참가자들의 발라드 대결
"가장 속 시원한 오디션이 될 것"

SBS 새 오디션 프로그램 우리들의 발라드 박성훈 CP(왼쪽)와 정익승 PD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SBS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K팝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정익승 PD와 박성훈 CP가 다시 손을 잡았다. 이번 무대는 발라드다. '우리들의 발라드'는 세대와 시간을 뛰어넘는 명곡을 다시 불러내고 새로운 목소리의 탄생을 꿈꾼다. 올가을 발라드의 진심을 담은 무대가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SBS 새 오디션 프로그램 '우리들의 발라드'의 정익승 PD와 박성훈 CP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두 사람은 발라드가 가진 보편적 공감과 새로운 목소리의 발견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진한 울림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들의 발라드'는 우리 기억 속 매 순간마다 함께 했던 인생 발라드를 공유하고 그 시절 나의 노래였던 발라드를 새롭게 불러줄 2025년의 새로운 목소리를 찾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기획을 맡은 박성훈 CP와 연출을 맡은 정익승 PD는 과거 'K팝스타'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준비했던 하나의 팀이다.

박 CP는 "그동안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을 해왔지만, 듣자마자 눈물이 나는 정통 음악 오디션을 꼭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지금은 트로트나 K팝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늘 우리 곁에는 발라드가 있었다. 이제는 그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 같아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정 PD는 "제목에 '발라드'를 넣었지만 사실 새로운 장르를 소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무엇보다 요즘처럼 도파민 가득한 시대에 가장 조용한 음악을 꺼내는 게 괜찮을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음악을 듣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움을 느낀다면 장르가 무엇이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평균 나이 18.2세인 참가자들이 등장한다. 어려운 장르인 발라드를 비교적 어린 연령대에게 맡긴 이유는 무엇일까. 박 CP는 "오디션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대 위에 누가 서는가와 그걸 누가 듣는가 딱 두 가지다. 그 포인트에서 저희가 가지고 있는 강점과 새로운 요소를 투입을 해본 것"이라고 소개했다.

우리들의 발라드의 연출을 맡은 정익승 PD(왼쪽)는 10대와 20대의 새로운 목소리로 명곡을 다시 들려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SBS

"발라드 시대를 함께했던 분들이 다시 무대에 오르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사실 그분들 역시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데뷔를 했거든요. 그 시절의 뽀송뽀송한 모습처럼 그 나이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재 세대가 이으면 어떨까 싶었어요. 발라드는 하나로 통용되는 게 아니라 각자의 발라드가 있는 것처럼 그런 것들이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보고 싶었요."(박 CP)

"모든 장르가 그렇겠지만 발라드는 너무 레전드 가수와 명곡들이 있잖아요. 회의를 하면서 100년 후에도 레전드 가수들의 이름이 남을까 아니면 노래가 살아남을까를 고민했던 것 같아요. 어떤 업적을 이룬 분들을 조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명곡은 계속 불리며 생명력을 얻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10대와 20대 초반의 새로운 목소리로 명곡을 다시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정 PD)

발라드는 섬세한 감정 표현과 고난도의 보컬 실력이 요구되기에 어린 참가자들이 과연 몰입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존재했다. 하지만 박 CP는 "10대라고 해도 20~30대에 겪을 만남이나 가슴 뛰는 순간들을 충분히 경험한다"고 강조했다.

"저희도 어린 참가자들에게 '이 노래를 어떻게 감정 이입해서 불렀냐'고 묻곤 해요.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풍부한 감성으로 그 노래를 소화하고 있다는 걸 느껴요. 방송을 보면 오히려 또래만의 감정을 경험할 수 있고 내가 사랑한 레전드 가수가 처음 무대에 섰던 순간을 다시 보는 듯한 느낌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박 CP)

"참가자들 중에 초등학생인 친구도 있어요. 어른들의 사랑 노래를 가져와서 부르기에 '가사의 뜻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여자친구랑 헤어진 지 한 달 됐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시선에서는 너무 아이 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참가자에게는 진짜 경험인 거예요. 당연히 노력 실력 자체는 어른들보다 조금 부족하고 어설플 수 있죠. 하지만 '우리들의 발라드'는 노래 실력보다 마음으로 이해하고 전달하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봐요. 아이들 시선에서도 자연스러운 재해석이 이뤄진다는 걸 녹화장에서 자주 느꼈어요."(정 PD)

우리들의 발라드는 오는 23일 오후 9시 첫 방송한다. /SBS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K팝의 기준을 제시해 온 SM엔터테인먼트와 문화 콘텐츠 기업 SM C&C가 함께한다. 박 CP는 "오디션은 새로운 사람을 소개하는 자리를 넘어 함께 갈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는 기회의 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에도 실질적으로 스타가 탄생하는 게 중요했는데 SM이 저희 기획을 좋게 봐주셨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타 오디션과 다르게 음악 전문가부터 대중픽 선구안을 가진 일반인들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탑백귀'라는 이름으로 모인다. 이들 중 정재형 차태현 추성훈 전현무 박경림 대니 구 크러쉬 정승환 오마이걸 미미가 대표단으로 합류한다. 박 CP는 "그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은 전문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발라드는 결국 어떤 노래가 사람을 울리는지, 듣는 사람들의 입장이 훨씬 중요하다. 그래서 150명의 '탑백귀'를 모셨다"고 설명했다.

"연예인 분들도 방청객과 똑같이 한 표를 행사해요. 이들 중 대니 구처럼 클래식 전공자도 있지만 차태현 추성훈 박경림 씨처럼 대중과 같은 눈높이를 가진 분들도 있어요. 저희는 TV를 보는 시청자분들이 느끼실 감정과 가장 비슷하게 평가를 할 수 있도록 계획했는데 의견이 이들 사이에서도 되게 명확하고 다이내믹하게 갈릴 때가 있어요. 그걸 보면서 가요계의 시장이 이렇게 돌아간다는 걸 느낄 정도로 지금까지의 오디션과는 다른 흐름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박 CP)

그렇기에 박 CP는 '우리들의 발라드'가 "가장 속 시원한 오디션이 될 것 같다"고 자신했다. 그는 "전문가분들이 하는 얘기도 힘이 실리고 새로운 정보일 수 있지만 반감도 생긴다"며 "이번에는 시청자 눈높이에 맞는 심사가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녹화 중에 정승환 씨가 '내가 여기에 앉을 줄은 몰랐다. 나도 많은 분들 도움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제는 다른 참가자들의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우리들의 발라드'가 원하는 부분이 그 지점인 것 같아요. 프로그램이 끝나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서 이들 중에 가요계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백스테이지에서 가볍게 얘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나오면 좋겠어요. 그 참가자를 꼭 찾아내고 싶고 다음을 이어갈 누군가를 이 프로그램에서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정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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