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명주 기자] 수식어가 필요 없는 '연기 장인' 한석규가 진지함과 유쾌함을 동시에 겸비한 협상 히어로로 변신한다. 그간 사극과 의학 드라마 그리고 장르물 등에 출연하며 매 순간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한 그가 코믹 드라마로 안방극장에 사이다(속 시원하고 통쾌한 상황이나 발언)를 선사하는 것. 오랜만에 이뤄진 그의 코미디 도전이 tvN 월화극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눈길이 모인다.
한석규가 15일 첫 방송하는 tvN 새 월화드라마 '신사장 프로젝트'(극본 반기리, 연출 신경수)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작품은 전 레전드 협상가, 현 치킨집 사장으로 미스터리한 비밀을 가진 신사장(한석규 분)이 편법과 준법을 넘나들며 사건을 해결하고 정의를 구현해 내는 분쟁 해결 히어로 드라마다.
한석규는 극 중 동네 골목길 속 친근한 치킨집 사장이다가 사건이 발생하면 곧장 협상가 모드로 돌변하는 신사장 역을 연기한다. 신사장은 날카로운 통찰력과 설득력으로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협상 실력은 물론 상대의 마음을 빠르게 캐치해내는 감각까지 갖춰 매번 통쾌한 결말을 이끌어내는 인물이다.
'신사장 프로젝트'를 통해 한석규는 진지함과 동시에 유쾌함을 갖춘 히어로의 매력을 전한다. 그가 연기하는 신사장은 치킨집 주방 앞치마를 두른 채 유쾌한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소탈한 동네 사장님 그 자체로 퇴근길 꼭 가게에 들르고 싶게 만드는 친근한 매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러나 신사장은 협상가 모드에 돌입하면 동네 소탈한 사장님 분위기가 아닌 공간 전체를 장악하는 진중한 분위기를 드러낸다. 대화하는 상대를 꿰뚫는 듯한 무게감과 깊은 눈빛으로 세련된 카리스마를 전하는 것. 한석규는 이 같은 변화무쌍한 캐릭터가 분쟁 해결 히어로로 활약하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캐릭터의 상반된 모습을 연기하기 위해 한석규는 "유쾌함과 여유가 메인이고 그 속에 감춰진 날카로움까지 함께 담아보려 했다"며 "겉으로는 능청스럽지만 속으로는 예리한 입체적인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대사 톤과 눈빛은 물론 치킨을 튀기는 손놀림까지 신사장답게 맞춰갔다"고 제작진을 통해 세심한 준비 과정을 전했다.
그는 분위기가 전혀 다른 스타일링으로도 캐릭터를 표현했다. 한석규는 "치킨집 사장일 때는 색감이나 소재가 부드러운 옷을 입고 협상가로 변할 때는 조금 더 날렵하고 단정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 덕분에 현장에서 옷만 갈아입어도 '아, 지금은 사장이구나' '지금은 협상가구나' 하고 저도, 스태프들도 바로 몰입할 수 있었다"고 들려줬다.
그간 묵직하거나 진중한 역할을 주로 맡아온 한석규는 코미디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1990년 KBS 22기 공채 성우로 데뷔한 그는 1993년 MBC 드라마 '아들의 딸'과 1994년 MBC 드라마 '서울의 달'에 출연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안방극장에서 스크린으로 넘어가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활약하며 흥행에 성공한 그는 코미디 영화로는 '닥터 봉' '넘버 3' '미스터 주부퀴즈왕' 등에 출연했다. 그러나 2010년 개봉한 영화 '이층의 악당' 후로는 더 이상 코미디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다.
이후 16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한석규는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세종 이도 역, SBS 드라마 '비밀의 문'에서 영조 역,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 1·2·3에서 김사부 역, MBC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 장태수 역 등 무게감 있는 캐릭터를 맡아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주로 사극과 장르물에서 인상 깊은 존재감을 각인한 그는 '뿌리깊은 나무'로 SBS 연기대상에서 연기 인생 첫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낭만닥터 김사부'로 또 다시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로도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연기 대가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진중한 연기로 무게감 있는 캐릭터를 그려온 한석규이기에 그가 '신사장 프로젝트'를 통해 어떤 코믹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낼지 눈길이 모인다. 아울러 오랜만에 코미디에 도전한 한석규가 침체한 tvN 월화극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만 해도 tvN 월화극은 '내 남편과 결혼해줘'와 '선재 업고 튀어'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재미를 봤지만 이후에는 눈에 띄는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신사장 프로젝트'의 전작으로 최근 종영한 '첫, 사랑을 위하여'는 3~4%, 또다른 전작 '견우와 선녀' 역시 3~4%의 시청률에서 머물렀다.
이에 유쾌하고 통쾌한 히어로로 돌아온 안방극장의 강자 한석규가 코미디로 시청자들의 사로잡고 tvN 월화극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눈길이 모인다. '신사장 프로젝트'는 15일 저녁 8시 50분 첫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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