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늘 변함없이 새로운' 준케이의 귀환


1일 4년 9개월 만에 앨범 '디어 마이 뮤즈' 발매
타이틀곡 '알 앤드 비' 포함 5곡 수록

가수 준케이가 1일 오후 6시 네 번째 솔로 미니 앨범 디어 마이 뮤즈를 발매하고 컴백한다. 준케이가 국내 미니 앨범을 발매하는 건 4년 9개월 만이다./JYP엔터테인먼트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가수 준케이(JUN. K)는 꽤 저평가된 뮤지션이다.

그는 한국저작권협회에 등록된 저작물은 105곡에 달하는 베테랑 작곡가이며 2008년 2PM 싱글 'Hottest time of the day(핫티스트 타임 오브 더 데이)'로 데뷔한 이래 그룹과 솔로로 17년간 무대에 오르고 있는 롱런 가수이기도 하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대사처럼 매번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가요계에서 이 정도로 긴 시간동안 입지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지금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기 충분하다.

그런 준케이가 새로운 앨범으로 돌아왔다. 1일 발매되는 네 번째 솔로 미니 앨범 'Dear my muse(디어 마이 뮤즈)'는 준케이가 무려 4년 9개월 만에 한국에서 선보이는 앨범 단위 신작으로 긴 기다림 만큼 그는 하고 싶은 말을 잔뜩 품고 있었다.

<더팩트>는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준케이와 만나 4년 9개월 동안 쌓였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일단 가장 먼저 궁금했던 점은 역시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다. 이에 준케이는 "그동안 솔로 투어를 하면서 일본에서는 앨범을 두 장 발매했다. 한국에서는 작년 8월에 싱글 'Paint this love(페인트 디스 러브)'를 내고 짧게 활동했는데 아무래도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에 준비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는 타이밍을 찾았던 것 같다. (새 앨범이 나오지 않았을 뿐) 투어를 계속하면서 공연 위주로 활동은 계속하고 있었다"며 "공연을 계속하다 보니 새로운 레퍼토리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팬들도 신곡에 대한 목마름이 있어서 팬을 즐겁게 해주는 앨범을 만들려고 본격적으로 준비를 했다. 사실 현실적으로 싱글을 내는 게 낫지 않냐는 생각도 했지만 다행히 잘 준비해서 앨범으로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긴 기다림 끝에 세상에 나오는 준케이의 새 앨범이지만 공교롭게도 같은 2PM 멤버 장우영도 비슷한 시기인 9월 15일 세 번째 솔로 미니 앨범 'I'm into'의 발매를 예고하고 있다. 심지어 장우영이 솔로로 앨범을 발매하는 것은 준케이보다도 훨씬 긴 7년 5개월 만이다.

이처럼 같은 그룹 멤버끼리 나란히 솔로 앨범을 발매하게 된 상황을 두고 준케이는 "서로 준비하던 것이 있고 회사의 일정도 있어서 어쩌다 보니 맞물리게 됐다"며 "서로의 곡에 대한 피드백은 전혀 없었다. 장우영의 일정이 정말 타이트해서 너무 바빴다. 또 아티스트로서 장우영을 존중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않게 아무 말도 안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준케이는 '공교롭게도 어쩌다 보니'라고 말하긴 했지만 2PM 멤버가 나란히 새 앨범을 발매하는 상황을 보며 팬들은 2PM 완전체 활동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희망을 품을 법도 하다.

준케이에 이어 같은 2PM 멤버인 장우영도 15일 새 앨범의 발매를 앞두고 있다. 이에 준케이는 아직 구체적인 2PM 완전체 활동의 계획은 없지만 멤버들과 이야기정도는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JYP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준케이는 "(팬의 입장에서는) 멤버들과 활동을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정확한 계획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다만 그는 "우리끼리 이야기는 나눴다. 너무 오랫동안 (완전체 활동을) 하지 않고 있어서 '멤버 다 같이 뭔가를 조금은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정도의 이야기는 나눈 상황이다"라고 덧붙여 2PM 완전체 활동의 희망을 완전히 지우지는 않았다.

이렇게 앨범 발매를 둘러싼 여러 상황의 해명을 마친 준케이는 본격적으로 새 앨범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준케이는 "내가 솔로도 데뷔한 게 9년 전이다. 그 당시는 음악이 도전적이었다. 새로운 음악을 갈구하고 신선하게 다가가고 싶었다. 반면 지금은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 느낌보다 계속 내 곁을 지켜준 팬에게 선물이 됐으면 했다"고 과거와 달라진 접근법을 밝혔다.

이어 그는 "타이틀곡 'R&B ME(알 앤드 비 미)'는 팝에 가깝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고 행여 관심이 생기면 일상에서 듣는 플레이리스트에 들어갔으면 하는 생각으로 만들었다"며 "제목인 'R&B ME'도 오래전부터 생각해 둔 것이다. R은 'Ride With Me(라이드 위드 미, 나와 함께 하자)'를 B는 'Be With Me(비 위드 미, 나와 함께 있어 줘)'의 뜻이다. 결론적으로 '나를 사랑해 줘, 나와 같이 놀자'라는 뜻이다. R&B를 활용해 귀여운 장난을 쳐봤다"고 덧붙였다.

'R&B ME'에서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대목은 피처링이다. 그룹 스트레이 키즈의 창빈이 랩을 맡아 선배의 컴백에 힘을 보탰다.

준케이는 "2절 벌스에 반전을 주고 싶어서 피처링을 찾는 도중 창빈이 생각났다. 창빈과 나의 톤이 많이 달라서 포인트가 생길 것 같았다"며 "창빈이 원래 랩을 쓰는 친구기도 하고 스트레이 키즈에서는 래핑을 세게 하는 편이라면 여기에서는 편안하지만 톤은 살아있게 했다. 너무 고맙고 곡도 잘 나왔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준케이는 창빈의 합류에 거는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창빈이 피처링했으니까 스트레이 키즈 팬이 조금은 들어주지 않을까 싶다. 설령 창빈 파트만 들어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웃었다.

반쯤 농담으로 한 이야기지만 준케이가 이렇게 말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준케이는 "나는 이미지 소모가 많이 된 아티스트고 지금은 후배들이 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음악을 한 번 더 들려줄 수 있을지 생각한다"며 "옛날 가수라서 관심이 없을 수도 있지만 지금 세대가 한 번은 들었으면 한다. 성적을 떠나 그것이 현실적인 목적"이라고 담담하게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렇다고 이것이 자신의 가치를 낮게 보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자신이 있기 때문에 더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의미에 가깝다. 실제로 준케이는 더 나은 음악과 더 나은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관리하는 중이다.

준케이는 "지금은 음악 하나로만 답을 내리기 너무 힘든 시대다. 음악을 가지고 세계관을 만들고 시각화를 해서 듣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게 만드는지가 중요하게 됐다"며 "나도 이 음악을 어떻게 풀어나가서 어떻게 들리고 어떻게 보이게 만들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음악적 방향성이 달라졌다기보다 음악을 듣고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반응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며 "예전에는 음악을 들으면 그 자체가 풍기는 향기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가수의 동작이나 보이는 모습에서도 느끼는 게 많은 시스템이다. 그런 부분에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어 마이 뮤즈의 뮤즈는 팬을 가리킨다. 이날 인터뷰에서 밝히기로 준케이는 음악뿐만 아니라 삶의 대부분을 팬에게 맞춰 생활하고 있다./JYP엔터테인먼트

준케이가 수년 전부터 몸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준케이는 "아무래도 2PM의 이미지가 있어서 항상 복근이 탄탄할 거라고 생각하더라.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래도 가수는 사람들 앞에 서는 직업이라서 다른 사람의 잣대에 휘둘릴 수가 있다. 나도 그런 적이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난 오랫동안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게 꿈이다. 그런데 이 '오랫동안'이 정말 가장 어려운 일 같다. 그래서 계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몇 년 전부터 규칙적으로 운동을 시작했고 다음으로는 1일 1식을 시작했다"며 "처음 시작할 때는 힘들었는데 적응이 되니 정신도 맑아지고 우울감도 사라졌다. 그렇게 계속 관리한 덕분에 공연에서 (복근) 노출도 할 수 있고 멘탈적으로도 안정이 됐다"고 밝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결과적으로 준케이의 행동은 모두 팬으로 이어진다. 이번 앨범의 제목인 'Dear My Muse'에서도 'Muse'는 팬을 가리킨다. 단 이 팬은 미래의 팬도 포함이다.

준케이는 "'Dear My Muse'는 말 그대로 나에게 힘과 에너지를 주는 뮤즈에게 바치는 선물이다. 당연히 나를 보러 오는 팬의 비중이 가장 크지만 내 공연 관객 중에 누군가의 추천으로 왔거나 기존 팬과 함께 처음 오는 분들도 있다"며 "그분들이 나를 보는 눈빛을 보면 참 신기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거기서 얻는 에너지도 크다"고 자신을 찾는 모든 사람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준케이의 콘서트는 한 회차에 공연되는 곡이 38곡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120분 공연의 세트리스트가 20곡 내외로 구성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확실히 방대한 분량이다. 당연히 공연을 구성하고 무대를 펼치는 난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지만 준케이는 이를 포기하지 않을 심산이다.

준케이는 "최대한 많은 곡을 하려 한다. 그리고 그냥 보여 주기 식 공연을 하기보다 관객과 교류하는 공연을 하려고 노력한다"며 "그래서 공연기획에도 많이 관심이 생겼다. 무대 위에서 조명을 어떻게 쓰고 동선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거의 대본을 쓰는 것처럼 구성한다. 새 앨범을 낸 이유에는 기존 곡을 편곡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신곡이 공연을 더 잘 만드는 데에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준케이는 기존 팬은 물론이고 새로운 K팝 팬도 한 번쯤 자신의 음악을 들어주기를 당부했다./JYP엔터테인먼트

준케이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예상대로의 대답이 나왔다. 이번에도 역시 팬이다.

준케이는 "나를 기다리는 사람을 위해 뭔가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맞다. 당연히 보기 좋은 모습, 팬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한결같이 오래오래 활동 하고 싶다"고 '늘 변함없이 새로운 모습'을 무대 위에서 보여줄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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