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류승룡, '무빙' 찍고 '파인'까지…디즈니+ 시즌2 보증수표를 향해


'파인: 촌뜨기들' 중심 잡아…양관식 役으로 활약
지난 13일, 11부작 끝으로 종영 

배우 류승룡이 <더팩트>와 만나 13일 종영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무빙'에 이어 이번 '파인'까지 호평을 받은 디즈니+ 작품의 중심에는 늘 '류승룡'이 있었다. 이에 배우 류승룡은 "운이 좋았다"고 겸손한 답변을 내놓으면서도 "류승룡과 디즈니+가 함께하면 시즌2까지 간다"는 그림으로까지 이어지길 바란다는 솔직한 바람을 내비쳤다.

류승룡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극본 윤태호, 연출 강윤성, 이하 '파인')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돈 되는 일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성실한 악당 오관석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3일 11부를 끝으로 막을 내린 '파인'은 1977년, 바다 속에 묻힌 보물선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근면성실 생계형 촌뜨기들의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류승룡은 "추울 때 시작해 다시 추위가 다시 올 때쯤에 끝났다. 저희끼리는 입을 모아 너무 행복하게 찍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고 끝나는 게 아쉽다며 시즌2에 대한 이야기까지 해주셔서 감사하다. 창작자나 배우들 입장에서는 보람 있고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사실 류승룡은 '파인'의 흥행을 어느 정도 예상했단다. 그래서일까. 그는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디즈니+ 행사에서부터 '파인'에 대한 애정 가득한 홍보 활동으로 눈길을 끈 바 있다.

이에 류승룡은 "배우는 찍고 나면 어느 정도는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안다. 행복하게 찍었고 심지어 세밀하고 열정적으로 꼼꼼하게 잘 찍었다"며 "요행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떳떳하게 내놓을 수 있는 결과물이 탄생할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다"고 돌이켰다.

"남은 건 홍보였어요. 물론 다른 작품도 홍보 활동에 있어 열심히 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다만 '파인'은 대표배우로서 해외까지 간 만큼 누가 되지 않고 보탬이 되자 더 열심히 했죠. 샤이한 (양)세종이랑도 많은 말을 나눴어요. 세종이도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힘들어하는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하는 등 다 같이 으쌰으쌰 했습니다."

배우 류승룡은 디즈니+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에서 양관석 역을 맡아 극의 서사를 이끌며 활약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류승룡은 '파인'의 어떤 점이 끌렸던 걸까. 그는 "우리의 화두이기도 한 '인간의 허무함'과 '잡히지 않는 욕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며 "'바다'라는 보이지 않는, 그리고 속을 알 수 없는 망망대해에서 욕망을 꺼내려 하는 한 길 속을 알 수 없는 인간들이 모인다. 속고 속이는 욕망덩어리들의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끝내 아무도 손에 어떤 것도 쥐지 못한다. 많은 분들이 끝나고 허무하다고 하는데 그게 정확히 우리 작품이 의도한 바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연기한 오관석이란 캐릭터는 어떻게 해석했을까. 류승룡은 "간장게장을 위해 간장을 훔치는 좀도둑이었다. 그런 인물이 40만 원을 제안받고 거기에 조금 더 받으려다가 목숨값만 불어나는 도둑이 된다"며 "욕심과 욕망이라는 것이 복리 효과처럼 켜켜이 쌓인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캐릭터인 것 같다"고 표현했다.

'파인'에는 수많은 캐릭터들이 나온다. 그런 가운데 오관석은 물에 들어가거나 차진 사투리를 보여주거나 액션이 있는 다른 캐릭터에 비하면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던 류승룡은 눈빛과 리액션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관객들의 관석의 수를 눈빛과 생각으로 따라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물론 어려운 연기였다. 여기저기서 '펄떡 뛰는 연기'들을 하고 있는데 난 아무런 무기가 없지 않나. 그럼에도 하고 싶어도 하지 않는 연기를 염두에 두고 눈으로 하는 연기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류승룡의 말처럼 '파인'에는 '펄떡 뛰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이 많았다. 이에 임수정·정윤호의 재조명 신예 김민의 발견 등 다양한 배우들이 호평을 얻었다. 이는 류승룡을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게 만들었단다.

류승룡은 "'파인'을 통해 빛을 발하는 배우들을 볼 때마다 신났다. 원석이 보석이 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 아닌가. 촬영 초반 복근(김진욱 분)의 연기를 볼 때는 자극을 받았다. 박수를 보낼 정도였는데 보면서 '이 작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복근뿐만 아니라 권동호, 정윤호, 김민까지 이런 배우들이 회마다 나온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극 중 조카 오희동으로 나오는 양세종과의 호흡도 전했다. 특히 류승룡은 MBTI 극 I인 양세종과 친해지기 위해 촬영 전부터 끝난 후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말수가 적지만, 그렇게 성실하고 근면하고 꾸준한 젊은 배우를 처음 봤다"며 "감독님 집에서 식사하면서 처음 만났는데 그때는 말을 거의 안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일부러 말을 많이 걸었다. 김민(박선자 역) 배우까지 셋이 단체 메시지방까지 만들었다. 김민 배우도 I인지라 내가 교두보 역할을 하려고 했다. 그렇게 셋이 공연이나 전시, 시사도 많이 보러 다녔다. 세종이랑은 제주도 올레길을 함께 걷기도 했다. 그렇게 좀 편해질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임수정의 연기에 대해서도 가장 인상 깊은 배우로 꼽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승룡은 "특히 양정숙(임수정 분)이 춤추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내가 여자로 태어난다면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장면을 보자마자 포기했다. 난 저렇게까지 표현하지 못한다. 임수정이었기에 가능한 캐릭터였고 장면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배우 류승룡이 디즈니+ 파인: 촌뜨기들이 시대극이라는 진입장벽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짚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파인'은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과 '무빙'의 류승룡까지 합세하며 또 하나의 디즈니+ 흥행작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도 받았다. 두 사람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또 한 번 해내야 한다는 부담은 없었을까.

흥행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류승룡은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면서 "난 운이 좋았을 뿐이다. 전체를 만드는 강윤성 감독님이 타율이 높아 이번 흥행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겸손한 답변을 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빙'에 이어 '파인'까지 디즈니+의 흥행을 책임지며 '디즈니+의 남자'란 수식어를 얻은 류승룡이다. 이에 웃음을 터트린 그는 "굳이 연관 짓자면, 앞서 '무빙'이 시즌2 제작을 확정하지 않았나. 그러니 '파인'도 빠르게 시즌2 제작이 결정돼 '류승룡이 디즈니+와 만나면 항상 시즌2를 찍는다'는 이야기까지 들렸으면 한다"고 바랐다.

"정말 많은 인원이 나오는 작품인데 너무 정이 들고 서로가 잘되는 것이 내 일처럼 좋을 만큼 역대급의 팀워크였어요. 배우들도 각자 잡으려는 욕망이 있잖아요. 그런 가운데 좋은 현장에서 좋은 사람들과 만나 이렇게 좋은 작품을 한다는 건 정말 행운이고 선물이었습니다. 전 '파인'이라는 보물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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