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은 돌아오는 거야②] 단순 부활 NO…피드백 반영·상상의 현실화 능력


'냉부해'·'한끼합쇼', 익숙한 포맷에 새로움 한 스푼
'대환장 기안장', 이제는 민박집 직접 만들어

JTBC는 냉장고를 부탁해와 한끼줍쇼를 부활한 새 예능 냉부해2와 한끼합쇼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JTBC
JTBC는 냉장고를 부탁해와 한끼줍쇼를 부활한 새 예능 냉부해2와 한끼합쇼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JTBC

이미 수년 전 종영했던 프로그램이 다시 새롭게 돌아오고 있다. 시대가 변화하며 예능 판도도 계속해서 바뀌는 가운데 새로운 포맷이 아닌 이미 지나간 포맷을 다시 끌고 온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검증된 바 있고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반갑다는 반응도 다수다. 반면 옛 예능을 우려먹는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다. 부활한 예능 포맷의 양면성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익숙한 예능이 부활하며 과거의 포맷을 그대로 따라만 가는 것은 아니다. 이전 시청자들의 피드백도 반영하고 변화하는 시대 속 시청자들의 요구도 신경 쓰며 색다른 요소를 추가했다. 그렇게 돌아온 예능프로그램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먼저 5년 만에 돌아온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since 2014'(이하 '냉부해2')는 그야말로 익숙한 맛이다. 시즌1의 냉장고 속 재료로 15분 안에 요리를 완성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포맷은 유지하되 출연진만 새롭게 합류하며 차별화를 만들었다.

'냉부해2' 제작진은 <더팩트>에 "전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 프로그램은 새로움보다는 익숙함에서 오는 매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를 다시 해보면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JTBC는 '냉부해2' 오픈을 앞둔 당시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 주목했다. 그도 그럴 것이 '냉부해'를 이끈 가장 큰 역할도 셰프였던 만큼, '냉부해'의 부활을 위해서는 '셰프 카드'가 가장 필요했다.

제작진 또한 "'흑백요리사' 이후 요리, 미식, 셰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는 걸 체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인물들과 분위기로 변화를 준다면 시청자들이 더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짚었다.

'냉부해2'의 주안점은 매회 다른 게스트도 중요하지만, 요리를 진행할 출연 셰프들이었다. 이에 '냉부해2'는 '냉부해' 원년 멤버면서 '흑백요리사' 참가자이기도 한 최현석을 비롯해, '흑백요리사' 최종 2위, 미국 요리 서바이벌 '아이언 셰프 아메리카 시즌 8' 우승자 에드워드 리,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2' 우승자 최강록, '급식대가' 이미영, '요리하는 돌아이' 윤남노 등이 출연을 확정했다. 여기에 원년 멤버인 이연복, 정호영, 김풍까지 막강한 라인업을 꾸렸다.

변화하는 가정 속에서도 '냉장고를 옮겨온다'는 설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앞서도 말했듯이 시대가 변화하면서 불가피한 점도 생겼는데 바로 '붙박이 냉장고'다. 이에 제작진은 "냉장고 자체가 아닌 재료들만 가져오게 된 점이 달라진 부분"이라고 밝혔다.

대신 전담팀을 만들어 더욱 공을 들였다. 제작진은 "담당 이삿짐센터에 '냉부' 전담팀이 따로 있다"며 "해당 업체에서도 최고급 인력들을 선별해 구성한 팀"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냉장고의 동일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다. 이에 제작진은 "이를 위해 전담 직원분들이 냉장고의 모든 칸을 사진과 영상으로 꼼꼼히 기록하고, 모든 재료를 아이스박스에 담아 스튜디오로 옮긴다. 이후 제작진이 그 자료들을 참고하여 스튜디오 냉장고에 원래 냉장고 모습 그대로 배치하는 과정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민박 예능을 부활시켜 대환장 기안장으로 재미를 본 가운데, 대환장 기안장의 시즌2 뿐만 아니라 유재석이 이끄는 새로운 민박 예능 제작도 예고해 주목을 받았다.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민박 예능을 부활시켜 대환장 기안장으로 재미를 본 가운데, 대환장 기안장의 시즌2 뿐만 아니라 유재석이 이끄는 새로운 민박 예능 제작도 예고해 주목을 받았다. /넷플릭스

JTBC '한끼합쇼'도 익숙한 재미에 차별점을 더해 새롭게 출격했다. '한끼합쇼' 제작진은 "앞서 '한끼줍쇼'가 코로나 사태 등에 따라 종영한 이후, 그리워하던 시청자분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확장판으로 기획해 부활시키게 됐다"고 밝혔다.

'한끼줍쇼'와 '한끼합쇼'는 MC와 게스트들이 '오늘의 동네'를 돌아다니며 시민과 소통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대신 '한끼줍쇼' 당시 여러 차례 지적받았던 내용을 피드백해 재탄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시민들의 밥상에 숟가락을 얹어 한 끼를 '얻어먹는' 지난 방송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에는 '대접'이라는 설정을 선택했다.

JTBC는 "기획의도 자체가 기존에 받았던 사랑에 보답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돌려드릴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한 끝에 '밥상을 직접 준비해서 한 끼를 대접하자'라는 콘셉트가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프로그램 속에서 또다른 재미도 찾을 수 있었다. 일례로 유명 셰프들이 출연해 각 가정의 냉장고를 털어 만드는 '집마카세'나 '냉털카세'는 '한끼합쇼'만의 차별성이 됐다.

제작진은 이 외에도 '동네 설정'에 주목해 달라고 전했다. 이들은 "조금 더 친근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오늘의 동네'를 소개할 수 있도록 게스트 분들께 익숙한 동네를 선정하고 있다. 어릴 때 살던 동네나 요즘 자주 가는 동네 등 게스트들이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동네를 선정해 '찐 주민'만 알 수 있는 동네 곳곳을 소개하거나 원래 알고 지내던 시민들과의 만남 등 일상적인 매력을 더욱 담아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민박 예능'을 소재로 잡고 민박 예능에 한 획을 그은 제작진까지 섭외했다. 이를 통해 지난 4월 기안84와 방탄소년단(BTS) 진, 지예은을 내세운 '대환장 기안장'을 론칭했다.

'대환장 기안장'은 암벽 등반을 해야 출입이 가능하거나 야외에 위치한 침대 등 불편함이 기본으로 탑재된 기안84의 독특한 민박 스타일이 기존의 민박 예능과는 차별점을 줘 신선한 재미를 줬다.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는 "예전보다 더 로컬성과 힐링 중심으로 방향을 틀었다"며 "자연스러운 일상 노출과 시청자의 대리 만족을 중시하는 최근 트렌드에 맞닿아 있는 형태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이번에는 스타 연예인이 아닌 기상천외한 생각을 지닌 인물을 내세워 오랜만에 선보이는 민박 예능이라는 점에도 무게를 실었다. 제작진은 "기안84가 넷플릭스에서 처음 선보이는 민박 예능인 만큼 기획 단계부터 기존 민박 예능과는 다른 경험을 제공하자는 방향으로 접근했다"고 짚었다.

여기에 기안84의 독특함을 가미할 수 있는 세트장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건이었다. 그리고 '대환장 기안장'은 기안84의 독특한 상상을 실제 세트장으로 만들어내며 재미와 함께 호평을 이끌었다. 이에 제작진은 "그 상상을 현실로 구현해낸 제작진의 실행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모든 공을 세트를 만든 스태프들에게 돌렸다.

넷플릭스와 제작진은 이러한 특수적인 설정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그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민박집'이라는 비현실적인 아이디어를 단순한 설정으로 넘기지 않고, 설계부터 구조물 제작, 안전 진단까지 단계별로 현실화하는 과정이 프로젝트의 핵심이었다"며 "이는 앞으로 나올 시즌2에서도 마찬가지인 주안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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