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아린, 'S라인'으로 보여준 스펙트럼


'S라인' 신현흡 役으로 연기 변신 성공
웨이브 시리즈, 지난 25일 6부작 끝으로 종영

그룹 오마이걸 멤버이자 배우 아린이 최근 <더팩트>와 만나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S라인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ATRP
그룹 오마이걸 멤버이자 배우 아린이 최근 <더팩트>와 만나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S라인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ATRP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그룹 오마이걸 막내로서 오랜 시간 보여준 모습이 강한 터라 아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연 밝음이었다. 통통 튀는 역할이 잘 어울릴 것이라는 선입견이 무색하게 아린은 자신이 지닌 또 다른 색을 제 옷처럼 소화했다. 'S라인'을 통해 보여준 스펙트럼은 아린의 향후 배우 활동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아린은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포스트타워에서 <더팩트>와 만나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S라인'(감독 안주영)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태어날 때부터 S라인을 볼 수 있는 신현흡으로 분한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달 25일 6부작을 끝으로 막을 내린 'S라인'은 성적 관계를 맺은 사람들 사이에 이어지는 붉은 선, 일명 S라인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금지된 욕망과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는 판타지 스릴러 시리즈다.

이날 'S라인'을 통해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처음 단독 인터뷰에 나선 아린은 "스케줄 잡히기 전부터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 인터뷰할 때 (오마이걸) 언니들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어제 밤까지도 계속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연습했다. 조금씩 긴장이 풀리고는 있지만 잘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정말 열심히 감사하게 즐겁게 찍은 작품이 3주의 시간을 거쳐 공개가 됐다. 많이 좋아해 주고 재밌게 봐주시는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고 공개 소감을 밝혔다.

'S라인'은 꼬마비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세계관은 동일하지만 시리즈는 모두가 'S라인'을 보는 원작과 달리 시리즈는 신현흡과 매개체로 등장하는 '안경'을 소유한 일부만 'S라인'의 존재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설정했다.

여기서 알 수 있듯 아린은 작품의 중요한 시작을 맡아 세계관을 진행시킨다. 극 중 태어날 때부터 S라인을 볼 수 있었던 현흡은 자신의 능력이자 저주로 인해 부모를 떠나보내는 비극을 겪는다. 이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도 하지만 왠지 모르게 삶은 쉽게 그를 놓아주지 않는다.

결국 마음의 문을 닫은 채 학교도 나가지 않고 집에서만 지내는 은둔형 외톨이로 매일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음을 두드리는 이웃이 찾아오고 그가 엮이는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목격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문밖으로 나간 현흡은 형사 지욱(이수혁 분)과 엮이고 학교에 가게 되며 자신과 같은 능력을 지닌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한다.

가수 겸 배우 아린이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S라인에서 태어났을 때부터 S라인이 보이는 능력을 지닌 신현흡으로 분해 작품의 세계관을 이끌었다. /웨이브
가수 겸 배우 아린이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S라인에서 태어났을 때부터 S라인이 보이는 능력을 지닌 신현흡으로 분해 작품의 세계관을 이끌었다. /웨이브

'S라인'의 중심이 되는 인물인 만큼 쉽지 않은 캐릭터였고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아린이 'S라인'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있을까. 그는 "대본을 처음 받자마자 현흡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기존의 밝고 사랑스러운 오마이걸 아린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점이 크게 다가왔다"며 "나라면 현흡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이런 어두운 모습도 내게서 나올 수 있을지 꼭 도전하고 싶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아린의 연기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오마이걸 활동에 이어 배우로서도 전작 '소녀의 세계' '환혼'까지 주로 밝고 귀여운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던 이전과 달리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평소와는 180도 다른 낮은 목소리 톤과 투박하게 자른 헤어 스타일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트라우마를 지닌 은둔형 현흡의 서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만든다.

이런 아린을 보고 안주영 감독은 "촬영이 계속될수록 정말 현흡이처럼 변해가는 아린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대단하고 느끼기도 고맙기도 했다"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아린은 "현흡이를 연기하기 위해 현흡이의 상황에 집중하고 몰입한 상태로 촬영에 임하고 싶었다. 때문에 평소에도 현흡이로서 지내려고 했고 그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나도 모르게 현흡화가 됐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현흡이의 외적인 모습은 감독님께서 확고한 의견을 주셨어요. 예를 들어 짧은 머리 스타일이라든가 메이크업 등 현흡이를 나타낼 수 있는 모습 등을 이미 연구하신 상태였죠. 저는 그걸 토대로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게 나타낼 수 있을지를 고민했어요. 현흡이의 목소리 톤이나 분위기 등을 고민했고 감정이 겉으로는 잘 드러내지 않게끔 조금 더 힘을 빼고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가수 겸 배우 아린이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S라인 속 신현흡을 연기하기 위해 투박한 짧은 머리와 낮은 톤 등 여러 가지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ATRP

현흡의 서사를 설명하는 초반 아린의 내레이션도 인상적이었다. 'S라인'은 작품의 장르와 분위기와는 상반된 통통 튀는 배경음악으로 기묘하고도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 아린 또한 현흡의 가슴 아픈 서사를 마치 지나가는 일을 이야기하는 듯한 가벼운 어조로 전달하니 아이러니하게도 몰입감은 배가된다.

이는 모두의 의도가 들어간 부분이었다. 아린은 "때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전하는 말들이 더 아프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부러 더 담담하게 현흡의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공개된 장면을 보니 마침 배경음악도 밝게 깔려 조금 더 내가 생각한 느낌으로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극 중 다소 가벼운 베드신까지 소화한 아린이다. 이에 민망한 웃음을 터트린 아린은 "이걸 베드신이라고 해도 될지는 모르겠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이라면 도전일 수도 있겠다. 스토리 안에서 필요한 설정이기 때문에 최대한 잘 어우러지게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베드신을 함께한 준선(이광희 분)은 극 중 현흡에게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이었다. 내내 어둡던 현흡이 처음으로 환한 웃음을 보여준 것도 준선의 앞에서였다. 연기적인 면에서는 현흡의 밝음을 어느 정도까지 드러내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됐을 법도 했다.

이에 아린은 "상처와 외로움을 지닌 현흡이 준선이를 만나면서 설렘과 신뢰 등 새로운 감정을 느낀다. 그때만은 자신의 편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며 "현흡이라면 그 순간을 순수한 마음 그대로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밝음의 정도'를 정하기보다는 '현흡이는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행복하니까 그 순간을 소중하게 보내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S라인을 통해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어두운 톤의 캐릭터도 소화가능하다는 걸 입증한 아린이 앞으로도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웨이브

이처럼 현흡 그 자체가 됐던 아린이다. 이에 시청자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아린은 "현흡이를 보고 '오마이걸 아린'이라는 생각을 전혀 못 했다며 '얘가 아린이었어'라며 놀라는 분들의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앞으로도 여러 도전을 하고 싶게 만드는 호평이었다"고 전했다.

"초반에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도전적인 작품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걱정되는 지점이 많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좋게 봐주고 나아가 현흡으로서 봐주는 분들이 많다 보니 너무 행복해요. 'S라인'이라는 작품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 덕분에 'S라인'은 더 소중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S라인'을 통해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돼 레드카펫도 밟은 아린이다. 이에 "칸 진출 배우로서 다음에도 또 좋은 소식 들려주실 거죠?"라고 묻자 아린은 "저도 그렇고 싶다. 언어적인 부분도 그렇고 미리 준비를 해놔야겠다"고 너스레를 떨다가도 "기회만 된다면 여러 도전을 통해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는 '아이돌 정석'에 가까운 답변을 내놔 웃음을 자아냈다.

"그동안 오마이걸을 통해해 보여드린 모습이 있다면, 배우로서도 보여드릴 모습이 있다고 생각하며 늘 작품에 임해요. 현흡이로 지내면서도 많은 새로운 걸 경함하며 감사한 부분이 많았죠. 저도 저에게서 보지 못한 모습을 많이 이끌어내준 작품이에요. 덕분에 앞으로도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싶다는 욕심을 불어넣어준 'S라인'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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