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방송인 겸 배우 덱스(본명 김진영)가 처음으로 도전한 정극 작품이 베일을 벗었다. 그러나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았던 걸까. 미흡한 연기력으로 작품보다 더 주목을 받고 있다.
ENA 새 월화드라마 '아이쇼핑'(극본 안소정, 연출 오기환)이 지난 21일 첫 방송됐다. '아이쇼핑'은 양부모에게 버려진 후, 죽음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아이들의 처절한 생존과 복수를 그린 액션 스릴러다.
작품은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를 사고파는 이른바 '아이 쇼핑'이라는 충격적인 설정을 내세웠다. 입양 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상 환불이 가능하다는 불법 입양 카르텔이라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파격적이면서도 속도감 있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에 힘입어 '아이쇼핑'은 첫 방송 시청률 1.7%로 출발해 2회에서 2.1%로 소폭 상승했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두 얼굴을 표현하는 염정아의 연기력이 호평을 얻었다.
하지만 혹평도 존재했다. 주연으로 참여한 덱스의 당황스러운 발연기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덱스는 극 중 불법 입양 조직의 실질적 운영자 정현 역을 맡아 출연 중이다. 김세희(염정아 분)가 발견하고 키운 인간 병기로 그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며 잔혹하고 끈질기게 임무를 완수하는 인물이다.
UDT 출신인 덱스는 지난 2020년 전역 후 웹예능 '가짜사나이'와 2021년 MBC 예능프로그램 '피의 게임'으로 얼굴을 알렸다. 2022년에는 넷플릭스 '솔로지옥2'에 '메기남'으로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2023년부터 방송인으로 자리 잡은 덱스는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넷플릭스 '좀비버스', tvN '언니네 산지직송', 디즈니+ '더 존: 버텨야 산다' 등 그야말로 다양한 예능을 섭렵하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이를 통해 덱스는 신체적 능력은 물론이고 카리스마와 센스 있는 모습 등을 보여주며 계속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때문에 그의 새로운 도전 '연기'에도 우려보다는 응원이 쏟아졌다. 특히 '인간 병기'인 정현 역인 만큼 덱스의 강점인 액션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기대가 모였다.
무엇보다 첫 작품이자 지난해 공개된 U+모바일tv '타로'에서 짧은 분량이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이에 그가 안방극장에 송출되는 첫 정극에서도 활약을 이어가며 연기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아이쇼핑' 속 덱스는 깊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물론 액션 연기는 훌륭하다. 시원시원한 몸짓으로 타격감을 표현하며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날아다닌다.
하지만 액션 외의 모든 점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어색한 걸음걸이와 다소 경직된 표정, 국어책을 읽는 것을 넘어 무감정인 듯한 높낮이가 없는 톤 등이 이어지며 혹평을 넘어 당황스러움을 안겼다. 경험 부족을 감안하더라도 몰입을 방해하는 연기력에 눈쌀이 찌푸려진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의아한 건 '아이쇼핑'이 덱스의 첫 작품은 아니라는 점이다. '아이쇼핑'과 '타로'는 비슷한 시기에 촬영됐다. 그러나 '타로'에서는 나쁘지 않고 신선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반면 동시기에 촬영한 '아이쇼핑'은 '타로' 속 덱스의 모습을 완전히 지워버린 모양새다.
그나마 다행인 건 2화에서는 보다 나은 연기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때문에 앞으로 차차 나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도 존재한다. 반면 주연으로 나선 배우의 미숙함과 작품을 통한 성장을 지켜봐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라는 의문도 제기됐다.
앞서 '아이쇼핑'의 연출을 맡은 오기환 감독은 제작발표회 당시 "긴 시간 촬영했는데, 초반의 덱스와 촬영을 마칠 당시의 덱스는 확연히 달랐다"며 "연기자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오 감독의 신뢰가 시청자들에게도 닿을 수 있을지 덱스가 자신의 캐스팅 이유를 입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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