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명주 기자] '놀면 뭐하니?'가 최근 멤버를 재정비했으나 효과가 미미하다. 고정 멤버로 활약했던 배우 박진주, 가수 이미주가 떠나고 방송인 유재석 하하, 모델 주우재, 배우 이이경이 남았다. 그러나 시청률은 여전히 3%대의 늪에 빠져있고 그렇다고 화제성을 사로잡은 것도 아니다. 불확실한 정체성과 콘셉트로 과거 인기 콘텐츠를 답습하기만 하는 모습이 진부함을 안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주 토요일 방송하는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연예계 '웃수저'의 웃음 재미 감동과 한계 없는 오픈형 버라이어티다. 현재 유재석 하하 주우재 이이경 4인방이 고정 멤버로 활약한다.
'놀면 뭐하니?'의 4인 체제는 최근 만들어졌다. 제작진은 지난달 22일 개편과 함께 기존 멤버였던 박진주 이미주의 하차 소식을 알렸다. 두 사람의 촬영분은 지난달 31일 마지막으로 방송됐고 이후부터 프로그램은 유재석 하하 주우재 이이경 4인 체제로 방송되고 있다.
'놀면 뭐하니?'는 그간 시청률과 화제성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수차례 개편을 진행했다. 지난 2019년 9월 첫 방송한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 1인 체제로 시작했다. 이때만 해도 '놀면 뭐하니?'는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놀면 뭐하니?'는 프로그램 초반 릴레이 카메라로 시작해 신선함을 전했으나 시청률에서 유의미한 기록을 내진 못했다. 그러나 유재석의 다양한 '부캐'(부캐릭터·제2의 자아를 뜻하는 신조어) 도전이 이어지면서 프로그램은 화제를 모으기 시작했다. '유고스타' '유산슬' '유라섹' '유두래곤' 등 유재석의 다채로운 '부캐'가 쏟아지고 이를 통해 그의 다양한 매력이 전해지면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트로트 가수 '부캐'인 유산슬로 진행한 뽕뽀유 프로젝트, 가수 '부캐'인 유두래곤으로 진행한 싹쓰리 프로젝트, 제작자 '부캐'인 지미 유로 진행한 환불원정대 프로젝트 등 음악 콘텐츠가 히트하면서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까지 사로잡았다. 싹쓰리와 환불완정대는 음악 방송에까지 나가 무대를 선보였고 각종 음원차트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유행을 주도했다.
그러다 2021년 김태호 PD가 퇴사를 이유로 하차하면서 '놀면 뭐하니?'는 변화를 맞았다. 유재석 1인 체제에서 정준하 하하 신봉선 이미주가 합류하면서 5인 체제가 만들어졌다. 시청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인기 예능인들이 합류하면서 다 같이 미션이나 특집을 수행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2022년 9월에는 박진주 이이경이 합류해 유재석부터 정준하 하하 신봉선 박진주 이이경 이미주까지 7인 체제가 완성됐다.
그러나 김태호 PD의 부재 이후 프로그램은 계속된 시청률 하락과 혹평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화제성도 사로잡지 못했다. 비슷한 포맷의 반복, 특집만 한 달 넘게 방송하는 늘어지는 편집 방향, 방송 이전부터 구축해 온 멤버 간의 알던 '케미'로 진부하다는 평가 등이 나왔다.
이에 2023년 7월 정준하 신봉선의 하차가 이뤄졌다. 이어 주우재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프로그램은 주우재를 비롯해 유재석 하하 박진주 이이경 이미주까지 6인 체제로 진행됐다. 이로 인해 '예능 베테랑' 유재석과 하하로 구성된 형님 라인과 예능 '뽀시래기'(귀엽고 앙증맞은 사람을 지칭)인 동생 라인 사이 묘한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이러한 신선한 '케미'로 분위기 반전을 이루나 싶었지만 효과는 지속되지 못했고 시청률은 여전히 답보 상태를 걸었다.
이런 상황에서 '놀면 뭐하니?'가 4인 체제로 멤버를 재정비하면서 프로그램에는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이 모였다. 유재석 하하 주우재 이이경 네 사람의 개성과 팀워크 위주의 활동에 호기심이 모이면서도 멤버가 문제가 아니라 확고하지 못한 프로그램의 방향성과 정체성이 문제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렇게 '놀면 뭐하니?'는 지난 7일부터 4인 체제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유재석 하하 주우재 이이경이 활약한 '놀뭐 창고 대방출', '만 원으로 뭐 하니?', '공항에서 뭐하니?', '방송국 바캉스', '하하 피규어 악성 재고 처리반 오픈' 등의 회차가 방영됐다.
멤버들의 티격태격 '케미'와 티키타카 웃음을 선사하긴 하지만 콘텐츠 자체는 개편 이전과 별다른 것이 없다. '놀면 뭐하니?'는 개편 이전 '양심 냉장고', '고독한 미식가' 등 과거 인기 콘텐츠를 재현한 방송을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개편 이후에도 과거 높은 관심 속에서 방송됐던 '만원의 행복'이라는 콘텐츠를 따라한 '만 원으로 뭐하니?'를 진행했다. 과거의 인기 콘텐츠에 '놀면 뭐하니?'만의 색을 입혔으면 좋았으련만,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와 따라한 것에 불과해 아쉬움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4인 체체로 개편한 이후 진행한 콘텐츠 대부분은 과거 '무한도전'의 방송을 떠올리게 하는 콘셉트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여전히 '무한도전 아류작'이라는 인상을 남긴다. 그렇다고 '무한도전'만큼 멤버들의 빵빵 터지는 '케미'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아울러 게스트로 나오는 임우일 김석훈 KCM 등 같은 인물의 잦은 출연은 기시감을 자아내고 있다.
시청률도 개편 이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박진주 이미주의 마지막 촬영분이 방송된 지난 31일 282회는 3.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을 기록했고 이후 283회 3.7%, 284회 3.6%를 기록해 소폭 상승했다. 지난 21일 방송된 285회는 4.2%를 기록해 4%대로 올라섰으나 286회 3.1%, 287회 3.0%를 기록해 다시 3%대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과거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이 다양한 '부캐'에 도전한다는 확실한 콘셉트로 승부를 봤다. 신선한 소재와 독특한 콘텐츠로 웃음 재미 감동을 선사하면서 시청자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시청률과 화제성에서도 유의미한 기록을 남겨 유행을 선도하는 MBC 대표 인기 예능이자 독보적인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지금의 '놀면 뭐하니?'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콘텐츠로 유행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인기 콘텐츠들을 답습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프로그램이 과거의 영광을 다시 한번 누리려면 확실한 정체성과 콘셉트로 '놀면 뭐하니?'만이 만들 수 있는 독보적인 색깔을 보여줄 방법이 필요해 보인다. '놀면 뭐하니?'는 매주 토요일 저녁 6시 30분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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