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옥, '평행선' 셀프 리메이크 "더 강렬하게 돌아오겠다"


소속사 빅스토리엔터에 둥지 틀고 본격 활동 재개
이미자 주현미 이어 가요계 정통트로트 계보 주역

문희옥은 오리지널 평행선 편곡자인 송태호와 손잡고 좀더 강렬한 이미지 변화를 시도한다. 최근 새로운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본격 활동에 나선다. /빅스토리엔터테인먼트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가수 문희옥은 이미자 주현미와 함께 우리 가요계 정통 트로트의 맥을 잇는 주역 중 한명으로 평가받는다. 꿋꿋이 자신만의 색깔을 지킨 덕분이다.

그는 여고시절이던 87년 '팔도사투리' 메들리로 가요계에 정식 데뷔한 이후 '사랑의 거리' '성은 김이요' 등 38년간 40여곡의 히트곡을 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엔 흥겨운 디스코 리듬의 '평행선'으로 파격 변신했다.

그의 히트곡 '평행선'은 김연자의 '아모르파티'에 이어 신나는 EDM 곡으로 바람몰이를 주도했다. 빠르고 경쾌한 리듬을 선호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문희옥이 데뷔 이후 처음 시도한 색깔 변화다.

덕분에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반응을 일으켰다. 트로트 오디션 이후 커버곡 물결에 휩쓸려 히트곡을 쉽게 내기 힘든 근래 방송 가요계 환경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과인 셈이다.

송태호 편곡의 이 곡은 중독성 있는 반복 리듬과 툭툭 던지듯 내뱉는 문희옥의 중저음 보이스와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행선'으로 존재감을 되살린 문희옥이 새 소속사 빅스토리엔터테인먼트(대표 전유석)에 둥지를 틀고 또 한번 재도약에 나섰다.

문희옥은 편곡자 송태호와 손잡고 오리지널 '평행선'을 새롭게 재편곡해 좀더 강렬한 이미지 변화를 시도한다.

형식적으로는 자신의 최신곡을 셀프 리메이크하는 셈인데, 이는 커버송이 봇물을 이루는 가요계의 트렌드와도 무관치 않다.

다만 문희옥은 "남의 히트곡을 편곡해서 부르는 일반적인 커버송과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신곡으로 갈아타기엔 다소 이른감이 있는데다 이미 충분히 익숙해진 제 노래를 또 한번 편곡해 신선한 바람을 담아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행선 셀프 리메이크에 나선 문희옥은 정통트로트만 고수할 땐 몰랐지만 결국 이 노래가 저를 무대로 불러냈고, 지금 또다른 변신을 위한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빅스토리엔터테인먼트

그는 또 "한 곳에 머물러 움직이지 않으면 스스로 도태하는 것처럼 가요계 트렌드도 쉴새없이 변한다"면서 "정통트로트만 고수할 땐 빠른 노래가 낯설었지만 결국 이 노래가 저를 무대로 불러냈고, 지금 또다른 변신으로 거듭날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문희옥은 신곡 '평행선'을 처음 받아들고 화를 냈을 만큼 힘들어했다. 정통 트로트 가수에게 EDM의 빠른 곡은 맞지 않다는 고정관념 때문이었다.

틀을 깨고 나면 생각도 바뀌게 마련이다. 스스로 개발한 율동과 안무도 댄스 리듬에 최적화했다. 이전 같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문희옥은 여고시절인 80년대 후반 데뷔와 동시에 승승장구했다. 일약 인기 가수로 명성을 떨쳤다. 록과 댄스 음악이 물결치던 90년대 이후 주춤했지만, 그는 '성은 김이요' '사랑의 거리' '강남 멋쟁이' '정 때문에' 등 정통 트로트를 끝까지 고수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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