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큰 규모의 작품들은 아니지만 다양한 장르의 한국 영화들이 6월 극장가를 풍성하게 채운다.
지난 11일 '태양의 노래'(감독 조영준)를 시작으로 '악의 도시'(감독 현우성)와 '노이즈'(감독 김수진)가 순차적으로 스크린에 걸린다. 20대 청춘들의 풋풋한 뮤직 로맨스물부터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여러 소재들을 결이 다른 스릴러 장르로 풀어낸 작품들이 연달아 개봉하는 만큼, 관객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춰 골라보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태양의 노래', 정지소·차학연의 풋풋한 뮤직 로맨스
'태양의 노래'는 한밤중에만 데이트할 수 있는 미솔(정지소 분)과 민준(차학연 분)이 음악을 통해 서로 사랑에 빠지며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해 나가는 뮤직 로맨스다. 동명의 일본 영화를 리메이크했지만 10대 소녀와 소년의 첫사랑을 다룬 원작과 달리 치열하게 살아가는 20대들의 이야기를 녹여내면서 새로운 매력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중이다.
정지소는 평범한 20대처럼 사랑이나 미래에 관해 고민하지만 꿈에 있어서 매사에 열정적인 미솔 역을, 차학연은 낮에는 과일 트럭에서 일하고 밤에는 자신의 꿈인 배우를 준비하는 민준 역을 맡아 연기 호흡을 맞춘다.
지난 4월 개봉한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를 통해 평범했던 소녀의 모습부터 악마가 몸에 깃든 후 자신도 제어하지 못하는 이상증세에 압도당하는 순간까지 낙차가 큰 연기를 자유자재로 오간 정지소가 이번에는 어떤 청춘의 얼굴을 꺼낼지 기대감을 높인다. 또한 그동안 브라운관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줬던 차학연이 이번 작품으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만큼 그의 활약에도 궁금증이 모인다.
여기에 자신만의 음악적 세계관을 확장시키며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악동뮤지션 이찬혁이 생애 첫 영화 음악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작품의 메인 테마곡인 '조각별'부터 'Yellow Day(옐로우 데이)' '이럴 때마다 상상해' '사랑을'까지 총 네 곡의 작사와 작곡을 맡았고 극 중 미솔의 자작곡을 모두 총괄 프로듀싱했다. 안정적인 보컬 실력을 입증한 정지소화 차학연도 가창에 참여하며 OST의 퀄리티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킨 만큼 보는 재미와 함께 듣는 재미도 확실할 것으로 예상된다.
◆ '악의 도시', 한채영과 소시오패스틱 스릴러의 만남
반가운 얼굴이 스크린에 등장한다. 주인공은 바로 '이웃집 스타'(2017) 이후 8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된 한채영이다. 그가 주연을 맡은 '악의 도시'는 선의를 믿는 유정(한채영 분)과 믿음을 거부하는 강수(장의수 분) 그리고 사람을 이용하는 선희(현우성 분)가 얽히며 죽이거나 죽여야 끝나는 파국적 관계 속에서 인간 본성의 심연을 마주하는 소시오패스틱 스릴러다.
인터넷 스타 강사 유정 역을 맡은 한채영은 현실과 광기 사이에서 점차 균열이 생기는 감정과 밝고 단단해 보이지만 서서히 무너져 가는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극을 이끈다. 여기에 현우성은 최강의 악역 선희를 연기함과 동시에 메가폰도 잡으면서 감독으로서도 새로운 도전을 펼친다. 배우 겸 감독이 된 그의 역량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소시오패스틱 스릴러라는 신선한 장르를 내세운 '악의 도시'는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스토킹과 교제 폭력, 가스라이팅 등의 범죄들을 냉정하고 사실적으로 조명하며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와 함께 세 명의 인물이 직면하는 감정의 소용돌이도 치밀하게 묘사하면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전망이다. 20일 개봉.
◆ 이선빈, '노이즈'로 데뷔 첫 공포 스릴러 도전
이선빈은 '노이즈'에서 사라진 동생의 행방과 아파트의 비밀을 밝혀내려는 주영 역을 맡아 데뷔 첫 공포 스릴러에 도전한다. 그동안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시리즈와 '소년시대', 영화 '미션 파서블' 등을 통해 코믹하거나 밝고 유쾌한 이미지를 보여줬던 그는 날이 갈수록 예민하고 피폐해지는 주영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새로운 얼굴을 꺼낸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노이즈'는 층간소음으로 매일 시끄러운 아파트 단지에서 실종된 여동생을 찾아 나선 주영이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 공포 스릴러다. 단편 데뷔작 '션'으로 칸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됐던 김수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이선빈을 비롯해 배우 김민석 한수아 류경수 등이 출연한다.
특히 '노이즈'는 제57회 시체스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독일의 판타지 필름페스트 나이트와 캐나다 판타지아국제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들의 부름을 받으며 국내 개봉 전부터 뜨거운 글로벌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층간소음이라는 현실 밀착형 소재를 공포 스릴러 장르로 풀어내며 국내 관객들에게도 한여름의 무더위를 이겨낼 오싹함을 선사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