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정병근 기자] 스트리트 댄스로부터 뿌리 내린 퍼포먼스는 단연 최강이고 최정상급 랩 실력에 보컬도 수준급이니 보여줄 게 참 많다. "(첫 콘서트에서)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는 미국 빌보드의 평은 그가 방탄소년단(BTS)로서 뿐만 아니라 솔로 아티스트 제이홉으로 걸어온 길도 꽤나 탄탄했다는 걸 함축한다.
제이홉의 여정은 2018년 첫 믹스테이프 'Hope World(홉 월드)'를 시작으로 2019년 'Chicken Noodle Soup(치킨 누들 수프)'와 2022년 솔로 1집 'Jack In The Box(잭 인 더 박스)', 싱글 'on the street(온 더 스트리트)'를 거쳐 2025년 디지털 싱글 연작에 이르렀다. 그 여정은 정형화되지 않은 자유로움에 기반해 거칠지만 유쾌하고 투박하지만 또 달콤하다.
첫 믹스테이프의 '항상'이나 'Airplane(에어플레인)'에서 포효하는 듯했던 다소 거친 매력과 강렬한 에너지는 솔로 1집의 'Pandora's Box(판도라스 박스)', 'MORE(모어)', 'What If...(왓 이프)', '방화(Arson)'에서 더 짙다. 동시에 'Chicken Noodle Soup'이나 '=(Equal Sign. 이퀄 싸인)'에선 좀 더 유연하면서 경쾌하고 'Future(퓨처)'에선 투박함 안에 따뜻함을 심었다.
이후 군복무를 마친 제이홉은 이전과는 또 다른 매력을 꺼내놨다. 지난 7일 발표한 'Sweet Dreams(스위트 드림스)'(feat. 미구엘(Miguel))는 곡 제목처럼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달달하고 섬세하게 그려낸다. 몽환적인 신시사이저, 청량한 기타 스트럼, 부드럽게 흐르는 보컬 리프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사랑의 감정을 끌어올린다.
여타 사랑 노래와 다른 분위기를 완성하는 건 제이홉의 보컬 톤이다. 소위 센 곡들에서 거친 랩을 뱉어내던 때와 달리 힘을 뺐지만 그럼에도 제이홉 특유의 허스키하고 거친 톤은 곡 전반에 살아숨쉰다. 언제나 달콤했던 목소리로 듣는 사랑 노래가 아니라 마치 한 마리의 거칠고 외로운 늑대가 부드럽게 속삭이는 세레나데라 분위기부터 색다르다.
여기서 피처링 아티스트인 알앤비 대표 주자 미구엘(Miguel)이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 그의 유려한 보컬 톤과 그루브는 제이홉의 톤과 상반돼 둘의 시너지가 극대화된다.
'Sweet Dreams' 뮤직비디오는 제이홉만의 자유로운 느낌을 한껏 살리면서 사랑에 빠진 감정을 색다르게 표현했다. 하늘 위에 떠 있는 집이라는 설정은 사랑의 감정이 커질수록 부풀어 오르는 설렘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했을 뿐만 아니라 제이홉이 여러 콘텐츠에서 보여준 특유의 유쾌함과도 맞닿아 있다. 그렇게 제이홉만의 세레나데를 완성한다.
이 곡은 제이홉이 음악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또 다른 매력을 꺼내놨다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 제이홉은 곡 발표 당시 소속사를 통해 "제가 대중 음악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는 없지만 이번 신곡은 제가 하고 싶은 대중적인 음악은 무엇인가에서부터 시작했다. 결과물만이 아닌 과정을 좀 더 중요하게 여겼다"고 말했는데 그 말의 의미를 오롯이 알 수 있다.
더불어 "장르를 넘나드는 제이홉의 음악적 여정을 이어가며 그의 예술적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동시에 솔로 디스코그래피에 또 하나의 의미있는 곡을 더한다"는 빌보드의 달달한 평가처럼 제이홉은 '달콤한 꿈의 여정'에 또 한 발 내디뎠다.
'Sweet Dreams'는 14일(이하 현지 시간) 발표된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 42위로 등장했다. 이는 제이홉 솔로곡 기준 여섯 번째 오피셜 싱글 차트 진입이다. '싱글 다운로드'와 '싱글 세일즈', '피지컬 싱글' 차트는 1위다. 더불어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위클리 톱 송 글로벌'(집계 기간: 3월 7~13일)에 37위를 기록했다.
더 기대가 되는 건 제이홉이 이 곡에 이어 올해 안에 신곡을 2곡 더 발표한다는 점이다. 그 곡 중 하나는 신곡 발표 2주 만인 오는 21일 공개하는 'MONA LISA(모나리자)'다. 제이홉이 팝 알앤비 'Sweet Dreams'에 사랑에 빠진 달콤함을 그렸다면 힙합 알앤비 'MONA LISA'를 통해서는 사랑 앞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는 모습을 담아낸다.
'MONA LISA'는 매력적인 상대를 향한 찬가를 동명의 명작 '모나리자'에 빗대 표현한 노래다. 제이홉이 직접 곡 작업에 참여했는데 그의 재치와 유쾌함을 엿볼 수 있다. 제이홉은 이 곡을 통해 누군가의 마음을 흔드는 진짜 매력은 외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각자가 지닌 특별함에 있다고 노래한다. 또 다른 매력이 기대되는 지점이다.
제이홉은 첫 솔로 콘서트 글로벌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14~15일 미국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개최한 공연에서 'MONA LISA' 무대를 기습 공개해 현장을 뜨겁게 물들였다. 세련된 안무와 여유 넘치는 몸짓으로 칠(Chill)한 매력을 뽐내 21일을 더 기다려지게 만들었다.
글로벌 팬들을 만나고 있는 제이홉은 이후 시카고, 멕시코 시티, 오클랜드 등 총 6개의 지역에서 12회 공연을 펼친다. 오는 4월 5일과 7일은 한국 솔로 가수 최초로 로스앤잴레스 BMO 스타디움 입성을 앞두고 있다. 솔로 아티스트로서도 묵직하고 의미 있는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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