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무엇이든 즐기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는 의미다. 배우 권화운은 '즐기는 자'다. 연기도, 러닝도, 삶도 즐기다 보니 점점 좋은 일들만 생겨나고 있단다.
권화운은 15일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용감무쌍 용수정'(극본 최연걸, 연출 이민수·김미숙, 이하 '용수정')에서 재벌 3세 주우진 역으로 출연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권화운은 "9개월 동안 '용수정'과 함께 하며 즐거운 기억뿐"이라며 "요즘 연기, 운동 등 여러 일을 하며 내 삶의 모든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현대판 거상 임상옥을 꿈꾸는 거침없는 상여자 용수정(엄현경 분)과 악바리 짠돌이 여의주(서준영 분)의 로맨스와 복수를 그린 작품이다. 권화운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주우진 역할이 탐나 작품의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주우진 역을 맡으면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에 마냥 나빴던 주우진이 점점 착한 인물로 변해가거든요. 인물의 심리적 변화를 그리며 야누스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언제 또 재벌 연기를 해보겠나' 싶기도 했어요. 예쁜 슈트를 입고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워요."
주우진은 극 초반 차가운 모습이 도드라졌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감정 연기가 몰아쳤다. 권화운은 변화의 폭이 큰 주우진을 연기하며 들은 호평들을 떠올리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종방연 때 음악감독님께서 제 감정신에서 어떤 음악을 써야 할지 3일간 고민할 정도로 연기가 너무 좋았더라고 칭찬해 주셨어요. 편집감독님도 제 연기를 보시다가 눈물을 흘렸다고 해주셨고요. 그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정말 감사했죠."
'용수정' 출연 전, 그는 지난해 2월까지 이순재가 연출한 '갈매기'를 통해 처음 연극 무대에 섰다. 이순재 김수로 이항나 소유진 오만석 등 대선배들과 연기한 경험은 그에게 많은 깨달음을 줬다. 이는 '용수정' 촬영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연극 출연 뒤 연기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예전엔 현장에 최대한 준비해 가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이제는 여유롭게 하려 해요. 모든 것을 준비해 가기보다는 조금은 여지를 남겨두고 나와 상대 배우, 스태프를 믿고 거기서 화합하며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덕분일까. '용수정'은 권화운에게 즐거움만 남긴 작품이다. 그는 "촬영하는 모든 순간이 즐거워서 작품이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라고 했다.
그의 삶이 더 여유롭고 즐거워진 데에는 연극뿐만 아니라 러닝도 한몫했다. 권화운은 '용수정'을 촬영하는 기간에도 매일 30분 이상 달릴 만큼 러닝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특히 그는 러닝 유튜버 원형석과 우연히 인연이 닿은 뒤 본격적으로 마라톤도 입문했다고 한다.
마라톤 입문 약 6개월 만에 그는 러너들 사이에서 '꿈의 기록'이라고 통하는 서브3(3시간 이내 진입)도 달성했다. 지난 3일 열린 2024 JTBC 서울 마라톤에 출전, 인생 첫 풀코스 마라톤 도전에 이룬 성과다. 서브3 기록을 보유한 이는 연예계에서 권화운이 두 번째다. 권화운은 "6개월 만에 목표를 달성해서 저 자신도 의아했다"며 "즐겁게 뛰었는데 운 좋게 좋은 기록을 내서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러닝 기록을 담는 유튜브 채널도 오픈했다. 인터뷰 당일 첫 영상을 올린 권화운은 "내년 열리는 해외 마라톤도 신청했다. 전 세계 러너들과 달리는 모습을 찍어 유튜브에 올릴 예정이다. 그게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고 밝혔다.
권화운이 러닝에 빠진 것 중 하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며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어서였다고 한다. 그는 "동종업계가 아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덕분에 인생의 여유도 찾고 삶이 풍성해졌다"고 털어놨다.
"예전엔 연기만 생각하고 연기만 바라보며 삶에 여유가 없었어요. 지금은 취미를 통해 내면이 더 건강해졌어요. 과거엔 배우 권화운만 있다면 지금은 인간 권화운, 러너 권화운이에도 집중할 수 있게 됐죠. 덕분에 러닝을 하며 연기도 더 즐거워졌어요. 무엇이든 '즐기며 하자'는 생각이 들고 있죠."
러너로서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는 그지만, 배우로서 목표는 아직 남아있었다. 그는 "'용감무쌍 용수정'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 올해 'MBC 연기대상' 후보에라도 들고 싶다"며 "연말 시상식에 참석하면 너무 좋더라"라고 바랐다.
"벌써 데뷔 10년 차더라고요. 어떤 일을 10년을 하면 전문가가 된다는데, 아직 제가 배우로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그 시간 동안 제 삶에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앞으로도 건강하게 데뷔 50주년, 그 이상까지 연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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