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사랑법' 남윤수, 사랑의 다양한 형태를 만나며[TF인터뷰]


동성애자 고영 役으로 열연
"이런 응원 처음 받아봐…연기하는 이유 찾아"

배우 남윤수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메리크리스마스, ㈜빅스톤스튜디오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남윤수가 사랑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대도시의 사랑법'을 통해 표현했다. 자치 잘못하면 논란이 될 수도 있는 소재였지만 남윤수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 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남윤수의 새로운 얼굴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의미 있는 이야기에 좋은 감독님이 함께했기에 그저 욕심만 가득했던 남윤수의 '대도시의 사랑법'이다.

남윤수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극본 박상영, 연출 허진호 홍지영 손태겸 김세인)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극 중 동성애자 고영 역을 맡은 남윤수는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공감해 주실 줄 몰랐다.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워서 매우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작가 고영(남윤수 분)이 다양한 만남을 통해 삶과 사랑을 배워가는 청춘의 로맨스를 그리는 이야기다. 작품은 총 8부작으로 지난달 21일 티빙에서 전편 공개됐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사랑에도 다양한 형태와 의미가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동성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된다. 이성 간의 사랑을 중점으로 그리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는 터. 남윤수는 그래도 작품이 주는 메시지가 좋아서 출연을 결심했다.

"어차피 연기일 뿐이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거기 때문에 딱히 부담은 없었어요. 그냥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죠. 그냥 사람 간의 사랑일 뿐인 거잖아요. 성향과 인종을 떠나서 사람 자체가 느끼는 감정을 보여주는 작품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어요. 연기할 때도 마음가짐이 특별하게 달라지지는 않았어요. 제가 이런 역할도 할 수 있는 배우라는 걸 많은 분들께 알려드렸기 때문에 저한테 굉장히 득이 될 것 같았어요.(웃음)"

남윤수는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동성애자 고영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메리크리스마스, ㈜빅스톤스튜디오

남윤수는 특히 성소수자들에게 불편감을 주지 않게 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특히 그들의 문화를 체험해 보기 위해 실제 동성애자 클럽에도 방문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실제 성소수자분들이 자주 다니는 골목이나 클럽에도 가봤어요. 마주친 사람들도 정말 많았죠. 요즘에는 다양한 사랑 형태를 가진 사람들이 많으므로 그 부분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 근데 작품이 공개되고 나서 실제 성소수자분들한테 고맙다는 연락이 너무 많이 왔어요. 이렇게라도 우리의 일상을 볼 수 있어서 눈물이 난다고 하시더라고요."

'대도시의 사랑법'은 시청 연령대가 19세 이상이기 때문에 수위 높은 스킨십 장면들도 많이 나온다. 동성 간의 키스신이기 때문에 남윤수는 촬영할 때도 상대 배우를 최대한 배려하면서 임했다.

"제가 작품 찍으면서 가글을 사본 적이 없는데 상대 배우분이 불편해하실 수도 있으니까 가글을 하나씩 꼭 했어요. 키스신은 다 제가 먼저 하니까 그냥 마음 편하게 가지시라고 했죠. 리허설도 더 오바해서 촬영했어요. 상대방은 처음이지만 저는 그래도 모든 분들과 한 번씩 다 했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먹으라고 했어요. 나중에는 스태프분들도 키스신에 별 관심을 안 가지시더라고요.(웃음) 분위기 자체가 굉장히 편해서 좋았던 것 같아요."

고영은 스무 살 첫 연애 상대인 사진작가 남규(권혁 분)를 시작으로 10살 연상 영수(나현우 분), 바텐더 규호(진호은 분), 외국인 하비비(김원중 분)까지 다양한 사람과 연애를 한다. 고영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자 사랑이고 사랑이었다. 고영은 자신이 만나는 모든 남자들과 진심을 다해 사랑하고 또 슬퍼하고 아파한다.

"모든 사랑과 이별이 막연하게 슬프게 다가가는 건 좋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좀 담담하게 표현하고 싶었달까요. 마지막에 규호는 엄청 우는데 고영은 울지 않아요. 규호는 아직 상처를 딛지 못한 거고 고영은 아픔을 모두 다 견뎌낸 거였죠."

남윤수가 대도시의 사랑법을 하며 연기적으로 많이 늘었다는 걸 체감했다고 밝혔다. /㈜메리크리스마스, ㈜빅스톤스튜디오

작품은 에피소드별로 연출을 달리하는 할리우드 시스템을 차용해 4명의 감독이 2부작씩 메가폰을 잡았다. 1, 2회는 손태겸 감독이 3, 4회는 허진호 감독이 5, 6회는 홍지영 감독이 7, 8회는 김세인 감독이 맡았다. 남윤수는 고영의 2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한 연애사를 그린 만큼 4명의 감독과 모두 작업했다. 그는 "기간이 한 달밖에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중심을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제가 갑자기 다르게 연기하면 다른 작품처럼 보일 수도 있잖아요. 시청자분들께서 이상하게 느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 신념은 지키되 감독님의 의견을 잘 따라가려고 노력했어요. 체력적으로 부담도 크긴 했죠. 하지만 감독님께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힘들지 않냐고 계속 물어봐 주셨는데 감독님마다 모두 물어보셔서 나중에는 '힘들어도 어떡해요 해야죠'라고 답했어요.(웃음)"

2014년 CeCi(쎄씨) 화보로 데뷔한 남윤수는 2018년 드라마 '4가지 하우스'에 출연해 배우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로봇이 아닙니다' '인간수업' '산후조리원' 등에 출연해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남윤수는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데뷔 후 첫 단독 주연을 맡았다. 그는 "제가 가진 내공이 이 작품에서 이렇게까지 나올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제가 연기적으로 많이 늘었다는 걸 체감한 순간이었어요. 이전까지는 그런 걸 잘 못 느꼈거든요. 제가 중점으로 나온 적이 한 번도 없다 보니까요. 하지만 이번에 작품을 하면서 저도 성장하는 게 스스로도 느껴지니까 정말 감사했어요. 많은 분들이 너무 좋게 말씀해 주시고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다음 작품에 부담감도 생긴 것 같아요.(웃음)"

하지만 남윤수는 '대도시의 사랑법'을 통해 많은 응원을 받은 만큼 앞으로도 연기를 계속해야겠다는 각오도 다졌단다. 그는 "제 신념대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제가 이런 응원을 처음 받아보거든요. 이게 연기를 해야 하는 이유가 되는 것 같아요. 제가 그린 고영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시고 자기가 느낀 점을 표현해 주시는 걸 보고 '이런 게 공감대 형성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재밌게 봐주시니까 그저 감사하죠. 예전에는 작품을 하고 나면 '미소가 예쁜 배우' 이렇게만 알려졌는데 이제는 연기로 봐주시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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