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은 남녀노소 꾸준히 사랑받는 장르다. 아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고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지켜준다. 이 가운데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다양한 경로로 접할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디즈니는 특별전으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고 있으며 제26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은 세계 각국 애니메이션을 한곳에 모았다. <더팩트>가 애니메이션을 조금 더 특별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 봤다.<편집자주>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최근 세계 각국의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제26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 열렸다.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ucheon International Animation Festival, 이하 BIAF)은1999년부터 매년 경기도 부천시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다. 2017년 대한민국 최초 아카데미 공식 지정 국제영화제에 선정됐으며 애니메이션의 매력을 전파하고 애니메이션의 예술과 산업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10월 25일부터 29일까지 총 5일에 걸쳐 개최됐으며 부천시청, 한국만화박물관, CGV부천 상영관 그리고 부천아트센터에서 진행됐다. 전 세계 106개국 2835편의 출품을 기록한 BIAF 2024는 심사를 거쳐 선정된 34개국 122편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이번엔 본상 16개 부문, 특별상 7개 부문 총 23개 부문 총상금 7000만원을 시상하며, 단편 부문 대상 수상작은 차기 연도 아카데미 예비후보 출품 자격을 얻는다
작품은 국제경쟁 장편·단편·학생·TV&커미션드와 한국 단편 경쟁으로 구성된다. 다양한 상영작은 물론 '애니메이션 OST 콘서트'와 'Ani-마스터展' 'Ani-드림展' '야외 상영' 등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작품을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는 '스페셜 토크', 애니메이션 홍보 방안을 모색하는 학술포럼, '라울 가르시아 감독과 함께하는 애니 특강', '11초 애니메이션영화제' 등도 진행됐다. 라울 가르시아 감독은 디즈니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 킹'의 캐릭터 애니메이터다.
개막작엔 '연의 편지'(감독 김용환)가 낙점됐다. 작품은 따돌림을 당하던 친구를 돕다 집단 괴롭힘을 당해 시골로 전학을 오게 된 소리가 자신과 같은 자리에 앉았던 호연의 편지를 발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소리 역으로 악동뮤지션(AKMU) 이수현이 참여했다.
페스티벌 마지막 날인 29일 직접 한국만화박물관과 부천아트센터를 방문해 행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살펴봤다. 먼저 한국만화박물관 1층엔 'Ani-마스터展' 'Ani-드림展'이 자리 잡고 있었다. 또 한쪽에는 핑크퐁' 상영되고 있어 어린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제2회 장편제작지원선정작인 '아홉산 숲: 기생혼'이 Ani-마스터展으로 개봉 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작품은 애니메이션만이 그려낼 수 있는 판타지적 공포와 잔혹함을 특유의 기법으로 시각화해 인간의 모성애와 사이비 무속을 절묘하게 연결해 비틀어 버림으로써 관객들을 이야기 속으로 몰입시켰다. 개막식 날에 제작진은 직접 제작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옆에 위치한 'Ani-드림展'에선 '핑크퐁과 호기 : 새친구 니니모' 컬러링 이벤트와 '사랑의 하츄핑'과 함께하는 포토존, VR을 기반으로 한 심리검사가 진행됐다. 페스티벌이다보니 단체 관람객도 눈에 띄었다. 애니메이션 고등학교에서 왔다는 남학생들은 신기하다는 듯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그러면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있어 흥미롭게 보고 있다. 곧 수상작 상영을 (다른 친구들과 함께) 보러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말에 진행된 OST 콘서트는 '너의 이름은' '스즈메의 문단속' '날씨의 아이' 등 신카이 마코토 대표 작품으로 구성한 환상적인 음악을 선사했다. 두 작품의 원화를 제작한 타카기 마호가 참석해 무대 인사와 소감을 전했다.
BIAF 2024를 방문한 A씨는 개막작인 '연의 편지'와 '한국 단편 B' 섹션을 관람했다고 전했다. 그는 "'연의 편지'는 BIAF 최초 개막작으로 선정된 한국 애니메이션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어 선택했다. 학교 폭력 등 어두운 소재를 썼지만 따뜻한 그림체와 흩어졌던 우정을 되살려주는 내용을 통해 위로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 단편 B' 섹션에 대해선 "한국 감독들의 다양한 표기 기법이 들어간 독특한 작품을 보고 싶었다. 저마다 눈에 띄는 특징과 특색이 들어 있어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가 밝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BIAF 2024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으로 'OST 콘서트'를 꼽으며 "영화제에서 클래식 공연을 함께 볼 거라 생각지도 못했는데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을 오케스트라의 훌륭한 연주와 함께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부천아트센터에선 'Glowing BIAF, Glowing Aurora:Prequel of Aurora 빛을 비추는 빛, 오로라의 이름은 새벽'이라는 전시회가 진행됐다. 이는 미디어 전시로 오로라를 느낄 수 있는 체험형 전시다. 끝나고 각자 느꼈던 소감을 그림으로 그릴 수 있는데 책상 곳곳에는 BIAF를 응원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5일 동안 시민들에게 애니메이션의 재미를 선사한 BIAF 2024는 10월 29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장편 대상에는 '달팽이 회고록'(감독 아담 엘리엇)이 이름을 올렸다. 심사위원장인 앤 마리 플레밍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섬세한 인간적 표현을 통해 삶의 트라우마를 어둡지만 따뜻한 유머와 어린아이 같은 경이로움으로 탐구한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장편 심사위원상은 '연의 편지'가 수상했다. 스나미 카즈키 심사위원은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유망한 신예 감독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 같았다. 감독의 향후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국제경쟁 단편 심사에선 '나는 이르핀에서 죽었다'(감독 아나스타샤 팔릴레예바)가 수상해 차기 아카데미 출품 자격을 얻었다. 플로라 안나 부다 심사위원은 "전쟁 중 신체적, 감정적 고통을 강렬한 목탄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표현한 뛰어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수상작도 눈에 띈다. '식사'(감독 박선영)가 단편 심사위원상을, '에스(S)'(감독 백현이 이채민 임자윤 조은아)가 특별상을, '민들레 아이'(감독 김주은)는 TV&커미션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그외 각 부문 수상 결과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끝>
<관련 기사>
[조금 특별한 '애니'①]영화·OTT로 보고, 콘서트로 OST 듣고
[조금 특별한 '애니'②]모든 순간이 마법, '디즈니 100년 특별전'
culture@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