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보기만 해도 풋풋하고 설레는 조합의 등장이다. '청설'로 만난 노윤서와 홍경은 싱그러운 첫사랑을 그리며 11월 극장가를 청량함과 설렘으로 물들일 준비를 마쳤다.
영화 '청설'(감독 조선호) 제작보고회가 11일 오전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조선호 감독과 배우 홍경 노윤서 김민주가 참석해 취재진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청설'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 분)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분) 그리고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 분)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을 담은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메가폰을 잡은 조선호 감독은 "리메이크는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다. 원작을 따라가도, 완전히 다르게 가도 다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고민이 많았는데 원작이 갖고 있는 순수한 사랑의 힘이 국내 관객들에게도 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원작의 순수함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녹여내려고 했다"고 작품의 방향성을 언급했다.
원작에서는 여름이가 동생이고 가을이가 언니지만, 한국판 '청설'에서는 여름이 언니고 가을이 동생으로 설정이 바뀌었다. 이에 조 감독은 "극 중 여름은 누군가를 위해서 꿈을 포기하고 희생하는 캐릭터"라며 "한국적인 시각에서 한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무조건적으로 사랑을 준다면 그게 언니인 게 더 설득력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홍경은 대학 졸업 후 꿈을 찾고 있는 인물로 어쩔 수 없이 시작한 도시락 배달 아르바이트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름에게 첫눈에 반하는 용준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그는 "누구에게나 첫사랑의 추억이 있고 대본을 읽으면서 용준에게 여름이가 첫사랑이라는 것이 잘 느껴졌다"며 "첫사랑을 그려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고 생각했다"고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홍경이 '청설'에 끌린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노윤서였다. 그는 "저보다 노윤서 배우가 먼저 캐스팅됐는데 윤서가 참여한다는 걸 알고 읽으니까 더 다채로워졌고 많은 것이 보이면서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며 "파트너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윤서가 한다는 걸 듣고 책에 대한 믿음과 출연 의지가 커졌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진행된 제작보고회 내내 서로를 향해 두터운 신뢰를 내비친 홍경과 노윤서는 "저희의 호흡은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동시에 외쳐 훈훈함을 안겼다.
노윤서는 수영선수인 동생 가을을 서포트하며 생계까지 책임지는 생활력 넘치는 'K-장녀' 여름으로 분한다. 그동안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일타 스캔들',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 등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던 그는 '청설'로 스크린에 데뷔해 활동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대본을 받았던 때를 회상한 노윤서는 "용준이가 여름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예뻤고 여름과 가을의 자매 이야기도 제 마음을 움직였다"며 "청량하고 신선하고 설레는 걸 해보고 싶었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그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설렘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며 "원작을 보면서 대만 특유의 감성을 어떻게 한국적으로 잘 살릴 수 있을까를 걱정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저희만의 감성이 더 산 것 같다"고 자신했다.
김민주는 꿈을 좇아 달리는 열정 넘치는 가을을 연기한다. 극 중 가을은 물속에서만큼은 그 누구보다 자유로움을 느끼는 청각장애인 수영 선수로 비장애인과 시합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인물이다. 김민주는 "본인들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찾아가는 게 좋았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따뜻해지는 기분을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원래 물과 친하지 않았지만 이번 작품을 위해 수영을 배운 김민주다. 그는 "물에서 편하게 숨 쉬는 것부터 물에 빠져도 죽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지만 그 이후에는 꾸준히 연습하면서 실력이 늘었다. 그러니까 자신감도 붙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배우들은 '청설' 촬영에 돌입하기 전 3개월 동안 수어를 배웠다. 홍경은 "늘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 하는 편이라서 겁 없이 하지만 책임감을 갖고 임했다. 충분한 시간을 주셔서 성실하게 배울 수 있었다"며 "우리는 말하면서 시선을 맞추지 않는 순간들이 존재하는데 이번에 수어를 배우면서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기 위해서 눈을 떼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귀와 마음을 열고 상대를 들여다보는 걸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끝으로 조 감독은 "가을과 겨울이 오면 여름이 그리워지는 것처럼 '청설'이 관객들에게 그런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홍경은 "원작이 맑고 통통 튀는 이야기였다면 저희는 맑음과 순수한 사랑도 있지만 개개인의 삶과 관계성도 담아냈다. 통통 튀는 맑음과 함께 섬세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으니까 세대를 불문하고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관람을 독려했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부문에 공식 초청된 '청설'은 11월 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