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대의 자기 객관화 '초조·불안하기 싫어서'[TF인터뷰]


'손해 보기 싫어서' 김지욱 役으로 활약
'존경·우상' 신민아와 호흡

배우 김영대가 <더팩트>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손해 보기 싫어서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우터코리아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자기 객관화가 굉장히 잘 돼 있다는 인상을 받은 배우다. 김영대는 본인의 고착화 된 이미지도 부족한 지점도 인지하고 있었다.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야 하는 이유와 방향성도 확실하게 짚는 김영대였다. 그의 다작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배우 김영대는 최근 서울 강남구의 아우터코리아 사옥에서 <더팩트>와 만나 tvNX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손해 보기 싫어서'(극본 김혜영, 연출 김정식)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김지역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손해 보기 싫어서'는 손해 보기 싫어서 결혼식을 올린 여자 손해영(신민아 분)과 피해 주기 싫어서 신랑이 된 남자 김지욱(김영대 분)의 손익 제로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총 12부작으로 지난 1일 종영했다.

김영대는 "지난해 이맘때부터 촬영을 시작해 올해 2~3월까지 찍었던 작품이다. 공개까지도 약간의 텀이 있었다. 그렇게 거의 1년 정도를 지욱이와 작품을 안고 살았던 터라 지난주 방송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는 생각을 하니 일단 굉장히 아쉽다. 방송이 너무 빨리 끝난 게 아닌가 싶다. 많이 그리울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출연 과정을 묻자 무려 세 포인트로 나눠 구체적으로 설명한 김영대다. 그는 "먼저 가장 크게 작용한 건 신민아 선배님과 함께한다는 점"이라며 "어렸을 때부터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광팬일 정도로 좋아했다. 그때 처음으로 선배님을 보고 팬이 됐는데 현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기대가 되고 설렜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는 감독님이다. 감독님 전작 '술꾼도시의 여자들'도 너무 재밌게 봤다. 이처럼 통통 튈 것 같은 작품지 않을까 싶었다. 마지막은 현실적으로 공감이 가는 대본이었다. 실제로 내가 처음 알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있었으며 여러모로 많이 배운 대본이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영대가 tvN 손해 보기 싫어서에서 김지욱 역을 맡아 열연을 선보였다. /tvN

김영대가 연기한 김지욱은 시민 경찰이자 동네 의인으로 불리는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생이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외면하지 못하는 성격에 훌륭한 일머리와 성실함까지 지녔다. 그런 그가 유독 상극인 손님 손해영에게 말도 안 되는 프러포즈를 받고 결혼식만 함께 올릴 신랑 아르바이트를 수락하며 인생의 새로운 국면을 마주했다.

앞서 왕, 연예인 등을 연기했던 김영대로서는 다소 평범한 캐릭터를 만난 셈이었다. 이에 김영대는 "세트장에 갔는데 처음으로 내 집이 단칸방이더라. 그때 실감이 났다"고 솔직한 소감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꽃미모면 팔자가 사납다'는 김지욱의 모토에 따라 극 초반 김영대는 가발과 안경 등으로 외모를 가리고 다닌다. 다만 덥수룩한 스타일이 오히려 눈에 띄었다. 김영대는 "평범함을 기대하고 분장을 했는데 오히려 이런 사람이 드물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에는 걱정도 많았다. 가발과 안경을 쓴 내 모습이 너무 어색했다"며 "하지만 촬영하면서 점점 지욱이가 되는 기분이었다"고 돌이켰다.

그토록 만나고 싶었고 어렸을 때부터 팬이자 우상이었다고 밝힌 신민아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김영대는 "일단 감회가 남달랐다. 내가 진짜 선배님과 연기를 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띠동갑이라는 점에서 어렵기도 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어색하지 않게끔 선배님이 많은 배려를 해줬다. 의견도 많이 내시고 반대로 내 의견을 많이 들어주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거리감이 많이 줄어들었다. 신민아 선배님 덕분에 해영과 지욱의 '케미'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물론 처음에는 너무 좋아하는 선배인 만큼 함께한다는 점에서 부담도 컸죠. 지욱이처럼 피해를 주는 게 싫었어요. 다행히도 이런 지점이 좋은 자극이 돼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어요. 부담이 너무 크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어요. 현장에 나가기 전에는 오히려 항상 설렘이 있었죠. 돌이켜 보면 정말 귀중한 시간이었고 값비싼 경험이었습니다."

배우 김영대가 tvN 손해 보기 싫어서를 통해 배우 신민아와 호흡을 맞췄다. /tvN

김영대는 이번 작품을 촬영하며 현실적인 부분에서 많은 공감이 됐단다. 반면 처음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도 있었다. 바로 '가짜 결혼'이었다. 그는 "아직까지는 결혼이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기 때문에 이상적인 로망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가짜 결혼'에 대해 반감이 있었다"며 "한평생을 보낼 동반자를 찾아 영원히 함께하자는 낭만적인 약속을 하는 것이 결혼 아닌가. 이를 가짜이자 거짓으로 한다는 게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해영이의 서사와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니 극에서 '가짜 결혼'을 내세워야 했던 이유가 이해됐다. 김영대는 "해영이가 왜 그렇게 결혼을 하고 싶은지 설명이 되고 이유가 나타나니까 한 사회인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선택이겠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두 사람이 헤어진 뒤 다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이 등장하니 완벽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두 사람의 관계가 확실히 되기 위해서는 '가짜 결혼'이라는 관계성을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처음 시작이 '가짜'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감정이 있을 테고 누구 하나 선뜻 정의 내리지 못하죠. 이러한 관계성에 종지부를 찍어주는 게 이별인 것 같았어요. 이별을 통해 가짜 결혼을 정리하고 다시 새롭게 만난다는 점에서 좋았어요."

배우 김영대가 지난 시간을 돌이키며 30대를 앞두고 있는 소회를 전했다. /아우터코리아

2019년 '어쩌다 발견 하루'로 존재감을 알린 후 '펜트하우스' '여신강림' '별똥별' '금혼령' '낮에 뜨는 달' '완벽한 가족'에 이어 이번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그야말로 '열일' 중인 김영대다.

이처럼 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불안함과 초조함이었다. 김영대는 "솔직하게 말하면 나도 항상 불안하고 초조하고 답답하다.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대하는지는 사람마다 다 다른 것 같다. 나는 모든 것을 멈추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점검하기에는 시간이 날 기다려주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뭐가 됐든 다 배우고 경험해 보자는 마음이었다. 이러한 경험이 내 자산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고 밝혔다.

치열하게 달렸던 20대를 떠나 이제는 서른 살을 앞두고 있는 김영대에게 지난 시간의 소회도 물었다. 이에 그는 "후회는 없는 것 같다. 지난 시간 덕분에 분명하게 배운 것들이 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몰라도 일단 하면 배우고 쌓이는 것 같다.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의도적으로 지난 시간을 보내왔다면 오히려 더 어색하고 부합하지 않았을 상황도 있었을 터다. 배움이었는지 몰랐던 경험 등도 많이 쌓였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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