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란' 너 내 동무가 돼라[TF리뷰]


강동원·박정민의 '브로맨스 케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11일 오후 4시 공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전,란이 11일 오후 4시에 공개된다. /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내가 아직 네 동무니?" 작품 속에서 강동원과 박정민이 서로에게 묻고 되묻는 질문이다. 두 사람의 브로맨스를 보여주는 질문에 대신 답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신한다. '밥 친구'가 필요하거나 여가 시간을 함께 보낼 동료가 필요할 때 '전,란'은 그 자리를 채우기에 충분하다.

1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전,란'(감독 김상만)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에서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 분)와 그의 몸종이자 죽마고우 천영(강동원 분)이 선조(차승원 분)의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상만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박찬욱 감독이 각본과 제작에 참여하며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을 비롯해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 이민재까지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작품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선정됐다. 극장 상영 영화가 아닌 OTT 작품이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건 '전,란'이 처음이다. '최초 OTT 개막작'이라는 수식어가 갖는 의미는 남달랐다. 그만큼 비판과 우려의 시선도 뒤따랐다. 영화계가 계속해서 침체하고 있는 가운데 독립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는 영화제이자 영화인들의 축제라는 취지와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박도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이와 관련해 "OTT나 영화를 떠나서 작품을 봤을 때 꼭 보여드리고 싶은 작품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전,란'은 개인적으로도 재밌었고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며 "그동안의 개막작 선정 기준으로 봤을 때도 완성도가 높은 영화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개막작 시사를 통해 '전,란'을 미리 본 기자 역시 이에 공감했다.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 크게 부족함이 없을뿐더러 작품이 지닌 메시지와 서사,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가 약 2시간을 풍성하게 채웠다.

배우 강동원과 박정민이 넷플릭스 영화 전,란을 통해 애증의 브로맨스 케미를 보여줄 예정이다. /넷플릭스

작품은 임진왜란 전, 후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이에 시작부터 정여립의 모반 사건을 내세우는데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건 당시 정여립이 주장한 '대동사상'이다. 모든 사람이 함께 더불어 평등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대동 사상의 의미는 마지막까지 계속해서 연결되며 작품이 전체적으로 다루고 있는 메시지와 크게 맞닿아 있다.

초반 등장하는 인물과 당시 시대적 상황을 소개하는 방식도 색달랐다. 판소리를 통한 경쾌하면서도 해학적인 표현과 빠져드는 것만 같은 카메라 워킹은 초반 몰입도를 확실하게 높인다. 또한 작품은 '전' '쟁' '반' '란'으로 소제목을 나눠 내용을 전개해 각 장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 작품의 제목 '전,란'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지 호기심을 자극하며 계속해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역사적 사료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도 흥미를 자극한다. 앞서 김상만 감독은 배경만 실존인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허구라고 밝혔다.

그러나 천영의 서사에서 등장하는 '일천즉천(부모 가운데 한쪽이 천민이면 자식도 천민이 된다는 뜻)', 본래 양인인 부모였지만 그가 태아로 있을 때 어머니가 노비가 됐기 때문에 자식 역시 노비로 봐야 한다는 판결, 백정이 의병이 된 내용, 전쟁이 터지자 주인인 양반을 죽이고 노비 문서를 불태우고 도망치는 노비 등 실제 사료를 기반으로 한 설정들이 등장한다.

이는 제작진이 조선 신분사회에서의 통념과 당시 시대적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얼마나 탐구하고 담아냈는지를 방증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전,란이 서사와 연기 연출까지 완벽한 삼합을 보여줬다. /넷플릭스

배우들의 연기도 강렬하다. 강동원은 극 중 종려의 몸종이자 죽마고우이며 신분은 천하지만 최고의 검술 실력을 가진 천영 역을 맡았다. 박정민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이자 무과 급제 후 선조의 호위를 맡게 되는 종려 역으로 분했다.

강동원과 박정민은 애증에서 싹트는 우정을 각자의 감정선으로 처절하게 그려냈다. 특히 두 사람이 아역 때부터 대련하며 성인으로 바뀌는 모습의 연출 장면 등은 이들의 앞날을 예고하면서도 이들의 좋았던 날들을 보여주며 더욱 울컥하게 만든다.

이들 외에도 선조로 분한 차승원, 백성의 입장을 대변하는 의병 범동 역의 김신록, 양반 출신의 의병장 김자령 역의 진선규, 일본의 잔혹한 선봉장 겐신 역의 정성일이 무게감을 더했다. 특히 차승원이 해석한 선조는 조선시대 역사의 민낯을 거리낌 없이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다. 정성일은 특유의 목소리 톤을 살려 마지막까지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액션도 '전,란'의 묘미 중 하나다. 천영은 조선의 수직적인 검술, 이종려는 서양의 기술을 가미한 가로형 검술, 겐신은 일본 특유의 절도 있는 검술을 각각 활용하며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마지막에 등장하는 세 사람의 대립 장면은 하이라이트다. 해변에서 벌어지는 1:1:1 대결은 해무를 적절하게 활용하며 한 편의 예술을 보는 듯한 액션신을 완성했다.

'전,란'은 11일 오후 4시 전 세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청소년관람불가이며 러닝타임 126분이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